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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천동 다케다야

급 부산에 댕겨(?)왔다. 업무차 갔고, 무박이었기에 볼거리는 생각도 못했다. 사실 태종대 수국을 보려고 했으나, 개화시기가 맞지 않아 접었다. 허나, 먹거리만은 포기할 수 없다. 밥을 사준다는 걸, 극구 부인하고 남천동으로 갔다. 왜냐하면 다케다야에서 자루우동을 먹어야 하니깐.  

 

1년 전, 부산에 갈때마다 무조건 가야지하고 다짐했던 곳이다. 우동은 국물이 아니라 면발임을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번 와봤다고, 근처에 오니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1층은 살짝 바뀐 거 같은데, 2층만은 그대로다.

 

오후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타임 / 지금은 안보는 스브스 생활의 달인

둥둥둥~ 묵직한 울림이 들린다. 자가제면을 하는 곳답게 우동면을 써는 소리다. 소리만으로도 기대감 폭발이다. 들어오자마자 커다란 벽이 있기에 뭔가 했더니, 바테이블이다. 혼밥러를 위한 곳인 듯 싶은데, 혼밥만렙 보유자이니 당당하게 4인 테이블에 앉았다. 경건(?)한 맘으로 우동을 맞이해냐 하니, 손을 씻으러 화장실로 직행. 사누키 우동은 씹었을때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은 자랑한단다. 생면을 구입하면 쯔유까지 준다지만, 집에서 먹으면 그맛이 나지 않을 거 같다. 늘 살까말까 망설이는데, 결과는 먹고만 간다.

 

메뉴가 많아도 무조건 자루우동(6,000원)

작년에는 정식으로 주문을 했다. 자루우동에 튀김, 샐러드 그리고 불고기덮밥이 같이 나왔는데, 우동을 제외하고는 그닥 매력적이기 않았었다. 그리고 여행이라 할 수 없는 짧은 부산 방문이기에, 여기서 배를 채울 수 없다. 집중보다는 다양성을 위해 단품으로 우동만 주문했다.

 

간무, 와사비, 실파, 깨를 쯔유에 넣고 잘 섞어주면 된다. 

우동 면발의 정석을 보여주는 거 같다. 양이 적어보일 수 있지만,  두툼한 면발인지라 먹다보면 포만감이 든다. 많고 많은 부산 먹거리 중 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어서 좋다. 

 

한가락이 이정도

먹는방법은 간단하다. 우동 한가락을 젓가락으로 잘 집은 후, 쯔유에 살짝 또는 푹 담그면 된다. 워낙 두툼한 면발이라서 한 젓가락에 한가락이 딱 좋다. 

자루우동을 먹을때 나만의 의식이 있는데, 이번에는 못했다. 쯔유를 더하기 전에, 면만 먹었어야 하는데 극심한 배고픔에 정신이 나갔었나 보다. 면 자체에 약하지만 어느정도 간이 되어 있어, 밀가루 풋내같은 건 절대 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암튼 쫄깃한 면발은 기본, 굵은 면발로 인해 후루룩보다는 저작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면 음식을 먹을때, 씹어서 삼키는 거 보다는 후루룩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다케다야의 자루우동은 확실하게 씹어줘야 한다. 쫄깃함으로 시작해 부드러움으로 끝난다. 

 

10번 정도 반복했을까? 어느새 마지막 잎새 아니 면발이다. 

마지막 한입만을 앞에 두고, 혼자 인생 극장을 찍었다. 한판 더 먹느냐? 여기서 일어나느냐? 선택은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므로, 아쉽지만 일어났다. 부산에 언제 가게 될지 모르지만, 그때도 어김없이 다케다야로 향할 거 같다. 그 전에 자루우동에 대한 아쉬움은 합정동 교다이야에서 풀어야겠다.

 

맛도 맛이지만, 다케다야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탁월한 위치선정때문이다. 걸어서 1~2분이면, 광안리 해수욕장이 나온다. 시간의 압박이 있지만, 부산까지 왔는데 바다를 안보고 기는 건, 크림없는 크림빵을 먹는거와 같다. 시간상 해운대는 힘들지만, 광안리는 가능하다.

 

날씨가 엑스맨이다.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아니길 바랬다. 하지만 운도 지지리 없지, 딱봐도 비가 무지 많이 내릴 것만 같은 날씨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바다구경을 마치고, 또다른 먹거리를 찾아 이동해야겠다.

 

한산한 광안리 해수욕장에 사람보다 갈매기가 많구나 했는데, 어라~ 비둘기다. 옆으로 사람이 지나가도 날지 않고 도도하게 걸어다닌다.

비둘기가 무서워 바닷가 산책은 관두고, 그자리에 서서 주변 둘러봤다. 바다를 좋아하지만, 바닷가를 걷는 건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지는 것도 싫고, 파도에 신발이 젖을까 겁(?)도 난다. 사진 속 그녀처럼 멋지게 걸어보고 싶었으나, 멍하니 바라만 봤다.

 

작년에 왔을때도 서핑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올해도 있다. 준비운동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듯. 서핑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겁도 많고 운동신경이 마이너스라 바닷물만 엄청 먹을 거 같기에, 2년 연속 구경중이다.

 

아직은 바닷물이 차가울텐데, 수영을 하다니 대다나다.

서핑을 하기 위해서는 자리 선정이 중요할 듯. 노를 저어 이동 중이다. 보드가 뒤집어져 바다에 빠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안전한 거 같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날아가는 비둘기 순간포착으로 찰칵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서핑이 아니라, 보드 노젓기 체험인 듯 싶다. 노를 저으며 앞으로 나갈뿐, 서핑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마침 바다 구경을 끝내라는 의미인지 굵은 빗방울이 툭툭 떨어진다. 양산 대용으로 가져온 3단접이 우선을 펴고, 두번째 먹거리를 찾아 출발. 부산까지 왔는데 복국에 혼술을 할까? 남천동 아니 빵천동에 왔으니 빵을 먹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과연 뭘까요?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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