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참돔회 + 도다리세꼬시 찰지고 쫄깃해 (feat. 여수수산시장)

전남 여수 참돔회 + 도다리세꼬시

서울에서는 주로 선어회를 먹지만, 바닷가 마을에 왔으니 싱싱한 활어회를 먹어야 한다. 쫄깃한 식감이 좋은 참돔과 쑥국대신 세꼬시로 선택한 도다리까지 여수수산시장에서 봄을 먹고 오다. 새조개 샤브샤브대신 회.

1층에서 횟감을 고른 후, 2층으로 올라간다. 왜냐하면 먹을 수 있는 곳이 2층에 있으니깐. 횟집과 식당(여기는 특이하게 번호맛집으로 되어있음)이 연결되어 있는지, 몇 번집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가던 곳이 있지만, 보성에서 공주로 횟집이 달라졌으니, 6번에서 4번으로 갔다.

바쁜 점심시간이 끝나 후라, 무지 한산하다. 

양념장 2인(8,000원)과 매운탕(5,000원)을 주문했다. 메뉴가 메뉴이니 술 한잔을 해야하지만, 다른 일정이 있어 이번에는 얌전하게 회만 먹을 예정이다. 

푸짐하지는 않지만, 알찬 한상이다.

여수답게 기본찬에 갓김치가 뙇. 한번만 먹기에는 귀한 김치이니 리필을 아니 할 수 없다.

색깔이 무지 진한 와사비일 줄 알았는데, 오호~ 생와비다. 평범하게 나온 막장에 와사비와 초장을 더 넣어, 새콤함과 알싸함이 추가된 막장을 따로 만들었다.

35,000원짜리 참돔회. 서울에서는 이 가격에는 먹을 수 없을 거다. 가격에 선도까지 확실히 좋다. 새조개 샤브샤브는 아니지만, 플랜b 치고는 꽤 훌륭하다.

맛있음이 눈으로도 보인다.

깎아달라고 했더니 절대 안된단다. 그럼 서비스를 달라고 했더니, 도다리 한마리를 줬다. 봄, 통영에 가면 도다리 쑥국을 먹을 수 있는데, 지금 당장 갈 수 없으니 회로 만족하기로 했다. 

와사비와 간장만 넣어서, 요렇게 먹는 걸 가장 좋아한다. 담백한 맛에 쫄깃한 식감, 지금 나는 신선함을 먹고 있다. 

오호~ 특제 쌈장과도 잘 어울린다. 솔직히 그냥 먹어도 좋으니, 뭘 추가해도 다 좋다. 

서비스로 받은 도다리 세꼬시가 이리도 좋다니, 메인은 참돔인데 자꾸만 손이간다.

서울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쌈싸먹기다. 양이 많다보니, 쌈도 무지 푸짐하다. 요런 호사는 바닷가 마을에나 와야 가능하다. 

갓김치가 좋아서 함께 올렸는데, 따로따로 먹는게 훨씬 낫다. 김치맛이 워낙 강하다보니, 회맛이 실종됐다.

매운탕을 당연히 냄비에 나오고 끓이면서 먹을 줄 알았는데, 뚝배기로 나왔다.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라면사리를 추가하려고 했는데, 주문할때 했어야 한단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으니, 공깃밥만 달라고 했다.

깍두기와 콩나물은 매운탕과 함께 나왔다.

회도 양이 참 많았는데, 매운탕에도 살이 많다. 그만큼 참돔 크기가 꽤 컸다는 의미다. 딴짓(시장 구경)하느라 실물크기를 못봤는데, 먹으니 알겠다. 

5분 정도 더 끓이면 깊은 맛이 더 날 거 같은데, 뚝배기로 나와서 아쉽다. 물론 지금도 좋았는데, 끓이면서 먹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

매운탕이라지만, 양념이 과하지 않다. 아무래도 참돔이 좋으니, 굳이 양념을 과하게 할 필요가 없나보다. 뼈가 있으니 먹는 속도는 더디지만, 해산물 킬러답게 야무지게 뼈를 골라내면서 먹었다.

밥을 매운탕에 말아서 먹기 보다는, 요렇게 먹는게 훨 좋다. 역시 탄수화물은 진리인가 보다. 밥이 들어가니 행복하다.

자고로 어두일미다. 가장 맛나는 부위가 나에게로 왔다. 생선대가리는 정말 맛없으면 반칙이다. 킬러답게 블러처리한 눈0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살이 어찌나 많은지, 회맛이 생각안날만큼 매운탕에 푹 빠졌다.

참돔회와 도다리 세꼬시 그리고 매운탕까지 참 좋았지만, 일년을 기다렸던 새조개 샤브샤브를 먹지 못함은 겁나 아쉽다. 이 맛을 보기 위해, 여수까지 힘들게 갔건만 작년에 찍은 사진으로 울적한 맘을 달래본다. 내년에는 먹을 수 있을까? 희망은 가져보지만, 헛된 희망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