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놀이공원, 소변 그리고 트라우마
놀이공원, 소변 그리고 트라우마
2015.06.10트라우마란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을 말한다. 그렇다.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내가 겪은 놀이공원 트라우마는 놀이공원을 간 적도 없는데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놀이공원이 처음은 아니었다. 어릴 적에 부모님과 함께 간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는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탈 수 없는 나이였기에, 그저 회전목마로 만족해야 했다. 어릴 때 놀이공원은 제외하고, 바이킹과 롤러코스러를 탈 수 있는 중학생이 됐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가게 됐다. 드디어 그날이 온 것이다. 나이도 오케이, 몸무게도 오케이, 키도 오케이, 이젠 자격이 됐다. 바이킹, 롤러코스터 등등 무서운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자격이 말이다. 소풍은 언제나 행복하고, 전..
가위와 외계인, 꿈 이야기!!
가위와 외계인, 꿈 이야기!!
2015.05.13매일 꿈을 꾼다. 그러나 깨고 나면 기억이 없다. 돼지를 본거 같기도 하고, 로또 숫자를 본 거 같기도 하고, 가끔 강아지가 나오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잠에서 깨면 꿈은 사라진다. 그런데 바로 어제 꾼 거처럼 정확하게 기억나는 꿈. 악몽(꿈)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으로 가위에 눌린 날. 중학교 3학년, 중요한 시험을 코 앞에 둔 어느 날 밤. 내 방으로 불 꺼진 방에서 TV를 보게 되면 나오는 불규칙한 빛이 들어왔다. 그 당시 불투명 유리도 된 방문이라 불이 꺼진 방에 있으면, 거실 형광등 불빛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 날은 거실 형광등 불빛이 아니라, TV에서 나오는 불빛이 춤을 추는 거처럼 이리저리 불규칙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와 동시에 들려온 아빠 목소리, "내일이 시험이라면서, 공부 안하..
참 고마운 사람 - 버스 안에서...
참 고마운 사람 - 버스 안에서...
2015.05.08퇴근 길, 만원버스. 000 정류장에 버스가 멈췄고, 뒷문이 열리자 하나 둘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 많았고, 탈 때는 앞문 내릴 때는 뒷문이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깨지더니 뒷문으로도 사람들이 마구 타기 시작했다. 좀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콩나물 시루 버스가 되어 버렸다. 버스 기사는 내리고 타는 사람이 없자 뒷문이 닫았다. 그런데 그때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저기, 차 문 좀…" 버스 기사는 그녀의 목소리를 절대 들을 수 없었다. 숨 쉴 공간도 없이 꽉 막힌 만원버스 안에서, 작고 작은 목소리는 기사에게 가기도 전에 중간에서 산산이 흩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더 크게 말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버스 안 모든 사람들에게 다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말할..
도를 믿으십니까? 그만 좀 보자!!
도를 믿으십니까? 그만 좀 보자!!
2015.04.30언제 당신을 처음 만났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문득 당신은 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더니 "저기요~"하면서 말을 뗐지요. 저는 당연히 길을 헤매고 있는 불쌍한 어린 양인 줄 알고 당신을 쳐다봤습니다. 그런데 그만… 당신은 제가 생각했던 말과는 전혀 다른 말을 했습니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000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해야 하는데, 당신은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막걸리는 잠시 헷갈려 할 때 당신은 그런 저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바로 들이댔습니다. "혹시 도를 믿으십니까?" 아~ 그렇습니다. 당신은 친절하게 다가와 저를 멘붕에 빠지게 했으면, 그걸 놓치지 않고 바로 훅을 날리셨지요. 그렇게 한번 두번 당한 저는 어느덧 딱딱한 딱지가 생겼고,..
아파트 냄새 = 부자 냄새
아파트 냄새 = 부자 냄새
2015.03.30어렸을 때,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왜냐하면 밖에 있는 화장실이 싫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 밤 신호가 오면 정말 정말 가기 싫었다. 요강이라는 기특한 물건이 있어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냄새 나는 푸세식 화장실이 너무 싫었다. 시커먼 연탄도 싫었고, 이불을 코까지 덮어야 했던 웃풍도 정말 싫었다. 매 끼니마다 음식을 부엌에서 방으로 운반해야 했던 부엌도 참 싫었다. 연탄가스 중독은 아니지만, 가스 냄새도 싫었다. 그나마 좋은 점은 막 뛰어 놀 수 있다는 정도. 이걸 제외하면 주택이었던 우리 집이 참 싫었다. 화장실과 부엌을 가기 위해서는 항상 신발을 신어야 했던 우리 집. 유치원때 까지는 모르다가 초등학교(국민학교였는데^^)에 들어가고 난 후부터 부모님에게 우리도 아파트에 살자고 투정을 ..
헌팅의 기술 - 버스 안에서...
헌팅의 기술 - 버스 안에서...
2015.03.24일요일 저녁 8시쯤,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빠르게 걸으면 집까지 3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지만, 이상하게 버스를 타고 싶었다. 아마도 헌팅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인 듯. 한적한 버스였는데, 나처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는지 평일 퇴근시간도 아닌데, 순간 만원 버스가 되어버렸다. 사람들 틈에 낑겨서 탔으나, 내 자리는 버스 좌석 두번째 자리 부근이었다. 앞에 한 사람이 더 있어서, 손잡이 윗부분을 잡으면서 그렇게 멍하니 버스 밖 풍경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내 앞에 있던 여성분(60대 초반으로 추정, 그녀라고 칭함)이 갑자기 빈 의자도 없는데 자리에 앉으려는 포즈를 취했다. 의자에 앉아 있던 남성분(60대 초중반으로 추정, 그라고 칭함)이 당황해서 본인 자리에 앉으라고 하면서 일어섰는데, 그녀는..
[푸드메모리 2화] 영원한 외식메뉴 1등은 뭐니뭐니해도 짜장면~
[푸드메모리 2화] 영원한 외식메뉴 1등은 뭐니뭐니해도 짜장면~
2015.02.12푸드메모리란, 파일은 400여개, 용량은 12기가, 3대의 뚝딱이 디카와 캐논 dsrl 그리고 아이폰과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10년이 넘도록 찍고 모은 음식 사진들을 정리해서, 나만의 푸드 메모리를 만들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나만의 음식이야기이다. "오늘은 아빠가 쏠테니, 우리 가족 외식하자." "아싸 신난다. 아빠 최고." "그럼 우리 공주님 뭐 먹고 싶어요?" "난 짜장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영원불변의 외식메뉴는 단연컨데 짜장면이다. 솔직히 요즈음 잠시 고민에 빠지긴 하지만, 그래도 외식이란 말이 나오면 자동적으로 짜장면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이제는 거창한 외식메뉴는 아닐지언정 그래도 짜장면은 영원한 외식메뉴 1등이다. 단무지와 양파 그리고 춘장만 봐도 두근두근거린다. ..
[푸드메모리 1화] 뜨끈 뜨끈한 국물 납시오~~
[푸드메모리 1화] 뜨끈 뜨끈한 국물 납시오~~
2015.01.28푸드메모리란, 파일은 400여개, 용량은 12기가, 3대의 뚝딱이 디카와 캐논 dsrl 그리고 아이폰과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10년이 넘도록 찍고 모은 음식 사진들을 정리해서, 나만의 푸드 메모리를 만들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나만의 음식이야기이다. □ 복지리(복맑은탕) - 부산 금수복국 안해도 되는 과음을 전날 엄청나게 했다. 진짜 해장의 왕인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술 마신 다음날 복지리를 먹으면 숙취가 한방에 사라진다는 그 말이 정말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엄청나게 달려 지친 몸으로 금수복국으로 향했다. 복맑은탕(복지리)은 해장의 킹답게 가격대가 좀 나간다. 비주얼만 보면 맹탕같은 국물에 콩나물과 미나리 그리고 복어가 들어있다. 해장국은 얼큰해야 한다고 믿고 있던 나에게, 맘에 ..
명절 연휴 전날, 꼭 해야 하는 중대한 프로젝트!!
명절 연휴 전날, 꼭 해야 하는 중대한 프로젝트!!
2015.01.02똑같은 1월 1일이지만, 신정과 구정이라는 이름으로 기나긴 명절 연휴가 있었다. 지금은 양력 1월 1일 신정이 하루만 쉬는 간단명료한 명절인 듯 명절 아닌 명절 같은 명절이지만, 어릴 시절 신정도 당당히 3일을 연달아 놀 수 있는 큰 명절이었다. 물론 겨울방학으로 12월 31일도, 1월 4일도 똑같은 연휴이지만, 명절만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왜 달랐을까? 우선 먹거리가 많았다. 명절이라고 부치고 지지도 볶고 끓이고 며칠 전부터 고소한 기름냄새에 괴기냄새까지 엄마들은 명절이 싫다고 하지만, 나는 먹을게 많아 너무 좋았다. 하지만 먹거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좋아했던 건 아니다. 먹거리와 함께 다양한 볼거리 선물을 줬던 방송사의 명절 특집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큰 집도 아니고, 차례 지내려 시골에 내려가지도..
크리스마스 선물 대소동!!
크리스마스 선물 대소동!!
2014.12.27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어릴 적 크리스마스는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교회에 다니는 친구처럼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고, 캐롤도 부르면서 24일 산타할아버지를 밤새 기다리고 싶었다. 그러나 사월초파일은 새벽부터 바쁜 하루를 시작하지만, 12월 24일부터 25일은 그냥 여느 날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하는 24일은 그저 여느 평일이었고,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25일은 쉬는 날이었다. 일요일 같은 날로, 하루 종일 잼나는 프로그램을 많이 해주는 날,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그런 날이었다. 동화책이었나? 영화였나?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존재를 알게 되었고, 착한 일은 하면 선물을 준다는 그 할아버지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굴뚝과 트리가 필요하지만, 우리 집에는 있을 리 없었다. 그때..
김장과 함께 하는 연례행사 만두!!
김장과 함께 하는 연례행사 만두!!
2014.12.23김장을 하기 위해서 아직 먹지 못한 작년 김치를 해결해야 한다. 양 조절이 안 되는 어무이인지라 먹어도 먹어도 김장을 할 때가 되면 전년도 김장김치가 엄청 많이 남게 된다. 시큼한 냄새에 배추인지 물인지 분간이 되지 않은 녀석은 눈물을 머금고 과감히 버려야 하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녀석들은 김치찌개에 고등어 김치찜에 여러가지 음식으로 재탄생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그냥 두고 먹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럼 계속 계속 김치를 묻기 위해 땅을 계속 파야 하고 세월이 좋아져 김치냉장고라는 기특한 녀석을 만나 땅을 팔 이유는 없어졌지만, 매년 새로운 냉장고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신상을 위해 구식은 사라져줘야만 한다. 해도 해도 여전히 줄어들지 않은 김치를 한번에 처..
11시 11분 – 행복을 주는 숫자!!
11시 11분 – 행복을 주는 숫자!!
2014.12.15작고 동그란 원 안에 그려져 있는 1부터 12까지의 숫자와 긴 침과 작은 침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는 얇은 침까지, 아날로그 시계는 참 어려웠다. 12:01처럼 숫자로 시간이 나오는 디지털 시계는 나쁘다고 하면서 봐도 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아날로그 시계를 가지고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고 항상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왜 그러냐고, 왜 숫자시계를 보면 안되냐고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저 어려운 아날로그 시계로 시간을 보는 공부를 했었다. 그 영향인지, 성인이 되도록 디지털 시계는 시계가 아니라고 터부시했었다. 몇 번 손목시계를 바꿨지만 크기와 디자인이 다를 뿐, 무조건 아날로그 시계였다. 나에게 있어 디지털 시계는 그냥 있어도 무시하는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다 휴대폰을 만나게 되고, 언제부터인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