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동 애슐리W 종각역점
영원히 못할 줄 알았던 뷔페에서 혼밥하기, 드뎌 성공했다. 무지 어려울 줄 알았는데, 문제는 생각의 차이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단, 사진을 과하게 찍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공평동 애슐리W에서 혼밥 만렙을 달성하다.
애슐리W 종로역점은 종로타워 지하1층에 있다. 사실은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면서 30분 정도 서성거렸다. 고깃집(춘천에 있는 닭갈비집이지만)에서 혼밥도 하고, 나름 혼술도 꽤나 잘하는데 뷔페에서 혼밥은 늘 입구에서 포기했었다. 그저 안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철벽이 있는 것도 아닌데 선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배가 무지 고프기도 했고,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못할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 도착한지 40분 만에 들어갔다.
입구에서 몇명이 왔냐는 직원의 질문에 혼자 왔다고 하니, 자리를 안내해준다. 바쁜 점심시간이 끝난 후라, 자리의 여유가 많다. 직원을 따라다니면서 혼자 밥을 먹어도 괜찮아 보이는 곳을 선택했고 과감히 앉았다. 아니 앉지 않고 가방과 겉옷만 내려놓고, 소니RX100MK6을 목에 걸고 바로 나왔다. 좀 더 빨리 먹고 싶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혼자임을 자랑(?)하고 싶지 않았던 거 같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수원에서 달려온 왕갈비맛 치킨이라고 나왔으니, 영화 극한직업속 그 치킨이 맞겠지. 먹기 좋게 순살로 나와 있어, 바로 담았다.
밖에 있는 안내문에는 그릴에 등갈비와 닭고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하나만 있다. 계산할때 물어보니, 등갈비는 디너에만 나온단다. 이런 된장~ 암튼, 치즈불고기는 샌드위치로 그릴드치킨과 크랩 그리고 훈제오리를 담았다.
뷔페에 가면 언제나 이렇게 먹는다. 한 접시에 모조리 다 담지 않고, 음식끼리 닿지 않게 적당히 담는다. 그리고 자주 나가는게 귀찮아서 한번에 몰아서 담아온다. 접시는 다섯개이지만, 여백의 미가 많음을 강조하고 싶다.
차가운 음식부터 가져왔어야 했는데, 파스타와 피자는 4개의 접시가 채워질때까지 테이블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고르곤졸라 파스타는 면이 아니라 떡이 되었고, 피자는 토마토소스와 만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그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기대했던 등갈비는 없지만, 그릴드치킨은 나름 괜찮았다. 치킨을 기준으로 훈제오리와 필라치즈 스테이브 버거가 있고 그 옆은 크랩인데 킹이 아니라 초초초미니 크랩이다.
기대했던 왕갈비맛 치킨은 아무래도 영화에 나온 그 치킨은 아닌 듯 싶다. 그냥 짭조르함 간장맛이 나는 순살치킨이다. 그 옆은 라따루이인데, 토마토스튜같았다.
탄수화물 대잔치 코너에서 가져온 것들. 마파두부와 2가지 종류의 볶음밥, 짠맛이 강했던 배추찜 그리고 매운맛 가득 아끼우동이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인해, 바로 디저트로 넘어가야 했다.
디저트로 넘어가기 전에, 생각해보니 수프를 먹지 않았다. 요즘 트러플 오일이 핫하다더니, 트러플 향이 나는 머쉬룸수프다. 트러플 향을 모르지 않는데, 향은 거의 안 나고 그냥 버섯 수프다. 샐러드도 먹지 않은 거 같아 가져왔는데, 망고향 방향제 맛이 나는 망고 샐러드를 먹고 지금까지 먹은 것들을 확인할 뻔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더니, 토끼 모양을 한 컵케이크는 보기와 달리 겉은 크림으로 부드럽지만 속은 퍽퍽했다. 신맛 과일을 좋아하지만, 자몽을 먹으려면 못생김을 각오해야 한다. 그나마 파인애플과 요거트가 있어 다행이다.
쓴 커피에는 아이스크림이 답이다. 달달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커피를 조금 추가해 커피 아이스크림으로 먹는다.
이렇게 쉬운데 그동안 왜 이리 쫄았나 싶다. 뷔페애서 혼밥하기 참 쉬죠잉~이다. 애슐리W 종각역점은 W가 붙어서 그런가, 샐러드바가 14,500원이다. 툴툴대면서 먹긴 했으나 탄수화물 대잔치 코너가 가장 좋았다. 시간제한이 있냐고 물어보니, 2시간이란다. 그래서 맨인블랙3를 보면서 천천히 느긋하게 즐겼다. 애슐리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다음에는 초밥뷔페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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