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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로드 | 도화동 선미옥

바지락 칼국수와 팥칼국수는 아무때나 가도 먹을 수 있지만, 콩국수는 계절성 음식이다. 여의도 진주집에 이어 마포구 도화동 선미옥이다. 두번째이긴 하지만 올 여름 콩국수로드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참에 지역별로 콩국수집 리스트를 만들어봐야겠다.

 

지난 겨울에 왔을때는 떡만두국이 써있는 큼지막한 배너가 있었다. 여름이 왔다고, 뜨거운 국은 사라지고 콩국수가 떡하니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나저나 콩국수는 왜 여름에 먹을까? 가장 큰 이유는 시원함 때문일 것이다. 그 외에도 콩이 갖고 있는 영양분이 여름에 먹으면 더 좋다거나, 콩으로 만든 음식은 차게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는, 뭐 이딴 좋은 이유도 있을 거 같은데, 전문가가 아니니 패스. 생각해보니, 콩국수를 먹고 배탈이 났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암튼, 여름에 콩국수를 먹는 데에는 그나름의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선미옥은 브레이크타임이 없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콩국수(8,000원) 주문

주문 즉시 음식을 조리해서 늦을 수 있다는 안내문, 괜찮습니다. 미리 만들어 놓은 것보다는 훨씬 좋으니깐요라고 속으로 말했다. 잘 먹었다라는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고 나와있어서 한 건 아니고,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테이블에 설탕과 소금이 있다. 팥칼국수를 먹을때 넣었는데, 콩국수는 그냥 먹었다. 개인 취향에 맞게 넣어서 먹어도 되는데, 간조절을 실패할 거 같아 넣지 않았다. 대신 김치로 간을 맞췄다.

 

보리밥은 애피타이저

선미옥만의 장점이랄까? 국수가 나오기 전에 보리밥을 준다. 심각하게 양은 적지만, 입맛을 돋우는데는 딱이다. 고추장과 열무김치를 넣어 쓱쓱 비비기만 하면 된다. 많이 먹으면 가스 유출(?)을 참을 수 없지만, 이정도는 괜찮다.

 

사진을 찍고 이제 막 첫술을 뜨려고 하는데, 콩국수가 두둥~

아삭한 오이에 으깬 땅콩이 들어 있고, 국수인듯 국수아닌 무언가도 들어있다. 그리고 콩국수에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콩물이 잔뜩 들어있다.

툭툭 끊어질 정도의 되직함은 아니다. 주르르 흐르긴 하나 그렇다고 묽지 않다. 적당하다는 표현이 맞을 거 같다. 숟가락으로 떠먹기보다는 그릇채 들고 마실 수 있는 정도다. 

고명뿐만이 아니라 콩물에도 땅콩이 들어 있는 거 같다. 땅콩 특유의 달달한 고소함이 콩물에서도 느껴진다. 평양냉면뿐 아니라 국수나 우동을 먹을때, 면을 먹기 전에 육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습관이 있다. 참 신기하게도 콩국수는 그렇게 먹지 않는다. 콩국수는 면따로 국물따로가 아니라, 면에 덕지덕지 감겨있는 콩물과 같이 먹어야 더 맛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취향은 되직한 콩물을 더 좋아한다.

 

국수인듯 국수아닌 무언가는 우뭇가사리다. 고명치고는 무지 독특하다. 곤약처럼 아무런 맛은 없지만, 콩물과 함께 먹으니 고소하다. 콩국수가 무지 먹고 싶을때, 콩물만 사서 밀가루 면대신 우뭇가사리를 넣으면 다이어트 음식으로 딱인데, 먹지는 않을 거 같다. 이렇게 고명으로 맛보는 것으로 만족.

 

진밥보다는 고두밥을 좋아하듯, 면발도 탱탱하니 찰기가 있는 걸 좋아한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때문에 오는 불편함이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면발이 좀 더 쫄깃했다면... 정반대의 입맛을 갖고 있는 부모님은 엄청 좋아할 거 같다. 선미옥에 가면, 언제나 어르신 손님이 많았는데 그 이유를 알 거 같다. 

 

열무김치와 함께

고소하고 구수함은 있는데 콩국수 자체에 간이 많이 약하다. 아마도 입맛에 맞게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야 할 거 같은데, 추가보다는 김치를 더했다. 새콤한 열무김치와 한번, 진한 양념의 겉절이와 한번, 역시 김치는 옳다. 

국수와 콩물이 조화롭게 같이 박자를 맞춰야 하는데, 먹다보면 콩물만 남는다. 면이 사라진 콩국수의 콩물은 두유이기에 남김없이 야무지게 다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콩국수의 콩물은 단백질 덩어리이니 남기면 손해다. 참, 간이 약했는데도 콩비린내는 단1도 없다. 콩국수로드,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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