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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부동 서촌뜰애우곱창타운

좋아한다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안 먹는건 아니다. 작년 봄, 부드럽던 곱창 맛이 생각나 다시 찾았건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일까? 그때와 다름에 아쉽다. 하지만 염통 맛에 눈을 떴으니 수확이 없는 건 아니다. 체부동보다는 경복궁역 옆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에 있는 서촌뜰애우 곱창타운이다.

 

개인적으로 육고기는 무조건 살코기만을 좋아한다. 그걸 제외한 비계, 내장 등 모든 부위는 먼나라 이야기다. 그러나 기회가 오면 피하지 않는다. 먹다보면 적응이 되어 좋아질 수 있는 거니깐. 작년에 한번 왔고, 기분 좋게 먹었던 곳이라 만남의 장소가 여기라고 했을때 투덜대지 않았다.

 

2층도 있지만, 늘 1층에서 먹는다.

모듬에 양이 없는지 이번에 알았다. 당연히 양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대창을 양으로 착각했던 거 같다. 암튼 한우곱창모듬×2과 한우대창을 주문했다. 양이 없는지 미리 알았더라면, 특양구이를 추가 주문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양은 식감이 좋아 그나마 잘 먹기 때문이다.

 

우거지 된장국, 양파, 간장 그리고 깍두기

기본찬으로 간과 천엽이 나온다.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되는데, 아무리 도전정신이 투철해도 이건 자신이 없다. 고로 인자한 척, 다 드시라고 양보했다. 

 

주방에서 초벌구이를 한 후, 한우곱창 모듬이 나왔다. 우선 부추와 파, 버섯, 슬라이스 감자 그리고 커다란 양파가 눈길을 끈다. 왜냐하면 곱창 맛을 몰랐을때, 채소만 먹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곱창 정도는 먹을 줄 알지만, 나에게 있어 메인은 곱창이 아니라 채소다. 그나저나 촬영을 위해 다소곳이 기다려주는 지인들, 센스가 아주 굳이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가위질을 하기 위해 주인장이 옆에 있다는 건 안 비밀이다. 

 

먹기 좋게 가위질은 필수

곱창과 대창, 염통은 통으로 나왔기에, 주인장은 먹기 좋게 잘라준다. 그리고 곧이어 화끈한 불쇼를 보여준다. 생각보다 화력이 강하니, 살짝 물러나 있어야 한다. 사진은 줌으로 당겨서 담았다. 불쇼가 끝나면 바로 먹어도 된다. 불쇼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잡냄새를 잡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확실히 잡내는 없다. 보기 좋게, 먹기 좋게 잘 익었다. 이제부터 집중적으로 마구마구 공략을 해야 하는데, 주춤 모드다. 왜냐하면 편식 아닌 편식처럼 골라서 먹어야하기 때문이다.

 

곱창인데 곱이 없다.

대창 추가로 기름 덩어리가 지뢰밭처럼 깔려있지만, 그중에서 부드럽고 고소하게 먹었던 곱창을 골랐다. 그런데 곱도 없고, 예전만큼 부드럽지도 않다. 살짝 질긴 듯 싶어, 단독이 아니라 부추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부추의 향과 맛으로 인해 곱창 느낌은 거의 안난다. 

 

곱창의 배신으로 역시 채소만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오호라~ 염통이 이리도 좋았던가 싶다. 역시 잡내는 하나도 없고, 적당히 씹는 맛에 부드럽기까지 염통의 재발견 아니 그냥 발견이다. 꼬치구이를 먹을때 염통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일부러 찾아 먹을 거 같다.

 

대창을 양이라 착각했던 이유는 곱창처럼 동그란 모양이 아니라 넙데데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이집은 양에 지방이 좀 많구나 했는데, 대창이다. 기름 덩어리 대창은 피하고 싶었으나, 염통을 다 골라 먹고 난 후 구운 감자와 양파로 채우려고 하니 허전하다. 곱창을 먹을때처럼 부추의 도움을 받아 한점 먹었다. 물컹거리는 비계 느낌은 없지만, 입 안 가득 기름짐 대폭발이다. 

 

부추볶음밥을 먹기 위해 지금껏 달려왔는지 모른다.

테이블에서 볶아 주는게 아니라, 주방에서 다 조리된 볶음밥을 갖고온다. 볶음밥은 팬에 남아 있던 기름을 먹고, 누룽지가 되도록 넓게 펼쳐야 한다. 역시 밥이 최고다.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니, 이제야 행복하다. 더불어 부족했던 포만감도 서서히 채워지고 있다.

 

살짝 탄 듯 싶지만, 바삭한 누룽지로 변한 볶음밥은 절대 놓칠 수가 없다. 곱창을 먹은 거 같은데, 기억나는건 볶음밥이다. 그리고 이날 가장 많이 먹은 건, 부추와 양파다. 앞접시가 없어 양파 접시에 숟가락을 올려 사진을 찍다보니, 자연스럽게 생양파를 계속 먹었다. 특히 대창을 먹고 난 후에는 양파로 입가심을 했다. 곱창은 아쉬웠지만, 염통 맛을 알아버렸으니 꼬치구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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