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동 연안식당
겨울에는 꼬막비빔밥, 봄에는 꽃게살 비빔밥이다. 발라 먹기 귀찮아 멀리했는데, 게살만 나온다니 아니 갈 수 없다. 제철에 맛보는 서해 자연산 꽃게, 벌써부터 침샘폭발이다. 용강동에 있는 연안식당 마포점이다.
꼬막시즌이 끝나면, 냉동 꼬막을 사용한다고 해서 겨울이 올때까지 참아야겠구나 했다. 하지만 꽃게 제철에 맞게 꽃게살 비빔밥이 나왔단다. 꽃게는 찜, 탕 아니면 게장으로 먹고, 게딱지에 밥은 비벼봤지만 비빔밥은 처음이다.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지만, 마포구 용강동 연안식당은 브레이크타임이 없다. 그래서 느즈막한 오후에 갔다.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이 또 있나보다. 창가쪽부터 자리가 채워졌다. 창문만 열어도 이렇게 시원한데, 5월인데도 한낮은 완연한 여름이다.
꼬막비빔밥처럼 꽃게살 비빔밥도 챔기름은 필수다. 야관문차 물은 그닥 좋은지 모르겠다. 그래도 일반 생수보다는 나을 거 같다. 소문날 만큼 맛있게 먹는법이라고 나와 있는데, 글쎄?!
생각보다 꽃게살이 많구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아래는 양념이다. 그 위에 꽃게살이 살포시 얹어져 있다. 먹는 법대로 참기름을 두른다.
그리고 잘 섞어준다. 혹시나 꽃게살이 뭉그러질까봐 살살살~ 고슬고슬한 밥에 꽃게살무침을 다 넣을까 하다가, 시작은 가볍게 하기로 했다.
비빔밥으로 먹어야 하는데 이거 더 나은 거 같다. 왜냐하면 게살이 보이니깐. 매콤하다고 했는데, 매운맛은 그리 강하지 않다. 대신 달달한 맛이 강하다. 원래 꽃게가 단맛이 강한 거 알았는데, 이정도였나 싶을만큼 달달~ 달달하다.
김에 3번 정도 싸먹었는데, 밥을 반이나 먹었다. 아무래도 그릇에 비해 밥양이 적은 거 같다. 게살을 살리기 위해 가볍게 비볐다. 게살의 부드러움과 달달함 그리고 양념이 조화로운데, 식감이 아쉽다.
밥에 비해 꽃게살 무침이 너무 많이 남았다. 반주라도 했으면 안주삼아 먹을텐데, 멀리하고 있어 대신 밥을 추가했다. 이번에는 게살이 다 뭉개지도록 빡빡 비볐다. 꽃게살비빔밥인데, 게살의 흔적은 없다. 그러나 달달한 맛만은 여전했다.
남기지 않고 다 먹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꼬막비빔밥이 더 좋은 거 같다. 게는 귀찮더라도 통째로 발라 먹고, 뜯어 먹고, 흡입해서 먹어야 하는 거 같다. 먹는데 간편해서 좋았지만, 껍데기가 없으니 먹은건지, 안 먹은건지 아리송하다.
▣ 이전 방문기
'맛을찾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정동 카멜리온 멜론빵은 여기가 으뜸 (31) | 2019.06.10 |
---|---|
삼각지 옛집국수 콩국수보다 비빔국수 (32) | 2019.06.07 |
도화동 아소비바 육즙을 가득 품은 멘치카츠 (20) | 2019.06.05 |
도화동 선미옥 진하거나 묽거나 하지않은 적당한 콩국수 (29) | 2019.06.03 |
목동 두끼떡볶이 뷔페에서 혼밥은 전략적으로 (36) | 2019.05.29 |
당산동 우동가게 우동은 국물이 아니라 면발 (30) | 2019.05.24 |
여의도 진주집 콩국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19) | 2019.05.21 |
도화동 동리장 애호박찌개 비계가 너무 많아 (18) | 2019.05.20 |
인천 남동공단떡볶이 순수한 떡볶이를 만나다 (37) | 2019.05.17 |
가산동 JVL(잔스빌) 부대찌개 여럿이 먹어야 더 좋은 (22) | 2019.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