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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갈비탕이라,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면 안갔을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먹고 싶은 메뉴를 정하는데, 주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거나, 많이 알려진 음식을 고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고기 국물로 만든 음식을 딱히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더더욱 선택하지 않았을 거 같다. 뜨꺼운 냉면 육수라고 해야 할까? 잡내없이 깔끔한 국물이 좋았던, 전북 전주에 있는 효자문이다.



고기 전문점인데, 식당명이 왜 효자문일까? 궁금증은 갈비탕을 다 먹고 나온 후에 알게됐다. 



토요일 점심시간이라고 하지만,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유명한 곳이 맞긴 맞나보다.



어라~ 자리에 없네 했는데, 사람이 많았던 내부를 지나, 저 문은 열고 안으로 들어오니. 가정집같은 방이 나왔다.



할머니 집에 온듯한. 시골집스러운 요런 분위기,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일행만으로 꽉찬 내부. 사진찍느라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쪽에 앉았다. 다른 일행이 올때까지 한동안 혼자 앉아있었는데, 혼밥 느낌도 나고, 사진도 맘대로 찍을 수 있어 좋았다.



메뉴는 모두 다 갈비탕(11,000원)으로 통일. 



원산지 표시는 대부분 국내산, 수입산만 적는데, 요렇게 공급처까지 있으니 더더욱 믿음이 간다. 



테이블에 있는 옹기 4총사. '넌 누구니?'



깍두기와 배추김치 그리고 오징어젓갈과 고추장아찌. 



이제야 비로서 맛깔스런 전라도식 밑반찬을 만났다. 아삭한 깍두기와 묵은지스러운 배추김치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좋은 고추장아찌까지 밥만 있어도 될 거 같은 반찬이다. 다른 반찬에 비해 오징어젓갈은 평범했다.



테이블에 있던 스댕 접시, 앞접시인줄 알고 수저를 세팅했는데...



하하~ 갈비탕을 올려두기 위한 접시였다. 



갈비탕이 나왔지만, 고슬고슬한 밥에 스햄 아니 배추김치를 올려 아~함. 반찬이 좋으니, 그냥 이렇게만 먹어도 좋다.



갈비탕이 나왔는데, 고기는 안보이고 파와 국물만 보인다. '너 갈비탕 맞니?'



국물 속에 숨어 있던 고기들을 한데 모았는데, 생각보다 고기가 별로 없다. 이래서 특갈비탕 메뉴가 따로 있나 보다. 고기를 더 먹고 싶다면, 특으로 주문하는게 좋을 거 같다.



고기 국물인데 완전 깔끔하다. 고기로만 육수를 내면 맑은 국물이 나온다고 하더니, 여기도 그런 거 같다. 살짝 심심하지만, 굳이 추가 간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반찬과 함께 먹을거니깐. 육향이 살짝 거슬러 후추는 좀 추가했다. 



아까 꺼내놓았던 고기는 다시 안에 넣었다. 질기도 않고 담백한 고기는 참 좋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당면이 없다. 서울식 갈비탕에는 당면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없다. 당면이 들어간 갈비탕에 익숙한 탓에 살짝 허전했다. 



일행 중 한분이 단맛이 강하게 난다고 했다. 그런데 난 단맛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아까 후추를 조금 넣는다는게 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엄청난 양의 후추를 쏟았다. 재빨리 후추를 걷어냈지만, 어느새 국물 속으로 잠겨버린 후추 양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덕분에 단맛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덕에 후추맛은 겁나 많이 났다.



본격적으로 먹기 위해 갈비탕에 밥을 말았다. 밥이 들어가 더 심심해진 갈비탕에 깍두기, 배추김치 그리고 고추장아찌를 올려서 함께 먹었다. 밑에 가라앉은 엄청난 양의 후추가 떠오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먹었다.



들어올때는 못봤던, 이 곳이 왜 효자문인지 알게 해주는 힌트. 수원백씨 효자 정려각이다. 효자 정려각은 수원백씨 백행량, 백응만 부자와 백규방, 백진석 부자의 효행을 기리고자 조선왕실의 명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한다. 영조 43년에 전주에 대화재로 수천호가 불탔는데, 행량의 집안은 변고가 없었단다. 역시 조상은 잘 모셔야 하나보다.


여기 갈비탕 포장이 가능할텐데, 효자문을 봤음에도 부모님 생각을 못했다. 효자문 갈비탕은 아니지만, 이따 집에 들어갈때 부모님 좋아하는 꼬리곰탕이라도 사갖고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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