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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

가을 단풍 끝판왕이 나타났다. 흥선대원군이 석파정을 갖기 위해 계략을 펼친 이유를 이제는 알겠다. 여름에 갔을때는 그저 좋구나 했는데, 석파정의 백미는 단연코 가을이다. 첩첩산중이 아니라 첩첩단풍이다. 걷는내내 감탄사 연발은 기본, 황홀한 풍경에 꺄~ 소리까지 질렀다. 매년 가을 단풍 시즌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석파정으로 간다.

 

부암동에 있는 석파정 서울미술관

건물은 미술관으로, 옥상으로 올라가면 왕의 별서인 석파정이 나온다. 푸르름이 가득했던 여름과 달리 가을 느낌이 물씬 난다. 석파정은 서울특별시유형문화재이지만 개인소유라 입장료가 1,000~3,000원하는 고궁에 비해 5,000원으로 비싸다. 그리고 미술관 옆 동물원이 아니라 미술관 옆 중국 단체 관광객이 많은 찾는 화장품 면세점이 있다. 그래서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석파정 서울미술관 입구는 늘 번잡하다.

미술관과 함께 관람을 하면 11,000원인데 이번에는 석파정만 볼 예정이다. 보통의 거짓말이라는 미술전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기도 했고 그닥 끌리지 않아 자연이 그린 작품(석파정)만 만나고 왔다. 

 

1층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3층으로 올라간다. 연결된 통로를 따라 작은 계단을 올라가 유리로 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깊숙한 산 속으로 공간이동을 한듯, 앞에 펼쳐진 풍경에 헉~ 숨이 막혀온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보고 있는데도 믿을 수가 없다.

 

사랑채 앞에 있는 커다란 감나무 한그릇. 잘 익었다고 따고 싶다는 사람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하지만 누구하나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없다. 꽃이든, 열매든 제발 눈으로만 보세요. 

 

여기는 석파정이라기 보다는 미술관 옥상정원이다. 저 동그라미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던데, 혼자 왔으니 인물이 아닌 풍경사진으로 담는다. 

작품명- ECO FLOW

바람에 따라 은빛 억색는 그저 바쁘게 춤을 춘다. 그 너머로 보이는 꽃보다 아름다운 나뭇잎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 11월이 되면서 가을바람은 시원에서 서늘로 바뀐다. 동네 꼬마녀셕들은 연을 날리느라 추운 줄도 모르는 거처럼, 멋진 풍경에 빠져 연신 사진을 찍느라 추운 줄도 몰랐다.

 

고종이 기거했다는 별채가 시진 속 왼쪽에 있다. 석파정에서 가장 높은 곳이니 멋들어진 가을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올라가야 간다. 아침에 하늘이 흐려서 걱정했는데, 구름이 조금 많을뿐 파란하늘이다. 

 

가까이서 보니 욕심이 날 거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감을 좋아하지 않기에 별다른 욕심 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사람이 먹지 않는다면 까치밥일텐데, 석파정에 사는 까치는 때깔부터 다르겠다.

 

석파정은 조선 철종때 영의정을 지낸 김홍근의 별서였지만, 석파정의 풍경에 마음을 뺴앗긴 흥선대원군은 이곳을 자신의 별장으로 만들기 위해 작전을 세운다. 그는 고종에게 석파정으로 행차하기를 권했다. 별채는 고종이 기거한 곳이다. 김홍근은 임금이 머물렀던 곳을 감히 다시 쓸 수 없다고 해 가지 않게 됐다. 그리하여 석파정은 아주 자연스럽게~ 흥선대원군의 소유가 됐다고 한다. 

 

별채에서 바라본 석파정의 모습이다. 아마도 흥선대원군은 가을 석파정을 봤던 거 같다. 이렇게 멋진데 어찌 욕심을 안 낼 수가 있을까? 보고 있는데도 믿기지 않는 비현실적인 풍경이다. 

 

고종이 기거했다는 방 앞에서 바라본 풍경. 여름에는 그저 푸르기만 했던 나뭇잎이 가을이 왔다고 제각기 다른 색깔로 변신을 하다니, 자연의 놀라움과 거대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카메라로 담긴 했지만, 100% 다 담아내지 못했다. 사진보다는 실제로 보는게 백만배 더 멋지다. 

 

경복궁, 덕숭궁, 창덕궁, 창경궁 등 고궁의 가을을 따라올 무언가는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석파정을 몰랐을때 얘기다. 이제는 단연코 석파정이 으뜸이다. 작은 문을 통해 별채를 나와 석파정으로 간다. 

 

자연이 그린 작품, 비현실적인 색감이야~
천세송
몽환적인 풍경에 눈을 뜬채로 꿈을 꾸고 있는 거 같아!

며칠 더 늦게 왔더라면, 더 농후한 단풍을 만났을 듯 싶지만,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다. 보면 볼수록 흥선대원군을 이해할 거 같다. 탐이 난다. 탐이나~

 

보이시나요? 

석파정은 흐르는 물소리 속에 단풍을 바라보는 누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뜻대로 석파정은 여름보다는 가을이 정답이다. 우리 전통 건축양식과 청나라 건축양식이 조합된 정자라 그런지, 가을 석파정은 현실이 아니라 비현실 속 정자같다. 분명히 눈을 뜨고 걸으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거 같다. 

 

끝판왕 인정

창덕궁 후원 예약을 계속 못하고 있는데, 올해는 안가도 될 거 같다. 가을 단풍 끝판왕을 만났으니깐. 석파정은 그리 넓은 곳이 아닌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진을 찍은 후에도 한참을 서서 보고 또 보고 있는 중이다. 꿈이 아니라 현실임을 알기 위해서는 계속 보는 수밖에 없다.

 

진짜 레알 그라데이션

너럭바위(코끼리 바위)는 인왕산의 특징을 잘 드러내주는 수려한 자연석조물이다. 비범한 생김새와 영험한 기운으로 인해 소원을 이뤄주는 바위라고 해서 살짝 소원을 빌고 왔다. 

 

깊은 산 속 같지만, 물은 품은 길이다.

별서(별장)이니 넓지는 않다. 하지만 마치 깊은 산 속에 온 듯, 착각을 할만큼 첩첩산중이 아니 첩첩단풍이다. 따사로운 햇살조차 부드럽게 느껴진다. 여름에 왔을때는 싱그러운 푸르름이었는데, 가을에 오니 농후한 우아함이다. 

 

햇살로 인해 몽환적 우아함이 됐다.

나무를 심을때 미리 알았던 것일까? 가을이 오면, 너는 노랗게, 너는 빨갛게 물들어 갈 거라고. 나무를 심은 장본인이 누군인지 모르지만, 황홀할 정도로 멋진 풍경을 선물로 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싶다.

 

너, 참 예쁘다~

석파정은 11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이번이 두번째이지만, 늘 일등으로 들어와 아무도 없는 석파정을 온전히 나만의 소유로 즐긴다. 때론 단체로 온 관람객을 만나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만 상관없다. 그동안 카메라가 아닌 눈으로 즐기면 되니깐. 여기서도 서로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쁜 분들을 만났다. 이번에는 꽤 오래 거릴 거 같아,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인별그램을 했다. #바로지금이순간 

 

좀 전에 별채에서 바라봤는데, 이제는 별채를 보고 있다. 아니 멋들어진 단풍 속으로 별채가 들어왔다. 사기라 생각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캐릭터를 사기캐라고 한다. 석파정이 바로 그렇다.

 

단풍비가 내려와~
탐나는 곳 석파정

조.화.롭.다. 석파정을 내내 걸으며 든 생각이다. 인위적인 맛은 일절없고, 자연친화적이다. 멋진 나무가 있는 곳에 집을 지었는지, 집을 짓고 나무를 심었는지 알 수 없지만, 둘은 어긋나지 않고 매우 몹시 조화롭다.

 

늘 푸르른 천세송

석파정의 가을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겨울 석파정과 봄 석파정은 어떤 모습일까? 4계절을 담을 필요가 있는 곳이기에, 이제는 눈 소식을 기다려야겠다. 

 

2019년 가을은 이렇게 저물어 간다. 보내고 싶지 않은데, 잊지못할 선물을 줬으니 투정부리지 말고 기쁜 맘으로 보내줘야겠다. 그래도 아주 조금만 질척거리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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