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을하늘이라고 하고 싶은데, 너무 덥다. 그나마 폭염 & 미세먼지가 아니라서 좋다고 해야하겠지. 지난 주말, 덕수궁 돌담길이 아닌 창덕궁 돌담길을 걸었다.
오늘은 담장 넘어 보이는 궁궐에 만족하기로 하고, 창덕궁 맞은편에 있는 원서공원으로 향했다. 북촌 우리음악 축제를 보기 위해서다.
원서공원은 현대 건물 옆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계단을 올라가야 공원이 나온다. 처음에는 공원인줄 모르고 지나쳤다가, 한참을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기존에 알고 있던 뻥뚫린 공원과는 많이 다르다. 이런 곳에서 국악공연을 하다니, 진짜 일이 아니었다면 창덕궁은 가더라고 여기는 절대 아니 갔을 거 같다.
북촌마을에서 하는 우리음악 축제, 북촌이라는 지역 특성에 어울리는 공연인 듯 하다. 20일, 21일 이틀동안 진행된 공연인데, 원서공원과 다른 2곳에서 다양한 국악공연을 했다. 20일 첫날, 동방박사와 중앙가야스트라 공연을 보기 위해 10분전 도착을 했다.
축제라고 하는데 사람이 너무 없다. 10분 후에 본 공연이 시작되는데, 관객이 없어도 너무 없다. 공원에서 하는 야외공연 + 국악 공연이라고 해서 특이해서 왔는데, 홍보가 부족했던 탓일까? 아니면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하긴 하늘은 가을하늘처럼 보였지만, 찜통 더위는 여전했다. 이거 공연을 보기도 전에, 더위부터 먹을까봐 걱정을 했지만, 감질나게 불어오는 바람과 그늘로 인해 그나마 견딜만 했다. 얼마 못가서 휴대용 선풍기를 옆에 끼고 있어야 했지만...
4시가 됐는데, 여전히 관객이 별로 없다. 원서공원에서 하는 야외공원은 4시부터 9시까지 한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해가 지면 좀 나아지겠지 했다. 아쉽게 해가 지기 전에 이 곳을 나와서,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4시가 되자, 원서공원내 tree 스테이지에서 동방박사의 공연이 시작됐다.
동방박사란 한국음악을 바탕으로 하는 4인조 재즈그룹이란다. 전통악기인 피리를 중심으로 한국적 색채를 재즈적 감성으로 풀어낸다고 하던데, 국악이라고 해서 전통적인 국악을 생각했던 나에게 동방박사의 공연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가운데 피리부는 남자를 중심으로 콘트라베이스와 기타 그리고 사물세트까지 우리음악인듯 우리음악이 아닌 공연이었다. 친근하다가, 낯설다가, 별 기대없이 갔는데 다리를 타고 오르는 개미의 간지러움도 모른체 완전 빠져버렸다.
동방박사의 시간여행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원서공원내 큰 나무 뒤에는 또다른 무대가 있는데, 메인 stage라고 한다. 공연당 40분이지만, 가만히 앉아서 듣지 않고 개미로부터 공격당하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걸으면서 들었다. 작은 공원이라서 어딜가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가 메인 스테이지. 하늘은 참 좋은데, 날씨는...
왼편에는 여전히 동방박사의 공연이 계속 되었고, 오른편에는 다음 공연을 위해 중앙가야스트라가 준비중에 있었다. 딱 중간에서 이쪽도 보고 저쪽도 보고, 내 맘대로 하면서 축제를 즐겼다. 이게 바로 야외공연의 매력인 듯. 더불어 북촌 우리음악 축제는 무료공연이다. 시원한 실내에서 보는 공연도 좋지만, 이렇게 야외에서 즐기는 공연도 좋은 거 같다. 지루하게 가만히 앉아 있을 필요도 없고, 그늘을 찾아, 좀더 시원한 곳을 찾아 이동하면서 즐기는 자유로움이 있어 좋았다.
4시 40분이 되자, 중앙가야스트라의 공연이 시작됐다. 중앙가야스트라는 중앙대 출신 연주자들로 구성된 가야금 오케스트라이다. 첫 곡은 전통 가야금 연주가 아닐까 했는데, 완전 반전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마이클잭슨 형님의 "your not alone"이다.
뭐니뭐니 해도 우리 음악이 짱인 거 같다. 가야금 소리가 이렇게나 좋은지 다시 알게 됐다. 이렇게 좋은데, 클래식이니 팝이니 가요니 이런 음악 위주로만 들었던 내가 살짝 부끄러워졌다. 앞으로는 우리 음악 좀 들어줘야겠다. 올해는 일때문에 투덜거리면서 갔지만, 내년에는 돗자리에 얼음물까지 제대로 준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즐겨야겠다. 무료공연이라서 내심 무시를 했었는데, 전혀 그런 공연이 아니다. 무료라서 참 고마운 공연이었다.
추가로 한곡 더, 중앙가야스트라의 투명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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