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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동백공원

타이밍은 중요하다. 일정이 꼬여 숙소에 일찍 왔고, 저녁까지 시간이 남아 산책겸 해운대 해변을 걷다가 동백공원에 왔다. 12월에 동백을 볼수 있을까 했는데, 결론은 봤다. 그리고 뜻하지 않던 멋진 일몰까지 2019년의 마지막 날은 동백꽃과 가는해다.

 

부산 겨울바다는 따뜻해

산책을 나오기 전에 검색을 하니, 동백공원에 동백꽃이 폈다고 한다. 숙소에서 공원까지 그리 멀지도 않으니,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겨울바다이니 추울까 두툼하게 옷을 입었는데 날씨가 겁나게 따숩다. 봄날같은 겨울, 파도는 시원한 사운드로 유혹을 하지만 시간이 없다. 왜냐하면 일몰은 타이밍 싸움이니깐.

 

일몰도 중요하지만 동백꽃부터

올 3월 여수 오동도에서 동백꽃을 제대로 못봤기에 인연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동백꽃을 만났다. 3월이 아닌 12월, 여수가 아닌 부산이다. 혹시 조화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탐스럽게 폈다. 

 

빨간 동백
하얀 동백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동백의 꽃말이다. 동백은 다른 꽃들이 다지고 난 추운 계절에 홀로 피기에, 사랑을 듬뿍 받을 수 밖에 없다. 붉게 물든 동백, 너 참 아름답다.

 

만개한 동백과 준비중인 동백

동백꽃이 붉은색인 이유는 생명연장과 연관이 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에, 꽃가루를 퍼뜨려줄 곤충과 새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동백은 나비나 벌이 활동하지 못하는 한겨울에 꽃을 피운다. 달콤한 향기로 유혹할 대상은 없기에, 대신 강한 색으로 동박새를 유혹한다. 

 

동백은 슬픈 아름다움

도깨비에게 슬픈 사랑이 있다면, 동백은 슬픈 아름다움이다. 강한 붉은 꽃은 마치 피빛같다. 붉은 장미와 달리 동백은 제주 4,3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동백공원 산책로 주변으로 동백꽃이 길가를 따라 쭉 이어져 있다. 공원을 거닐며 동백이와 더 놀고 싶었지만, 나무 틈사이로 얼핏얼핏 비추는 강렬한 붉은 햇살을 거부할 수 없다. 

 

서둘러 광안대교가 보이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부산에서 일몰이라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지금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2019년 12월 31일 해는 아니지만, 포스팅 날짜로 따지면 가는해다.

 

망부석이라도 된 듯, 일몰이 끝날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올해 일몰을 제대로 본 적이 없기도 했고, 마법에라도 걸렸는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서히
서서히
아래로
아래로
더디듯 빠르게 
햇님은 퇴근 중
동그라미는
조금씩
형태가 변하며
안녕을 고한다.

서서히 서서히 아래로 가는해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고, 마지막 그 순간을 함께 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태양은 뜨고 진다. 하지만 2019년 12월 23일 일몰은 다르다. 왜냐하면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일정이 꼬여서 짜증이 났지만, 이 모든게 동백과 일몰을 보기위한 신의 장난이라면... 하나를 버리고 둘을 얻었으니, 꽤 멋진 장난이 아닌가 싶다. 

 

2019년의 마지막 날, 어제처럼 늘 그래왔듯 평범한 일상을 보낼 것이다. 2019년 12월 31일과 2020년 1월 1일 날짜가 주는 묵직함이 있지만, 그저 화요일과 수요일이다. 29에서 30이 될때는 세상이 끝나기라도 한 듯 무지 힘들었는데 이제는 무덤덤하다. 그래도 +1은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 

 

까칠양파 잡화점을 놀러온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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