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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먹어봤다. 간짜장 먹어봤다. 삼선짜장 먹어봤다. 쟁반짜장 먹어봤다. 짜장밥 먹어봤다. 그런데 물짜장은??? 전라북도 익산에는 물짜장이 있다. 짜장떡볶이처럼, 국물이 있는 짜장을 물짜장이라고 하는 걸까? 어떤 음식일지 무지 궁금했지만, 맛이 이상할 거 같아 선뜻 내키지 않았다. 물짜장대신 볶음밥이나 먹을 생각으로 갔다가, 주인장의 강력추천으로 먹게 된 물짜장. 안 먹었으면 엄청 후회했을 거 같다. 전북 익산에 있는 길명반점이다.



익산역에서 멀지 않은 곳(걸어서 10분정도)에 있는 길명반점이다. 이런 곳에 중국집이 있네라고 할 정도로, 대로변도 아니고 골목 깊숙한 곳에 있다. 



오호~ 단체로 오면 참 좋을 거 같은데,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듯.



오후 3시 30분에 도착을 했더니, 손님이 거의 없다. 나만을 위한 식당, 이거 내가 전세냈다~



볶음밥을 주문할까 하다가, 혹시나 하는 맘에 주인장에게 처음 왔으니 추천을 해달라 했더니, 냉큼 물짜장을 먹어봤냐고 물어본다. 아뇨라고 하니, 물짜장을 먹어보란다. '이거 괜히 주문했다가, 맛도 없고, 이상하면 어떡하지'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얼굴에 다 티가 났나보다. 주인장이 한번 더, 절대 후회하지 않을테니. 믿고 먹어보란다. 하긴 볶음밥은 서울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물짜짱은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니, 떨리는 맘으로 주문을 했다. "삼선물짜장 주세요". 



오로지 나만을 위한 원형테이블. 마구마구 돌리면서 먹고 싶었는데, 사정거리 안에 반찬들이 다 있어 굳이 돌릴 일이 없다. 그래도 물짜장이 나오기 기다리면서, 재미삼아 돌리고 돌리고를 했다. 장난을 하는 동안, 조금 떨어진 주방에서 웍을 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식은 입과 코로 먹는다고 하지만, 청각도 무시할 수 없을 듯 싶다. 음식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입 안 가득 침샘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너의 이름은 삼선물짜장이로구나. 간짜장처럼 면과 소스가 따로 나오지만, 완전 다르다. 우선 짜장 = 춘장인데, 아무리 봐도 까만 춘장이 보이지 않는다. 춘장을 넣어야 하는데, 주방장이 까묵었나 싶어 물어보니, 원래 이렇게 나온단다. 음... 태어나서 처음보는 비주얼이다.



면은 다른 짜장과 별반 차이는 없어 보인다. 굵기가 좀 가늘어 보이는 정도.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소스다. 아무리 봐도 춘장이 없다. 백짜장과 비슷하다고 하고 싶은데, 이건 국물이 너무 많다. 걸쭉한 국물땜에 울면이 아닐까 했는데, 아니란다. 울면은 끓이는 거고, 물짜장은 볶는 거란다. 간짜장도 아니고, 백짜장도 아니고, 울면도 아니라고 하니, 물짜장이 맞나보다. 암튼 결론은 넌 물짜장이고, 난 널 오늘 첨 만났다.

 


삼선물짜장이라고 하더니, 역시 해물이 많다. 버섯도 양송이에 까맣고 하얀 목이버섯까지 많이 들어 있다. 



물짜장의 핵심은 바로 걸쭉한 국물이다. 암튼 독특하고 독창적인 거 같다. 



소스를 면에 전부 넣으면 끝. 굳이 비빌 필요없이, 걸쭉한 국물이 알아서 면 사이사이로 침투를 한다.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음식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합체를 하고 나니, 살짝 누룽지탕과 비슷한 거 같다. 누룽지대신 면이라 바사삭~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가장 비슷한 음식인 거 같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맛도 누룽지탕처럼 느껴진다. 왜냐면 춘장 맛은 1도 없기 때문이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고, 짠맛보다는 단맛이 좀 강하다. 국물이 많지만, 그릇을 들고 후루룩 마실 수 있는 깔끔한 국물은 아니다. 



처음 맛보는 물짜장인데, 은근 괜찮다. 걸쭉한 국물로 인해, 면이 엄청 촉촉하다. 굳이 면따로 국물따로 먹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함께 입 안으로 들어온다. 



면에 비해 소스 양이 많다보니, 중간중간 이렇게 숟가락으로 퍼 먹어야 한다. 노란 깍두기는 단호박이 아닐까 싶다. 단맛이 강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거 같다. 물짜장 먹기 잘한 거 같다. 안 먹으려고 했는데, 주인장 말을 듣기 잘한 거 같다. 


춘장이 들어가야 짜장이다. 아니다. 춘장이 들어가지 않은 짜장도 있다. 짜장은 국물이 없다. 아니다. 국물이 있는 짜장도 있다. 짜장은 까맣다. 아니다. 하얀 짜장도 있다. 짜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물짜장이 완벽하게 깨뜨려줬다. 누룽지탕이랑 비슷하다고 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완전 다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음식을 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먹지 못한 음식이 더 많다는 걸 새삼 알았다. 진주의 진주냉면, 익산의 물짜장처럼 다음 여행부터는 서울에서 먹을 수 없는, 그 지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찾아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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