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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천국 광장시장, 갈때마다 가는 곳이 언제나 정해져있어, 늘 놓쳤던 대구탕. 드디어 이번에 먹었다. 사람 많은 빈대떡 코스를 지나, 조금은 한적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는데, 어라~ 대구탕 집마다 줄이 어마어마하다. 기필코 먹어야 하므로, 기다리기로 했다. 종로5가 광장시장에 있는 주원대구탕이다.

 

얼마전 3대모왕에 나왔다고 하더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나다. 방송에 나왔다고 해서, 유독 여기가 맛있는 곳은 아닐 것이다. 삼대모왕이 할 시간이 아닌데 하면서 바라보니, 방송에 나온 부분을 계속 틀어놓고 있다. 광고효과가 아니될 수 없을 듯 싶다. 청개구리답게 여기를 지나쳐 다른 곳으로 갔다.

 

주원대구탕은 좀 전에 봤던 식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두 곳 사이에 육회 골목이 있다. 육회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지만, 이따 밖에서 몇시간을 보내야 하므로 찬음식보다는 뜨끈한 음식이다. 여기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아까 그집보다는 그리 길지 않다. 방송의 차이가 이런 것일까 싶다. 여기도 충분히 괜찮은데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행운이... 2사람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생겼는데, 앞에 있는 팀들이 3명, 4명인지라 우리가 됐다. 아싸~

 

보글보글 대구탕이 익어가고 있다. 

 

역시 겨울에는 뜨끈뜨끈한 탕이 최고다. 빈대떡 집만 사람이 많은 줄 알았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산 대구탕(2인분)과 알추가를 했다. 물론 녹색이도 함께...

 

기본찬은 오징어젓갈과 배추김치. 바빠서 그런 듯 싶은데, 빈 그릇이라면 모를까, 간장과 와사비가 들어 있는 그릇을 저렇게 주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눈치채지 못하게 밑장빼기를 해서 슬쩍 후배에게 줬다(이런 간사한 선배같으니...).

 

여기는 외부음식 반입이 된다. 모녀김밥에서 산 마약김밥. 여기까지 왔는데, 안 먹으면 서운할 거 같아서 샀다.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빈병보증금이 100원으로 올랐다. 그런데 여전히 40원을 준다. 물어보니, 100원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빈병만 그렇단다. 얼마전 마트에서 직접 겪은 일이다. 앞으로 소주를 살때, 저렇게 100원으로 표시되어 있는 병을 골라야할 거 같다.

 

마약김밥 더하기 빈대떡, 광장시장에 가면 무조건 먹는 음식이다. 대구탕이 익기 전에 애피타이저로 괜찮은 거 같다. 고소한 김밥과 빈대떡으로 위를 달랬으니, 본격적으로 대구탕을 먹어보자.

 

미나리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쑥갓이다. 거품이 좀 많은데, 국자로 거품을 제거하면서 깊은 맛이 날때까지 좀 더 끓였다.

 

2인분인데 양이 많다. 알추가까지 한터라 더더욱 양이 많아 보인다.

 

숟가락으로 떠서 국물을 마셔보니, 생각보다 맵지 않다. 그런데 살짝 밍밍하니, 아직은 먹을 타이밍이 아닌 거 같다. 

 

깊은 국물 맛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법. 먼저 쑥갓부터. 새우는 시원한 국물 맛을 책임져야 하므로, 다시 탕에 집어 넣고 쑥갓만 먹었다. 생각보다 간이 강하지 않다. 만약 강했다면, 술보다는 밥을 먹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녹색이가 술술 들어갈 거 같다.

 

지금이닷. 쑥갓의 공격이 끝나고, 곧바로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했다. 대구와 내장 그리고 알. 히힛^^ 참 아름답구나. 

 

부드러운 대구살과 살짝 기름진 내장의 조화는 굳이 말을 해야 할까 싶다. 아무말 없이 그냥 먹기만 했다. 육고기의 내장은 절대 먹지 못하면서, 해산물의 내장은 없어서 못 먹는 참 특이한 식성의 소유자다.

 

알추가는 무조건 무조건 기본이다. 입안에서 팍 퍼지면서, 치아 사이사이마다 녀석들이 침투해 들어오기도 하지만 괜찮다. 녹색이가 완벽하게 청소해주기 때문이다. 크기도 오동통하니, 반 잘라 입 안에 넣으면 꽉 찬다. 간이 강하지 않아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어야 한다. 간장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기본찬으로 나온 오징어젓갈과 함께 먹어도 나쁘지 않았다. 미처 담지 못했는데, 대구대가리가 들어 있었다. 먹지 못한다는 후배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쪽쪽대면서 남김없이 완벽하게 아작 냈다. 

 

애피타이저로 마약김밥과 빈대떡, 메인으로 대구탕 그리고 디저트는 수수부꾸미다. 줄서서 기다리는 거 참 싫어하는데, 후배가 꼭 먹고싶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먹느라 서로의 안부를 묻지 못했다. 만난지 1시간이 지난 후에야, 어떻게 지내, 감기 걸렸구나 등등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수수부꾸비와 찹쌀부꾸미는 겨울철 간식으로 많이 먹었던 음식이라고 한다. 

 

하나씩 달라고 했더니, 센스있는 주인장이 반으로 잘라서 이렇게 담아줬다. 누가 떡 아니랄까봐, 어찌나 쫀득쫀득하던지 이에 껴서 먹느라 혼났다. 개인적으로 수수부꾸미보다는 흰앙금이 들어간 찹쌀부꾸미가 더 좋았다. 

 

이번에 광장시장에 가서 놀라웠던 한가지는 종이컵에 담아주는 호떡이나 수수부꾸미처럼 빈대떡도 그렇게 담아주는 걸 봤다. 별거 아닌 거 같아 보이지만, 사실 엄청 신기했다. 빈대떡을 종이컵에 담아서 먹는다는 생각, 전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접시에 담아 양파간장을 찍어 막걸리와 함께 먹는게 제맛이지만, 빈대떡만을 먹고 싶다면 괜찮은 방법일 듯 싶다. 그런데 막걸리를 포기할 수 없다면, 양손을 사용하면 된다. 오른손은 빈대떡이 든 종이컵을, 왼손은 막걸리가 든 종이컵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후배 손잡고 광화문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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