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기억공간 세월호 5주기
5년 전 4월 16일 아침. 전원 구조 뉴스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가짜뉴스임이 밝혀졌고, 그 이후 세상은 힘 있는 쓰레기들이 쥐락펴락 했다. 쓰레기는 오래 두면 냄새가 난다.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그네들만 모르고 있었다. 분리수거조차 안 되는 쓰레기들, 다 수거하지 못한 게 넘 아쉽다. 냄새를 감추려는 그네들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영원히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촛불은 있는 한,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테니깐.
세월호 천막이 사라진 곳에 기억공간이 생겼다. 2014년 4월 16일 그날로부터 5년이 흘렸다. 천막은 새로운 공간으로 달라졌지만, 그날의 아픔은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역사에 만약이 없다는 게 정말 슬프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날로 돌아가 가만히 있지 말고, 모두 나오라고 외치고 싶다.
점심시간 잠시 짬을 내 갔는데,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대상 1차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날이 날이니만큼 취재기자가 참 많았는데, 딱히 미덥지 않아 보인다. 한참 촛불을 들고 있을 때, 마봉춘과 고봉순은 존재만으로도 끔찍했었다.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살짝 믿음이 간다. 그럼에도 기레기들은 여전히 있을 거 같다.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내일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만히 있을 않을 것이며,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한 명씩 입장해 좁은 통로를 따라 16개의 추모의 봉을 당겨 변화하는 빛을 공간을 감상하라는 메시지를 나중에야 봤다. 그저 안으로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입구에서 울컥했다. 이 빛은 세월호 참사 이후 광화문에서 이루어낸 촛불 혁명의 빛을 암시하며, 단순한 추모를 넘어 사회 변화시킬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안내문에 나와 있다.
무지 추웠던 겨울내내 주말마다 광화문으로 향했다.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나와 네가 모이면 우리가 된다. 한 개의 촛불들이 모여 수십, 수백, 수만 개의 촛불이 되어 광화문을 채웠다. 234표로 탄핵이 가결되고,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을 파면시켰건만, 여전히 개운하지 않다. 구조를 하지 않았던 이유, 그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으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기 때문이다.
광화문 세월호 천막의 역사는 2014년 7월 14일부터 2019년 3월 17일로 1708일이다. 304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자는 1명만 처벌받았을 뿐이다. 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이눔의 현실이 참 밉다. 그래서 더더욱 잊지 않을 것이다. 그네들이 처벌받는 그날을 지켜봐야 하니깐.
이날 광화문에서 서울시청 방향으로 사진을 찍지 않았다. 지네들도 100년이라고 커다란 현수막을 건물에 걸어놨기 때문이다. 어찌나 꼴 보기 싫던지, 눈을 감아버렸다. 참, 영화 생일을 봐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예고편을 보고도 펑펑 울었는데, 본편은 어떨지 짐작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꼭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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