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동 영애식당
지난번 해물 가득 담백한 순두부찌개도 좋았는데, 역시 메뉴판 첫번째 자리를 차지할만하다. 잔치국수 혹은 칼국수가 아닐까 했는데,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건 잔치국수인가? 진주냉면인가? 국수 중 화려함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다. 신도림동에 있는 영애식당이다.
아이폰 카메라가 좋긴 하지만, 역시 똑딱이를 이길 수 없나 보다. 최근 어른폰6에서 7로 기기변경을 했지만, 사진을 찍은 적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소니rx100mk6이 있으니깐. 미세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어느 봄날, 국수 먹으러 영애식당에 왔다.
혼밥일 때는 바쁜 점심시간은 피한다. 혼밥력 만렙이라 남들이 쳐다보는 건 신경 쓰지 않지만, 혼자서 4인 테이블을 차지하는 건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느지막에 간다.
메밀국수를 개시했다고 해 살짝 흔들렸지만, 주인공은 영애국수(6,000원)다. 메뉴판 첫번째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메인이라는 의미. 고로 꼭 맛봐야 한다. 주문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에게.
이때만 해도 우엉의 효능이 왜 따로 나와 있는지 몰랐다. 그저 영애국수에 들어가는 재료 옆에 있기에 찍었을 뿐이다. 국수 육수를 만드는데 재료가 참 많이도 들어간다. 내용물은 어떨지 모르지만, 육수 맛은 무조건 좋을 거 같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항아리에는 잘 익은 석박지와 갓 담근 겉절이가 있다. 잡채는 주방에서 주인장이 담아줬다. 셀프였던 거 같은데, 한가한 시간이라 준 거 같다.
국수라 빨리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늦게 나왔다. 그런데 이게 국수가 맞나 싶다.
김가루에 유부가 있으니 국수가 맞는 거 같은데, 기존에 먹었던 국수에는 없는 무언가가 들어있다.
진주냉면에서나 보던 육전이 영애국수에 들어있다. 와~ 육전이 들어있는 국수라니, 가격 대비 고퀄이다.
처음에는 이게 뭐야 했지만, 먹으니 아하~ 했다. 너의 이름은 묵은지. 아삭한 식감과 상큼함을 담당하고 있다.
우엉의 효능이 따로 나와 있던 이유. 처음에는 국수 면발인 줄 알았는데 면처럼 길게 썰어져 나온 우엉이다. 이거슨, 우엉면?
육전에 묵은지에 우엉면까지 놀라움의 연속인데, 면까지 독특하다. 밀가루에 뭔가를 섞은 거 같은데, 뭘까? 계산을 할 때, 물어보니 우엉 가루를 넣어서 만든 면이라고 한다. 오호~ 진짜 우엉면이다.
녹색의 부추로 마무리를 한 후, 드디어 한입을 했다. 진짜 우엉과 우엉가루를 넣어서 만든 면, 어느 게 면이고 우엉인지 잘 모르겠다. 후루룩 넘어가는 목 넘김은 면일 거 같고, 면처럼 생겼지만 씹어줘야 하는 건 우엉인 듯싶다.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놀라운 건, 존재감이 없을 거 같은 묵은지다. 짜장면을 먹을 때 단무지가 꼭 필요하듯, 영애국수에서 묵은지는 단무지다.
다양한 내용물에 양까지 푸짐하다. 근처에 있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푸드코트에 가느니, 여기서 영애국수를 먹는 게 훨씬 나을 거 같다. 보약을 달이듯 육수를 만든다고 했으니, 국물까지 남김없이 다 먹었다.
육전이 들어있는 영애국수, 역시 메뉴판 첫줄을 차지할만하다. 모밀국수에 콩국수도 있던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곧 기필코 먹으러 가야겠다.
'맛을찾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문로2가 이천냥 담백한 떡갈비 & 매콤한 오징어 김밥뿐 (16) | 2019.04.24 |
---|---|
대전 성심당 케익부띠끄 나도 가끔은 디저트를 먹는다 (12) | 2019.04.23 |
대전 복수분식 쑥갓 듬뿍 얼큰이 칼국수 (feat. 대전근현대사전시관) (10) | 2019.04.22 |
도화동 아소비바 흑돼지갈비 김치찜과 간장계란밥 (25) | 2019.04.19 |
벚꽃마중 4탄 도화동 포장마차 벚꽃길 (29) | 2019.04.12 |
공평동 애슐리W 종각역점 뷔페 혼밥 만렙 달성 (26) | 2019.04.04 |
맘스터치 언빌리버블 버거 크기와 컬리티에 놀라다 (feat. ice 망고) (12) | 2019.04.02 |
팔도 비빔면으로 만든 골뱅이 비빔면 (feat. 홍루이젠) (24) | 2019.03.29 |
고척동 일품각양꼬치훠궈 양꼬치앤 하얼빈 (22) | 2019.03.27 |
인천 인하대후문 맛사랑 둘이서 찌개먹고 볶음먹고 (22) | 2019.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