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동 짬뽕지존 마포점
짬뽕을 먹을때는 옷에 국물이 튈까봐 늘 조심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김없이 흔적을 남긴다. 원인은 면때문이다. 고로 면이 아니라면 흔적없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선택한 수제비짬뽕,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으니 국물 튈 걱정이 없다. 염리동에 있는 짬뽕지존 마포점이다.
마포역보다는 공덕역이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대로변이 아니라, 안쪽에 들어와 있기에 초행이라면 지도앱의 도움을 받는게 좋다. 마포점이라고 나와 있으니 체인점이다. 지존이라서 지존이라고 했을까? 지존으로 가고 싶어서 지존이라고 했을까? 뭐가 됐든 자기애가 넘치는 곳인 거 같다. 혼밥이라서 바쁜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 갔다.
짬뽕 전문점답게 메뉴가 다양한데, '지옥'이란 단어에 시선이 꽂혔다. 얼마나 매우면 지옥이라고 표현을 했을까? 1~4단계가 있다는데, 맵부심도 없으면서 괜한 도전정신이 발동하려고 한다. '확~ 그냥 4단계를 주문할까?' 하지만 자신을 알기에, 단계를 줄이고 또 줄였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1단계는 신라면 수준이라고 한다. 얼큰한 맛이라고 나와 있는 짬뽕보다는 조금 더 맵다고 하기에, 1단계로 주문했다. 그리고 면이나 밥보다는 수제비가 끌렸다. 고로 "지옥 수제비짬뽕(9,900원) 1단계 주세요." 참, 사진을 안찍었을 뿐 짜장과 볶음밥도 있다.
생수에 단무지 그리고 종이컵까지 깔끔하고 위생적이라는 이미지가 팍팍 느껴진다. 하지만 단무지 용기와 물병, 종이컵은 한번 사용 후 쓰레기가 된다. 위생이냐? 친환경이냐? 그래서 다음부터는 이렇게 하기로 했다. 물대신 유리컵에 나오는 크림맥주를 마시고, 자차이가 있으니 단무지는 먹지 않는 걸로. 종이컵은 사진만 찍고는 다시 원래 위치에 돌려놨다. 더불어 앞치마도 1회용인 거 같은데 수제비짬뽕이라 국물이 튈 염려가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
1단계이지만 지옥이라고 하니, 매울까봐 맛보기 군만두(3,500원)를 함께 주문했다. 직접 만드는지 못 물어봤지만, 동네중국집에서 나오는 군만두는 아니다. 크기는 작지만, 매운맛을 진정시키는데 효과는 있다.
역시 메뉴판 사진을 믿으면 안된다. 사진과 실제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물이 많아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국물 안에 내용물을 그득할 걸로 예상해본다.
손으로 직접 떼서 끓인 수제비일까? 기다리는 동안 혹시나 했는데, 역시 아니다. 돌돌 말아진 형태의 수제비인데, 면과 달리 매우 쫄깃쫄깃하다. 면은 젓가락으로 올려 후루룩 먹지만, 수제비는 숟가락으로 떠서 꼭꼭 씹어 먹는다. 면치기의 아쉬움은 있지만, 수제비로 나름 특이하니 괜찮다.
먹기 전에 껍질을 제거할 필요없이, 홍밥, 가리비, 오징어 등 해산물과 약간의 돼지고기가 들어있다.
배추와 양파 그리고 목이버섯 등 채소도 많다. 1단계라고 하나 신라면 수준이라서 그닥 매운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자꾸만 땀이 나는 것일까? 입술이 따갑거나 목넘김이 불편하지 않는데, 몽글몽글 땀이 맺힌다.
짬뽕을 먹을때 식초를 넣으면 깊은맛이 난다고 해서 넣어봤다. 워낙 짬뽕 맛이 강하니 신맛은 나지 않았지만, 깊은맛까지는 잘 모르겠다. 뭐랄까? 국물이 좀 더 깔끔해졌다는 느낌적인 느낌.
수제비가 어느정도 있을때 밥을 말아준다. 수제비와 밥을 동시메 먹기 위해서다. 그릇 크기를 보고 짐작은 했지만, 양이 꽤 아니 무지 많다. 그나마 1단계이니깐 이렇게 밥까지 말아서 먹지만, 만약 2~4단계였다면 짬뽕은 벌써 포기하고 군만두와 맨밥만 먹었을 거 같다. 여전히 4단계의 맛이 궁금하긴 하나, 시도는 안할 거다.
아이스크림은 물론 커피, 아이스티, 핫초코까지 디저트가 잘 갖춰져 있다. 얼음이 들어있는 테이크아웃 컵이 있으니 시원한 커피로 입가심을 하면 좋은데, 텀블러를 챙겨오지 않았다. 고로 마시고는 싶으나, 꾹 참았다. 플라스틱 빨대에 이어 될 수 있는 한 일회용 용기는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제비짬뽕은 국물이 튀지 않아 편하게 먹었지만, 뭔가 허전하다. 옷에 흔적을 생기더라도 짬뽕은 역시 후루룩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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