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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완벽한 비밀

 

제목만 봐도 스릴러 연극임을 예측할 수 있는 '완벽한 비밀'. 얼마나 완벽한 비밀이기에, 그 궁금증을 풀고자 완연한 가을 주말 대학로 까망소극장으로 향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연극 대박(이런말 진짜 싫어하는데, 얼마나 좋았음...^^)나야만 한다. 진짜 연극다운 진정한 연극이었기 때문이다. 탄탄한 스토리에 무서울만큼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다.

 

 

연극 완벽한 비밀

포스터 속 천명석이란 인물에게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데, 왠지모를 슬픔까지 느껴지는건 대체 뭘까?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무언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저 주인공에 대한 의문을 아니 가질 수가 없구나.

 

 

연극 완벽한 비밀

다른 소극장과 달리, 까망소극장은 지하가 아닌 3층에 있다. 지하는 살짝 답답했는데, 여긴 지상이라 공기가 탁하지 않을거 같다. 건물 앞 매표소에서 티켓을 받고, 석마빌딩이라고 나와 있는 저 곳으로 들어간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극장이 나온다. 3층이니 걸어가도 되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 그냥 편안하게 기구(?)를 이용했다.

 

 

연극 완벽한 비밀

까망 소극장보다는 오징어 보쌈 간판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역시 빨간 간판이 눈길을 확 잡는구나.

 

 

연극 완벽한 비밀

티켓도 포스터도 카리스마 작렬이네. 밤에 보면 왠지 무서울거 같다.

 

 

연극 완벽한 비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극장이다. 공연 1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따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밖에서 기다리다가 올라가는게 좋을거 같다.

 

 

연극 완벽한 비밀

소극장답게 총 좌석은 88석이다. 티켓을 받을때, 원하는 좌석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첨 가는 곳이라 그냥 좋은 좌석으로 주세요 했다. 두번째줄 가운데 좌석이었는데, 생각보다 관객이 별로 없어, 나와 같이 간 지인만 두번째 줄을 차지했다. 별로 재미없는 연극이라서 이렇게 사람이 없나 했는데, 몰라서 없었던 걸로 결론을 내렸다. 왜냐면 배우들의 미친(?) 연기는 기본, 암전 속 소리만으로도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다.

 

 

연극 완벽한 비밀

까망 소극장은 등받이가 있다. 지상인 점도 맘에 드는데, 등받이까지 있어 참 좋구나. 앞뒤 공간이 좁지만, 등받이가 있어 그나마 연극을 보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좌석 번호는 등받이 뒷편에 나와 있다.

 

 

무대는 부잣집 거실이다. 왼쪽 파란 조명이 있는 곳은 테라스고, 오른쪽으로 다른 곳과 살짝 다른 하얀색 공간은 욕실이다. 저 욕실에서 음음... 여자 주인공이 에헴...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 직접 보여주지 않아도 실루엣과 소리만으로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된다. 

 

 

연극 완벽한 비밀

공연 시작 전 주의사항을 알려준다. 휴대폰은 어떻게 하고, 음식은 어떻게 한다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한번 알려준다. 그리고 바로 암전이 되고 완벽한 비밀이 시작된다. 암전 속에서 누군가 지포라이터를 켜는 소리가 들린다. 한번 두번 세번 그리고 서서히 무대가 밝아지면서, 카리스마 덩어리 남자주인공이 무대 중앙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연극 완벽한 비밀

"가질 수 없으면 버리는게 나아." 유능한 벤처기업가인 천명석에게는 예쁜 부인이 하나 있다.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사랑에 배신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복수를 위해 완벽한 비밀을 시작하게 된다. 남자주인공인 천명석은 완벽한다. 일도 사랑도 완벽하지만, 물건 정리에 있어 완벽한 정리 아닌 결벽증이라고 해야겠다. 지갑, 휴대폰, 라이터, 담배 등등 테이블에 각 맞춰 진열해 놓고, 더러운 무언가를 만질때는 항상 골프장갑을 낀다. 더불어 예쁜 아내의 바깥 활동을 병적으로 싫어한다. 소유 =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1인이다.

 

 

연극 완벽한 비밀

"사랑, 그게 사랑일까? 그건 소유야." 사랑했기에 결혼했지만, 자신의 능력을 무시하는 남편이 너무 싫다. 춤을 전공했기에, 교수의 추천도 있고 본격적인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싶지만, 남편은 무조건 반대만한다. 누가 봐도 완벽한 남편에 완벽한 아내로 보이지만, 그들에게 서서히 틈이 생긴다. 그리고 그 틈으로 누군가 들어온다. 더블캐스팅으로 한설희 배우의 신소임으로 봤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예쁘다. 몸매도 예쁘고, 연기도 예쁘게 잘하고, 여자인 내가봐도 부러울만큼 각선미가 참 예쁘다.

 

 

연극 완벽한 비밀

"아내를 죽여라" 그 틈으로 들어온 한 남자, 정현우다. 천명석의 비서이자, 신소임의 불륜남 그리고 반전의 포인트를 쥐고 있는 또다른 인물이다. 연극 초반에 그의 상반신 노출을 볼 수 있다. 옷을 입어도 되는데, 굳이 벗고 있는건 팬서비스라고 해야하겠지. 흐뭇하게 봤으니 말이다. 완벽한 비밀에 있어 이 남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의 완벽한 변신이 이 연극의 또 다른 축이 되니깐 말이다.

 

 

연극 완벽한 비밀

찌질해보이지만, 셜록홈즈 빰치는 추리력을 갖고 있는 송형사. 걸죽한 사투리가 인상적이다. 살짝 천명석의 친구로 나오기도 하지만, 송형사로 나와 완벽한 비밀을 끝까지 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 중간중간 코믹을 담당하고 있고, 관객과 소통도 하기도 한다. 컵라면을 들고 나오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겼다.

 

 

연극 완벽한 비밀

90분 연극인데 생각보다 너무 일찍 끝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내가 몰입을 했다는 거겠지. 영화와 연극은 확실히 다르다. 그 다름을 완벽한 비밀을 보고나서 느꼈다. 왜, 야구를 TV에서 보는 것과 야구장에 가서 보는건 다르다고 하는지 알거 같다.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 보여지는 것으로 시선은 카메라가 찍는 곳만 볼 수 있다. 그러나 연극은 내 눈이 카메라가 되기에, 대사를 하는 배우에 멈추지 않고, 상대배우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특히 완벽한 비밀은 배우들의 감정이 극한까지 가기에, 대사는 하는 배우와 함께 상대배우의 모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연극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그 정성이 배우들의 연기 속에 그대로 녹아 있어, 나도 모르게 내가 천명석이 되고, 신소임이 되고, 정현우가 된거 같다. 사투리를 못해 어려웠기 때문에 송형사는 제외.

 

스릴러 연극이기에, 스포를 알려주면 안되겠지만, 하나만 딱 하나만 공개하자면, 지포라이터에 주목하길 바란다. 첫장면의 지포라이터가 한번 더 나오기 때문이다. 암전일때 지포라이터의 소리는 무섭다. 여기까지만...^^

 

 

연극 완벽한 비밀

연극이 끝나고 배우 인사때, 무서울만큼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천명석 역을 한 김정남 배우가 살짝 막춤을 보여준다. 아니 저런 모습의 배우였나 싶을만큼 너무 무서웠기에 그의 춤사위에 빵 터져버렸다. 다른 배우들은 가만히 있는데 말이다.

 

 

연극 완벽한 비밀

옆에 있던 여주인공에게 다가가 같이 추자고 하지만, 역시 혼자만 춤을 춘다. 다른 배우들은 당황했던거 같다. "왜 이러세요 선배님" 이렇게 말이다. 뭐 그래도 관객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아직 완벽한 비밀의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라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천명석의 모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기에 말이다.

 

 

연극 완벽한 비밀

무대 앞으로 나가 배우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이 있다. 관객들을 기다리는 배우들의 모습으로, 저 가운데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설희 배우와 함께 찍으면 100% 오징어가 될거 같기에, 도저히 찍을 수 없었다.

 

그동안 내가 봤던 연극은 연극이 아니었음을 알게 해주었고, 연극의 맛을 제대로 알려준 연극 완벽한 비밀. 스릴러 연극의 진수이자, 90분이 30분처럼 느껴지는 연극이기에, 완벽한 연극은 롱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전을 미리 알아 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로 소름에 오한(?)까지 느껴졌던 연극 완벽한 비밀이다. 

 

 

연극 완벽한 비밀

◈ 날짜 : 2014.09.10 ~ 2014.11.02
◈ 장소 : 까망 소극장
◈ 요약 : 90분 / 만15세이상
◈ 출연 : 김정남, 방현준, 황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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