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 하지만 결론은 판타지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 하지만 결론은 판타지
2022.09.01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 하지만 결론은 판타지 일드 심야식당의 편의점 버전이랄까?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등장하는 인물 그리고 코로나19 상황까지 소재는 지극히 사실적이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나 결론은 판타지다.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가 만든 이야기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등장하는 인물들이 겪는 저마다의 아픔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풀리지 않을 거 같은 고민도 듣기와 소통을 통해 잘 풀어나간다. 노숙자, 막무가내 아들, 절필을 고민 중인 희곡작가, 왕따 소년, 상꼰대 고깃집 주인장 등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우리네 인생도 결국은 해피엔딩이면 좋겠다. 1권에 이어 2권까지 밀리의 서재(한달 무료쿠폰이 생..
히가시노 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 | 유괴인듯 유괴아닌 완벽한 게임
히가시노 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 | 유괴인듯 유괴아닌 완벽한 게임
2021.02.25히가시노 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 | 유괴인듯 유괴아닌 완벽한 게임 음식 편식만큼 작가 편식도 심하다. 추리물을 좋아하다보니,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은 최신작이 아니더라도 꼭 찾아서 본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는 잔인한 살인이 난무하는 스릴러물은 아니지만, 짜릿한 반전이 있는 소설이다. 최신작은 아니지만, 반전이 핵심이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을 생각이다. 잘나가는 광고회사 직원 사쿠마는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높게 평가하는 인간이다. 그런 그가 심혈을 다해 준비한 닛세이 자동차 광고 기획안이 무산됐다는 통보를 받았으니 화가 아니 날 수 없다. 자신보다 못한 후배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새로운 기획안을 준비해야 하니, 꼴보기 싫을 거다. 옛말에 배고픔은 참아도 배아픔은 못 참는다고 했다. 그러니 자..
조정래의 천년의 질문 |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조정래의 천년의 질문 |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2020.09.01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 이것 참 씁쓸하구먼이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고 난 후, 그 유행어가 생각났다. 천년의 질문도 마찬가지였으나, 그 강도는 훨씬 강했다. 왜냐하면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지나온 역사에 내가 살던 시대가 아니지만, 천년의 질문은 바로 지금, 현재를 다루고 있어서다. 그나마 긍정적인 결말이라 조금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막 좋거나 기쁘지만은 않다. 계란으로 바위를 깨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계란이 필요할까? 다섯개의 권력집단이란, 입법, 사법, 행정의 국가권력과 재벌들의 중심으로 한 경제권력 그리고 국민 우매화의 여론 조성에 앞장선 언론권력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인물은 장우진기자, 곁다리인지 주조연급인지 재벌의 비리를 낱낱이 보여주는 성화재벌..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녀의 이야기는 역사가 된다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녀의 이야기는 역사가 된다
2020.06.25소설이란 장르에 넣을 수 있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있기도 하지만,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는 소설이라는 장르에 넣기에 너무나 아깝다. 왜냐하면 허구 이미지가 강한 소설로 이 책을 포장하기엔 내용이 너무나 사실적이기 때문이다. 작가 본인의 이야기로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지만, 읽다보면 일제강점기에서 해방 그리고 6·25전쟁까지 아픈 근대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기억력이 참 대단하네 하면서 재밌게 읽어 나갔지만,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아픈 역사가 보이는 순간, 이건 소설이 아니라 역사서다. 교과서라는 무게감 때문일까? 교과서에 실린 내용은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주로 임금, 장군 등 힘 깨나 있는 높은 사람들을 주로 다룬다. 세종때는 이런 일이, 고종 때는 이런 일이 등으로 시대와 ..
히가시노 게이고의 녹나무의 파수꾼 | 긴장감 일절없는 잔잔한 따스함
히가시노 게이고의 녹나무의 파수꾼 | 긴장감 일절없는 잔잔한 따스함
2020.05.21히가시노 게이고하면 스릴러다. 그의 대표작 중 대부분이 스릴러 소설이지만, 은근 따뜻하고 동화같은 소설도 많다. 감성 복수극 유성의 인연에 이어 편지라는 매개체로 독특한 시간여행을 보여준 나미야의 잡화점은 강렬함보다는 부드러움을, 긴장감보다는 힐링을 준다. 작년부터 엄청나고 묵직한 대하소설만 읽다가, 모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이 없을까 밀리의 서재를 뒤지다 녹나무의 파수꾼에서 시선을 멈췄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 소설이고, 나미야의 잡화점처럼 따뜻한 감동소설일 거 같아서다. 역시나 예상은 틀리지 않앗다. 거센 파도가 아니라 잔잔한 파도가 천천히 왔다가 천천히 사라지는, 긴장감은 단 1도 없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커다란 비밀이 하나 있지만, 굳이 미리 찾아 내거나 복선의 의미..
조정래의 태백산맥 | 16,500매에 담겨 있는 역사의 진실
조정래의 태백산맥 | 16,500매에 담겨 있는 역사의 진실
2020.03.022권이 더 많은 아리랑은 두달만에 다 읽었는데, 태백산맥은 4달이나 걸렸다. 아리랑은 작년에 처음 읽기 시작해 끝을 봤지만, 태백산맥은 1권만 대여섯번 정도 읽었던 거 같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무조건 읽어야 했기에 시작을 했다가 100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어려워서 포기를 했다. 몇 년 후 다시 도전했다가 또 같은 이유로 포기, 그렇게 몇번의 거듭하다 아예 손을 놓아버렸다. 3년 전 벌교로의 여행에서 태백산맥 문학관을 시작으로 영화 촬영지처럼 소설에 등장한 곳을 찾아다녔다. 이번에는 기필코 꼭 성공하리라 다짐했건만, 역시나 2권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여름 아리랑부터 태백산맥 그리고 한강까지 이번이 아니면 죽을때까지 성공하지 못할 듯 싶어, 즐겨듣는 팟캐스트에 게임앱까지 다 삭제하고 ..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 꿈을 포기하지 마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 꿈을 포기하지 마
2019.05.09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인해 스마트폰 겜을 관뒀더니, 책 읽는 시간이 겁나 많아졌다. 매월 리디북스에 6,500원을 결제하고 있는데, 요즘은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일주일에 한 권으로 나름 목표까지 정하고 전자책 삼매경 중이다. 갑질의 우울함을 날려버릴 소재로 스파이 소설을 골랐다. 도로시 길먼의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출판사 북로드)이다. 제목만 보면 스파이물이 확실한데, 부인은 또 뭘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또는 오베라는 남자와 비슷한 계열인 거 같은데, 스파이가 주는 강렬함에 책장을 넘겨 아니 터치했다. 시대는 1960년 후반 아니면 70년대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인터넷 이딴 건 전혀 없고, 전보가 나오고 공산당이라는 용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가 끝나기 전으로 스파..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2019.04.253년 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다시 읽었다.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한때는 그의 필력에 미쳐있었는데, 추리소설에 빠져 멀리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의 작품은 무코다 이발소다. 공중그네가 갖고 있던 엽기는 사라졌지만, 명랑 유쾌 발랄은 여전하다. "무코다 이발소는 홋카이도 중앙부에 있는 도마자와 면에서 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 않은 1950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옛날 이발소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래된 이발소와 한적한 시골마을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다. 제목대로 소설의 주인공은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장 무코다 야스히코다. 그의 나이 쉰세 살, 스물여덟에 아버지로부터 이발소를 물려받은 후로 사반세기에 걸쳐 부부 둘이 이발소를 끌고 오고 있다. 늘 똑같은 일상만 반복되는 작은 시골 마을, 이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마산장 살인사건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마산장 살인사건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2019.01.20전자책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한 달에 6,500원은 꽤나 달콤하다. 책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하지만 무겁다, 짐만 된다는 이유로 종이책을 멀리했었다. 전자책은 편리하지만, 종이를 넘기는 맛이 없어서 또 멀리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자책을 달고 산다. 왜냐하면 아까운 내돈 6,500원이 공중으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읽을 책은 계속 쌓여만 가는데, 아직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살짝 물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끝까지 달려볼 생각이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일까? 아니면 독서보다는 딴짓을 더 많이 하는 것일까? 작년 11월에 다운받은 책 중 골든아워가 2권이니 총 5권을 읽었다. 그나저나 책 리스트가 다 살인이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겁나게 사랑하고 존경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린의 날개 - 뜨거운 부성애 & 눈물나는 반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린의 날개 - 뜨거운 부성애 & 눈물나는 반전!!
2017.06.08히가시노 게이고 왕팬답게 또 읽었다. 기린의 날개 전에 읽었던 천공의 벌은 원전을 다룬 소설로, 약한 미스터리에 강한 메시지라서 읽는 내내 답답하고 무거웠다.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는 기린의 날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쫀쫀한 미스터리 장르겠구나 했다. 그래서 선택했고, 그런 줄 알았다. 범인이 누구인지 작가보다 먼저 밝혀내야지 하면서, 기를 쓰고 읽었다. 기린의 날개는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는 미스터리 장르 소설인데, 눈물 나는 반전으로 인해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순간 놀랍지 않았다. 대신 뜨거운 부성애가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방황하는 칼날'이 부성애를 다뤘다. 영화를 먼저 봐서 원작은 읽지 못했지만, 영화 내내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성의 인연 - 감성 복수극!!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성의 인연 - 감성 복수극!!
2016.11.08이런 복수극이 또 있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라서 가능한 감성복수극, 유성의 인연. 왜 진작에 안 읽었는지, 후회가 된다. 14년이 지난 후에야 밝혀진 잔인하게 부모님을 죽인 살인범. 막판에 엄청난 반전이 숨겨있을거라고 생각조차 못했다. 당연히 이 사람은 아니겠지, 그런데 그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가을, 드디어 제대로된 독서를 했다. 눈물을 멈출 수 없는 결말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눈물보다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작된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절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성의 인연이다. 【우리 저 별똥별 같다. 기약도 없이 날아갈 수밖에 없고, 어디서 다 타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 세사람은 이어져 있어. 언제라도 한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다고..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 프롤로그부터 시작된 긴장감!!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 프롤로그부터 시작된 긴장감!!
2016.08.17작가 편식이 엄청 심한데, 더 심해질 거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 때문이다. 프롤로그부터 사람 혼을 쏙 빼놓더니, 결국 열대야를 책과 함께 보내게 만들었다.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면,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대체적으로 지루하다.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고, 그 이야기를 어느정도 끌고 가기 위해서는 주저리주저리 인물들과의 관계나 사건의 연계 등등 초반 작업이 필요한 법이다. 물론 처음부터 엄청난 사건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역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루함은 필요하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소의 소설 몽환화는 프롤로그부터 엄청난 긴장감을 준다. 첫번째 프롤로그는 소설의 현재 시점에서 한참 과거의 어느날, 어느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을 보여준다. 그리고 곧이어 두번째 프롤로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