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마중 4탄 도화동 포장마차 벚꽃길
주인장의 한마디로 인해 벚꽃이 피기만을 기다렸다. 벚꽃과 포장마차, 분위기 깡패임에 틀림없을 거 같은데, 막상 그날이 되고 보니 조명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뷰는 보기 드물다. 벚꽃마중 4탄은 마포 도화동에 있는 포장마차 벚꽃길이다.
도화동 포장마차 벚꽃길은 서울염리초등학교에서 염리119안전센터까지다. 주출몰지역이다보니, 꽃망울일 때부터 주시하고 있었다. 벚꽃이 피기 전에는 포장마차에도 안 갔다. 암튼 그렇게 벚꽃이 만개하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9일 벚꽃이 활짝 피었다. 맞은편 벚나무는 벌써 꽃이 폈지만, 아파트와 한전 건물이 만든 그늘로 인해 여기만 속도가 더뎠다.
탐스럽게 핀 벚꽃을 보니, 드디어 때가 됐다. 벚꽃 아래 포장마차, 캬~ 낭만에 취하러 가자.
6곳의 포장마차가 있는데, 처음에 갔던 그곳으로 간다. 가든의 집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굳이 외우지 않아도 된다. 빨간색 수국이 있는 포장마차를 찾으면 된다.
날씨가 안 추우면 천막을 걷어낸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무지 춥다. 양옆으로 트인 공간으로 만족해야 할 듯싶다. 그나저나 포장마차 안으로 벚꽃잎이 들어올까? 그래야 술잔 안으로 꽃잎이 떨어질 텐데...
빨간 수국은 이 집의 뽀인트다. 오랜만에 왔는데, 이모님이 알아보셨다. 겨울에는 춥다고 안쪽에 앉았지만, 봄이 왔으니 바깥쪽에 앉았다. 혹시나 벚꽃잎이 술잔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재료를 보고 이거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지난번에 꼼장어와 닭똥집을 먹었으니, 이번에는 매콤한 오징어볶음을 주문했다.
포장마차 창문(?)에서 바라본 벚꽃길 모습. 창문에 붙어있는 꽃잎이 참 앙증맞고 귀엽다.
절대 꽃을 꺾지 않는다. 지난밤에 내린 비로 인해 가지가 부러져 있기에 가져왔을 뿐이다. 컨셉이 벚꽃마중이니 확실히 해야 한다. 벚꽃과 함께 하는 혼술, 술에 낭만까지 혼자서 다 마셔버릴 테다.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다"라고 말해주는 이는 없지만, 나름 분위기 깡패를 위해 연출을 해봤다. 소주잔에 들어온 벚꽃. 캬~ 분위기에 벌써 만취 상태가 됐다.
잠시 후 주문한 오징어볶음이 나왔고, 컨셉을 위한 연출샷은 계속됐다. 벚꽃잎까지 먹어야 제대로인데,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이 있을거 같은 불안감에 먹지 않고 촬영용으로만 활용했다.
매콤한 오징어볶음인데, 역시 포장마차는 꼼장어, 아나고, 닭똥집, 오돌뼈, 닭발을 먹어야 하나 보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안주가 포장마차스럽지 않다. 그나저나 분위기에 만취를 하긴 했나 보다. 손떨림 방지 카메라인데도, 떨림이 과하다.
재료의 선도가 좋은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징어도 꽤 좋다. 토실토실 오징어에 매콤한 양념 그리고 벚꽃이 함께 하는 지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벚꽃을 비추는 조명이 있더라면, 분위기는 더 깡패가 됐을 것이다. 야경에 욕심을 내볼까 하다가, 바로 철수했다.
벚꽃 관련 사진 공모전이 있다면, 요 사진으로 출품을 해볼까나. 비가 내린 후, 서울도 벚꽃엔딩이 됐다. 4월 5일에 개화를 했고, 9일에 꽤 많은 봄비가 내렸으니, 기다린 시간에 비해 너무 빨리 지나갔다. 그러니 엔딩이라도 질척거리면서 오래갔으면 좋겠다. 벚꽃마중 마지막(5탄)은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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