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동리장
5월 오픈부터 9월까지 어쩌다보니 한달에 한번꼴로 리뷰를 하고 있다. 여름에는 시원한 초계물냉면이 나오더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뜨끈뜨끈한 애호박칼국수가 나왔다. 아니 먹을 수가 없다. 바쁜 점심시간이 지난 후,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동리장으로 향했다.
쭈그리고 앉아서 한판을 하고 싶지만, 레알 겜알못이기에 갈때마다 애처로이 바라만 본다. 가을이 왔다고 여름메뉴였던 초계물냉면은 사라지고 애호박칼국수가 등장했다. 물론 이집의 시그니처 애호박찌개와 애호박강된장덮밥은 계절에 상관없이 늘 있는 점심메뉴다. 들어가자마자 키오스크가 있으니, 주문부터 해야 한다. 애호박칼국수(7,500원)를 주문하고, 옛날소시지 추가를 해? 말어? 하다가 기본찬으로 나오다고 하기에 관뒀다.
점심 영업은 오후 2시까지다. 느즈막에 오니 아무도 없어, 사진 찍기 겁나 편하다. 혼밥하기 편한 바테이블이 있다면, 바쁜 점심시간에 가도 되지만, 동리장같은 곳은 일부러 늦게 간다. 저기 자개장으로 되어 있는 문은 화장실로 가는 문이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동리장 베스트 메뉴인 듯 싶다. 점심보다는 저녁용인 듯. 그나저나 황태양념구이가 생겼나 보다. 음... 끌린다 매우 몹시.
훼밀리? 패밀리? 주스 유리병. 어릴때, 보리차는 무조건 저 병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을 했었다. 왜냐하면 있어 보이니깐. 단종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유리병을 파는 곳이 있다. 추억의 유리병이니 하나 장만해볼까나. 근데 생각보다 무겁다는 건, 안 비밀이다.
옛날소시지 즉, 계란옷을 입은 분홍소시지는 점심메뉴 주문시 기본찬으로 나온다. 고로 추가 주문은 굳이 안해도 된다. 오이와 쌈장도 동일하게 나오는 거 같고, 깍두기는 칼국수라서 나온 거 같다.
부추탑을 무너뜨리니, 굵직한 애호박과 큼직한 돼지고기가 나왔다. 어라~ 이건 애호박찌개인데, 왜 칼국수라고 했을까? 주인공은 언제나 마지막에 나오는 법이다.
빠알간 국물 속에 칼국수(감자면)가 숨어 있다. 지난번에 애호박 술국을 먹었던 적이 있다. 그때 사리로 감자면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술국이 칼국수로 옷을 갈아 입은 듯 싶다. 즉, 점심에는 칼국수로, 저녁에는 술국으로~ 다른점이라면 칼국수에는 부추가 있고, 술국에는 청양고추가 들어있다.
기름 동동이지만, 칼칼함으로 인해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감자면 때문인지 짠맛도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국물 속에 애호박의 달달함이 녹아들어 단짠의 조화가 좋다. 물론 칼칼함도 있어 해장으로도 좋다.
100%는 아니겠지만, 감자면이라 그런지 밀가루의 텁텁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젓가락질이 힘든다. 파스타처럼 돌돌 말아서 먹어야 편한데, 면이 젓가락에서 스르륵 빠져나간다. 미끄덩 감자면이다.
분홍소시지가 있는데, 또 나왔다. 즉, 서비스다. 추가주문 안하길 잘했다. 하나에서 두개가 되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주스 유리병에 이어 점박이 녹색 그릇도 판매를 하던데, 살까?
애호박, 칼국수 그리고 돼지고기를 같이 먹는다. 비계가 없으니 골라낼 필요가 없다. 칼국수이긴 하나, 애호박 찌개나 술국과 같은 계열이다보니, 한잔 생각이 간절하다.
깍두기가 왜소해 보이는 건, 돼지고기 때문. 원래는 칼국수를 다 먹고 밥까지 말아서 야무지게 먹으려고 했으나, 고기만 골라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이 많다. 더구나 분홍소시지까지 더 먹는 바람에 밥은 포기했다. 기본(애호박찌개)이 좋으니, 변주(술국, 칼국수)도 좋다. 이번에는 고기에 비계가 없어서 더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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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이 들어가서
더욱 더 구수하고 맛난 칼국수일 것 같아요
먹음직스럽네요.. ^^
이곳은 왜 목욕탕여관표시를 해 놓았는지...ㅎㅎ
괜히 여친이랑 손잡고 들어가면 이상하게 보는 분들도 있지는 않을까...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왜 우리 동네에는 이런집이 없죠 ㅡ.ㅡ;;
와 비쥬얼도 너무 좋고 꼭 먹어보고싶어요 ㅠㅠ
벌써 칼국수가 생각나는 계절이 되었네요.
애호박 칼국수라면 더 좋고요.
가게 외관도, 또 컨셉도 너무 재밌는데요.ㅎ
분홍소세지~ 저도 가끔 생각나는 맛입니다.
하나 올려서 먹으면 완전 맛있겠네요.^^
오늘같이 하늘이 우울한날 칼국수가 생각이 나네요
그릇도 옛날 그릇인데 쟁반도 양은쟁반이네요..
도리장은 볼 때 마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드는 곳이에요
칼국수에 기름동동이라 느끼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이 양파님 입맛에 맞으셨나봐요~^^
아마도 가게가 역사가 깊을것 같습니다
훼미리쥬스병 이 있다는것은~
꽤 역사가 있는 식당일것같네요
잘 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보내세요~
이름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메뉴도 그렇고 모든게 다 독특한 곳이네요~^^
정말 먹고싶은 칼국수입니다~^^
한때 장터국수에 푹 빠진적이 있었는데,
여기는 적당하게 고기도 들어갔네요? 완전 좋습니다!
분위기가 독특해보여요! 음식들 하나같이 맛있어보입니다!! 잘보고갑니다^^
국물이 칼칼한걱 찬바람이 부는 요즘 아주 맛있을것 같아요ㅎ 마포에 가볼곳이 많네요ㅋㄷ
칼칼하니 맛있어 보입니다~
화장실 문이 뭔가 아방가르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