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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순이는 아니다. 빵을 먹어도 밥을 먹어야 하는 밥순이다. 천연재료로 만들었다, 가공 버터가 안들어갔다,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등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빵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빵을 그저 그래라고 하면서, 이 빵 앞에서만은 한없이 작아진다. 추억맛 때문일까? 투박하고 소박한 사라다빵을 앞에 두고, 아이처럼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신도림에 있는 이안만두다.



이안만두 옆에는 고로케 전문점 쿠모가 있다. 일본식 돈가스를 먹을까? 만두를 먹을까? 잠시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나의 선택은 돈가스도 아니고 만두도 아니다. 정답은 바로~~~



만두, 도넛츠, 찐빵 전문점 이안만두. 소박하고 정겨운 만두집이다. 그러나 맛은 절대 소박하지 않다. 추운 날에 뜨끈한 만두 하나, 괜찮은 선택인 거 같다. 안으로 들어가서, 만두 하나 주세요 해야지.



들어갈때와 나갈때 맘이 다르다고 하더니, 들어갈때는 분명 뜨끈뜨끈한 만두였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오니, 어여쁜 사라다빵이 자꾸만 아는 척을 한다. "날 두고 만두를 선택해, 너무해 너무해 ㅜㅜ."사라다빵 앞에 있는 커다란 튀김만두(개당 1,500원)도 인사를 했지만, 너무 늦었다. 튀김만두와 밖에 있는 찐만두는 이따 집에 갈때 다시 만나기로 하고, 사라다빵을 선택했다. 한개만 살 수 있었다면, 튀김만두까지 다 먹을 수 있었지만, 3개 세트로만 판매하고 있단다. 가격은 3,000원으로 참 착하다. 


"케첩 뿌려줄까요?"

"아니요. 그냥 먹을게요."

"마요네즈만 들어 있어서, 케첩이 있어야 할텐데, 그래야 새콤달콤하거든요."

"그렇다면, 뿌려주세요." 

그냥 달라고 하면 될텐데, 괜히 이랬다 저랬다 했다. 사실 저 상태가 너무 예뻐보여서 그냥 달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사라다빵에 케첩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만두집이라서 만두만 직접 만드는 줄 알았는데,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든다고 한다. 진작에 알았다면, 두루두루 다 먹어봤을텐데 다른 곳에서 갖고 오는줄 알고 그동안 만두만 샀었다. 



빵만 없다면, 통닭집에 먹었던 양배추 샐러드다. 그냥 투박한 빵에, 양배추와 오이, 소스는 마요네즈와 케첩뿐이다. 진짜 평범하고 보잘것 없는데, 훨씬 더 고급지고 세련된 빵도 엄청 많은데, 샌드위치보다 더, 수제햄버거보다 더, 사라다빵을 더더 좋아한다. 



고로케보다는 살짝 술빵 느낌이 나는 빵 안에, 아삭군단이 대거 투입되어 있다.



뒷면을 보니, 어릴적 먹었던 핫도그의 표면과 비슷한 거 같다. 



사라다빵이라고도 하고, 샐러드빵이라고도 하고, 빵 사이에 채소를 넣었으니 샌드위치라고 해도 될 거 같다. 어떤 사라다빵에는 소시지가 들어 있기도 하던데, 여기는 채소뿐이다. 오이라도 반으로 자르지 말고 통으로 넣어주지, 살짝 야박(?)한 거 같다. 



아삭아삭 식감은 사라다빵을 따라올 자가 있을까 싶다. 한입 깨물면, 바삭한 빵의 겉부분과 함께 아삭 양배추가 씹힌다. 곧이어 마요네즈의 고소함과 함께 새콤달콤을 맡고 있는 케첩이 함께 따라온다. '이 세상에 훨씬 더 좋은 빵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왜~ 난 이걸 또 먹고 있을까?' 먹을때마나 매번 이런 생각을 한다. 만약 비싸고 좋은 빵이 있고, 사라다빵이 있다, 둘 중에 하나만 먹을 수 있다고 한다면, 머리는 그게 아니라고 하는데 손은 사라다빵으로 갈 거 같다.



게눈 감추듯,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만 먹어도 은근 든든하다. 빵을 먹고 나면 밥이 땡기는데, 신기하게도 사라다빵은 밥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빵이 품고 있는 다량의 기름때문일까? 하나를 먹고 났더니, 손바닥에 엄청난 기름이 잔뜩. 아침에 하나, 점심에 하나, 저녁에 하나, 오늘 삼시세끼는 사라다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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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에 있던 이안만두는 사라졌다. 어디로 갔는지 몰랐는데, 롯데백화점 본점(명동)에 뙇!! 백화점에 진출했구나. (업테이트: 2018.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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