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일출
2020년 새해가 밝았다. 20이 두번이니, 묻고 더블로 가? 어제 가는해를 했으니, 오늘은 오는해다. 1월 1일이 아니고 12월 24일에 찍은 사진임을 밝혀두고, 부산 해운대에서 만난 일출이다.
일출시간 7시 30분, 숙소(신라스테이 해운대)가 해운대 근처라 7시에 일어나자마자 카메라를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일몰은 저기 보이는 웨스턴 조0호텔 너머 동백공원에서 맞이했다. 그렇다면 저쪽은 서쪽, 해는 동쪽에서 뜨니 일출은 여기가 아니다.
붉은 기운이 스멀스멀 보이는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이쪽이 동쪽인 듯 싶다. 엘0티를 계속 봐야하는 건 속상하지만 해 뜨는 위치를 바꿀 수가 없으니 참아야 한다. 부산이 봄날같다고 해도 아침 겨울바다는 춥다.
일출까지 15분 남았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일몰은 4~5번 본 거 같은데, 일출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무지 오래됐다는) 정동진에서 보고는 처음이다. 어제 일몰도 그랬지만, 일출 역시 계획에 없었다. 허나 운이 좋아서 가는해 봤으니, 오는해를 보고 싶어졌다. 잠버릇 고약한 룸메이트땜에 잠을 설치다보니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났다. 무지 피곤했지만 이왕 일어났는데 이불 안에서 보내기 싫었다. 게다가 오션뷰가 아닌지라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1월 1일이라면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겁나 많았겠지만, 이날은 12월 24일이다. 사람 없는 해운대 해변을 걷는 것도 처음, 이 시간에 일어나 일출을 기다리는 것도 처음이다. 추위에 떨고 있지만, 온전한 일출을 보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일출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구름이 사라지지 않는다. 바람은 부는데, 구름을 몰고 갈 정도로 힘은 세지 않은 거 같다.
앞으로 2분 남았다. 일출이 시작될 거 같은 느낌적은 느낌은 오는데, 문제는 구름이다. 어제 만난 일몰처럼 일출도 그러하길 바랬는데 아무래도 욕심이 넘 과한 듯 싶다.
일출시간 7시 30분이 훨씬 지났으니, 아무래도 해가 뜬 거 같다. 붉은 긴 구름 아래 짙은 구름 사이로 강한 빛을 내뿜고 있는 조그만한 붉은 점이 아마도 태양인 듯 싶다.
어제 우연히 만난 일몰처럼 일출을 만났더라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까? 기대를 하지 말고 나왔어야 했는데, 그저 더 춥게만 느껴진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부산 해운대 일출은 실패닷.
조그마한 붉은 점이었는데 이제는 확연하게 보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모습은 담지 못했지만, 바다에 긴 여운을 남기며 태양은 그렇게 위로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여분 동안을 오로지 해만 바라보다 이제야 전체를 바라본다. 구름으로 인해 원하던 모습은 담아내지 못했으나, 일출을 보겠다는 나의 집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따뜻한 이불 안을 박차고 나왔으니깐. 이른 아침 한적한 해운대 해변을 걷고, 오고 감을 반복하지만 늘 다른 모습인 파도를 봤고, 그 소리를 듣고 그리고 일출을 맞이했다. 혼자서 맞이한 부산 해운대 일출 나름 로맨틱 성공적이다.
2020년 1월 1일 일출은 직관이 아니라 영상으로 볼 듯 싶다. 아니 확실하다. 아마도 따뜻한 이불 안에서 이러고 있을 거다. "미리 해맞이를 했으니 됐어. 이불 밖은 무섭고 추워." 개인적으로 2라는 숫자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블로그 주소도 02. 2가 두번이나 반복되는 2020년이니, 올해는 그냥 첫날부터 기분이 좋다. 아직은 막연하지만 웬지 좋은 일들이 가득할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도 든다. 고로 2020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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