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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동 우동가게

작년 초, 출근 도장을 찍듯 정말 자주 갔는데 1년만에 다시 찾았다. 기계로 뽑은 면발에서 이런 찰기를 맛볼 수 있다니, 우동은 국물이 아니라 면발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해준 곳이다. 겨울이라면 뜨끈한 멸치우동이지만, 여름이니깐 시원한 붓카케우동을 먹으러 당산동에 있는 우동가게로 향했다.

  

가격 참 여전히 좋다. /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

어언 1년만인데, 뭔가 살짝 바뀐 듯하지만, 전반적으로 예전 모습 그대로다. 굳이 여기가 어디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름에서부터 팍팍팍~ 느껴지기 떄문이다. 우동가게이니 당연히 우동전문점이다. 새우튀김이 은근 별미라는 건, 안 비밀이다.

 

입구에 창가석이 있지만, 언제나 주방 옆 바테이블에 앉는다. 왜냐하면 큰그림을 그려야하기 때문이다.

우동가게는 1인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래서 셀프로 해야 할 것들이 많다. 작년에는 주문을 직접 받았던거 같은데, 오랜만에 오니 앙증맞은 키오스크가 있다. 요즘 식당에 가면, 예전에 비해 무인주문기가 많아진 거 같다. 붓카케 우동(5,000원)과 새우튀김(5,000원)을 주문했다.

 

대부분이 다 셀프이니, 단무지와 김치는 직접

바테이블 끝쪽에 우동면이 나오는 기계가 있다. 주문이 끝나고, 잠시 후 기계의 진동 소리가 들려온다. 우동이 나오기 전, 먼저 나의 사랑 덴까스(튀김부스러기)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따가 튀김죽(?)을 만들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튀김을 직접 만들기에, 이집 덴까스 참 괜찮다. 

 

두둥~ 일본식 냉우동 붓카케우동 등장이오.

멸치우동 국물이 같이 나온다. 작은 그릇에 담긴 국물이니, 튀김부스러기는 소량만 들어있다. 그러나 튀김죽을 만들어야 하므로, 덴까스를 무수히 많이 잔뜩 추가를 한다. 예전에는 주인장에게 직접 부탁을 했는데, 성에 차지 않아서 직접 넣기 시작했다. 과함을 아는데도 계속 넣는다. 이러다보니 다른 자리로의 이동은 절대 못한다. 지금은 국물이 조금 보이지만, 잠시후 마법처럼 국물이 사라진다.

 

붓카케우동을 먹기 전에는 우동은 국물이지 했다. 면발의 중요성을 전혀 몰랐는데, 지금은 안다. 자고로 기계로 뽑은 면발은 살짝 칼국수면스러운데 우동가게는 그렇지가 않다. 오로지 면발로 승부를 봐야하는 붓카게우동의 맛이 제대로 나기 때문이다.

우동치고는 면발 굵기는 얇지만, 탱글탱글한 찰기만은 지대로다.

우동보다는 칼국수를, 칼국수보다는 수제비를 더 좋아하지만, 이 우동맛만은 포기할 수가 없다. 특히 여름에는 더더욱 참기 힘들다. 짭쪼르한 쯔유에 쓱쓱 면을 비비고, 한젓가락 들어 올리면 탱탱함이 눈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역시 우동은 국물이 아니라 면이다.

 

잠시 후, 새우튀김이 나왔는데, 시선은 튀김죽에 꽂혔다. 그런데 단독 사진은 없다. 아무래도 우동에 튀김에 죽까지 먹느나, 놓친 거 같다. 국물을 잔뜩 머금은 덴까스는 본연의 기름진 고소함에 진한 멸치육수가 더해졌다. 좋아하지만 자주 먹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기름범벅이니깐.

같은 가격이니, 새우튀김이 비싼걸까? 붓카케우동이 저렴한걸까? 2개는 그냥 먹고, 마지막 한개는 우동과 함께 냠냠냠. 붓카케우동을 먹을때 소스랑 면이란 잘 섞어야 하는데, 면에 집중하다보니 소스가 많이 남아버렸다. 처음과 달리 과한 짠맛을 잡기 위해 새우튀김의 바삭함을 버리고 눅눅함을 선택했다.

아~ 어느새 다 먹었다. 한그릇 더를 외치고 싶지만, 새우튀김과 튀김죽으로 인해 더는 무리다. 하는 수 없다. 다시 가야지.

 

멸치우동은 원래 이렇게 나온다.

덴까스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면, 담백한 국물을 놓친다. 딱 한번 이렇게 먹고 난 후, 국물을 따로 달라고 한다. 그리하여 튀김죽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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