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라스테이 해운대
4성급 호텔이건만 고작 잠만 잤다. 같은 층에 피트니스 센터가 있고, 루프탑에서 멋진 밤을 보낼 수도 있는데 일몰에 빛축제를 보느라 다 못했다. 그래도 보송보송한 침대에서 잘 잤고, 조식도 맛나게 먹었다. 신라스테이 해운대다.
로비인 듯, 카페인 듯, 역시 호텔답게 시설이 좋다. 커다란 창문 밖으로 해운대 바다가 보이고, 밤이 찾아오니 크리스마스 트리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함께 온 일행들이 있지만, 저녁 먹을때까지는 개인 시간이다. 짐을 후다닥 방에 던져놓고 동백꽃을 보러 가야한다. 고로 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다.
오션뷰를 기대했건만 커튼을 젖히니 온통 건물뿐이다. 뭐 그래도 호텔 밖으로 나가면 바로 바다가 보이니 괜찮다. 만약 오션뷰였다면, 다음날 일출 본다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을 듯 싶다.
침대 옆에 있는 벽을 밀면 옆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특이한 건, 벽을 밀어서 왼쪽 사진 속 열려있는 공간을 닫게 되면, 벽으로 가려져있던 욕실이 짠하고 나타난다. 룸메이트가 가족이라면 모를까? 욕실이 훤히 보이는데 문을 이동시킬 수 없다. 고로 문이 열리는 것만을 확인하고는 처음에 봤던 그대로 뒀다. 리모콘 아래 채널표가 있어도, 어디서 뭐하는지 한번은 꼭 리모콘으로 전체 채널을 확인한다.
원두 커피와 차가 있지만, 비닐포장이 되어 있는 종이컵이라서 마시지 않았다. 대신 물만 마셨다. 냉장고에는 딸랑 물만 넣었고, 그 아래에는금고가 있다고 룸메가 알려줬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이벤트를 한 거 같다. 룸당 테디베어를 하나씩 줬기 때문이다. 만약 펭수였다면 무조건 내꺼였을텐데, 곰이라서 룸메이트에게 양보했다. 펭수랑은 동년배이지만, 곰인형과 놀 나이는 지났다. 호텔이 좋은 점은 늘 새거 같은 보송보송한 침구때문이다. 각 잡힌 침대를 막 헤집고 들어가, 베개 높이를 맞추고 이불 밖으로는 얼굴만 보이도록 하고 나머지는 이불과 하나가 된다. 실내온도는 26도로 맞추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상태로 잠이 든다. 이런 환경에서 이른 아침에 일출을 보러 밖으로 나간다? 룸메의 심한 잠버릇이 아니었다면 일출을 커녕 조식도 놓치고 잠만 잤을 거다.
신라스테이 해운대 어메니티는 아베다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바디로션이 있고, 칫솔, 빗, 화장솜, 머리비닐, 면봉 등이 박스 안에 있다. 목욕가운에 타월까지 4성급답게 말끔, 깔끔했다. 혹시나 싶어 클렌징에 세안, 바디 그리고 타월까지 준비해 갔는데 괜한 짓을 했다. 여행때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짐을 넘 많이 챙긴다.
쌀국수를 먹기 위해서는 줄을 서서 기다린다. 원하는 재료를 직접 담을 수 있고, 즉석에서 바로 만들어 주니 인기가 없을 수 없다. 조식은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로 7시 30분 전에 오면 한산하게 먹을 수 있다는데, 8시가 넘어서 갔다. 그러다보니 음식이 있는 곳에서 가장 먼 테이블에 앉아야 했고, 밥 한번 먹기 위해서는 머나먼 여정(?)을 떠나야 했다.
해장이 필요했기에 쌀국수가 메인이다. 나머지는 반찬일 뿐이다. 즉석에서 만드는 쌀국수임에도 오호~ 완전 해장각이다. 국물을 먹는 순간, 찌리릿 속이 풀린다. 고수는 쌀국수가 만들어진 후에 넣었더니, 향이 살아있다.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할지 고민했는데, 쌀국수는 최선이자 최고다.
한번으로 끝내기에는 차려진 음식이 너무 많다. 속을 달랬으니 배를 채울까 하다가 디저트로 확 돌아섰다. 맛난 점심을 먹기위해서는 아침은 적당히 먹어야하기 때문이다. 아까 쌀국수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남성분이 주방장에게 계란후라이를 요청한다. 쌀국수만 되는 줄 알았는데, 계란후라이에 오믈렛도 된다. 몰랐다면 그냥 지나쳤을테지만 아니깐, 계란후라이에 과일샐러드 그리고 블루베리 요거트에 생크림 잔뜩 와플을 가져왔다. 다 좋았는데, 와플은 겁나 달다. 햄에 계란후라이 그리고 샐러드를 넣어 토스트를 만들어 먹을까 했지만, 넘 귀찮아서 플레인 요거트로 마무리를 했다. 1박이 아니라 2박을 했다면, 호캉스를 제대로 즐겼을텐데 하룻밤은 늘 아쉽다. 그래도 나름 잘 자고, 잘 먹고, 잘 지냈다. 사실 호텔보다는 호텔 밖에서 더 잘 보냈다.
▣ 신라스테이 해운대 주변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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