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업사이클 아트센터에 일이 있어 갔다가, 온 김에 광명동굴이나 구경하자 해서 갔다. 역시나 간 김에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전을 한다고 해서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광명동굴은 보길 잘했는데, 라스코 동굴벽화는 괜히 봤다. 본전 생각이 너무나 간절했던 곳,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다.
라스코 동굴벽화는 광명동굴 옆에서 하므로, 광명동굴 방향으로 가면 된다. 가는 길은 2가지, 하나는 계단이고, 하나는 평탄한 길이다. 계단은 광명동굴로 가는 빠른 길이라고 한다. 계단을 싫어하긴 하지만, 햇빛을 더 싫어하기에, 계단을 선택했다.
헥헥거리면서 올라가고 있는데, 가이드온 어플을 설치하면 벽화를 제대로 볼 수 있단다. 가끔 문화생활로 전시회, 미술전을 가는데, 그때마다 얼마의 돈을 내면 작품 설명을 해주는 장비를 대여해 준다는 걸 본 적이 있다. 굳이 돈을 내고 들을 필요가 있을까 하면서, 내 맘대로 관람을 하다보니 보고 나오면 뭔가 허전했다. 여기는 앱만 다운받으며 공짜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잠시 쉬면서 설치를 했다. 가이드온, 라스코 동굴벽화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전시회에 미술관, 박물관까지 은근 많다. 유료가 많긴 하지만, 제대로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들어도 좋을 듯 싶다.
제2매표소. 라스코 동굴벽화때문에 생긴 듯 싶다. 광명동굴 부근에 제1매표소가 있어서다.
라스코 동굴벽화 입장료는 만원, 광명동굴 입장료는 4천원, 통합권으로 구입하면 12,000원이다. 생각보다 라스코가 너무 비싸구나 하면서, 왔으니 둘 다 볼 생각으로 통합권으로 구입했다.
라스코 동굴벽화는 1940년에 발견된 프랑스 남서쪽(도르도뉴 몽티냐크 근처 베제르 계곡의 절벽 위쪽)에 위치한 후기 구석기 시대 크로마뇽인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곳으로, 2,000점 이상의 다양한 암각화와 유물들이 발견된 최대 규모의 문화유적이다. 당연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영화 구니스처럼 18세 소년 마르셀과 친구들은 우연히 동굴에 찾아 들어가 고대의 분위기가 나는 화려한 색감의 벽화를 발견했단다.
고고학자 앙리 브뢰이유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곳은 다른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와 비교 했을때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당시의 생활상을 상세하고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최대 5m에 이르는 라스코 동굴벽화는 단순한 선과 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동물들의 움직임을 순간묘사로 표현한 역동성, 사실성은 현대미술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으며 선사시대 루브르 또는 석기시대 피카소라 불리게 됐단다.
라스코 동굴벽화는 컨테이너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그런가? 아니면 동굴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그런가? 시원을 넘어 춥다. 어찌나 냉방이 심하던지, 진짜 동굴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동굴답게 조명도 어둡다. 당연히 카메라는 야경모드로 전환했다. 그 시대 동굴주변의 모습인 듯, 배경만으로도 음산한 느낌이 가득하다. 여기에 냉방까지 잘되어 있으니, 공포체험이 따로 없다.
들어가면, 1940년 그때의 모습이 찍힌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밑으로는 헤드폰 그림과 함께 숫자가 표시되어 있다. 바로 가이드온을 듣는 순서를 나타낸 것이다. 고작 사진 2개에 설명은 2분. 몰랐다면 쓱~ 보고 지나쳤을텐데, 오디오 가이드를 들어야 했기에 앞으로 나가는 속도가 엄청 더뎠다. 그래도 없는 거 보다는 있으니 좋긴 했다. 왜냐하면 이곳은 라스코 동굴벽화를 발견부터 보존 그리고 폐쇄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1/10 크기 모형으로 만든 동굴 모형이다. 모형 밑에 보이는 그림은 '저기에 이런 그림이 있지롱~' 하면서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저 하얀 덩어리(석회암)가 벽화인가 했다. 이래서 사전정보가 필요한가 보다.
모형 속 내부는 이렇다. 걸리버가 된 듯한 기분.
현재 라스코동굴은 벽화 훼손의 우려로 실제 동굴을 방문할 수 없다고 한다. 요렇게 첨단기술을 이용해 복제를 하고, 복제작품을 감상한단다. 나는 지금 복제품을 보는 있는 중이다.
복제예술가의 그림도구다. 그들은 구석기 화가들의 물감재료와 유사한 것으로서, 밝은 노랑색은 황토에서, 붉은색은 암갈색 천연안료에서, 검정색은 금속망간에서 얻었다.
실제는 아니고, 실제와 같은 라스코벽화를 보기 위해 동굴로 들어갔다.
어둡긴 하지만 조명은 있다. 근데 무섭다. 후다닥 사진만 찍고 다시 나와서,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소, 양, 말 등의 역동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자세히 볼 수가 없다.
갑자기 불이 꺼지기 때문이다. 불이 꺼지면 보이지 않았던 그림이 나온다고 하는데, 요기만 파란 조명이 들어오고 나머지는 완전 암흑이다. 혼자올 곳이 아니다. 특히 겁많은 사람일 경우에는...
귀에는 자세한 설명이 들려오지만, 집중을 할 수 없다. 함께 관람하는 분들이 있지만, 무서우니 손 좀 잡아주세요라고 말할 수도 없고, 안되겠다. 불이 또 꺼지기 전에 나가야겠다.
벽화를 그렸던 크로마뇽인이다. 초점이 나갔지만, 다시 찍고 싶지 않다.
라스코 동굴벽화가 이런 거였구나. 이렇게 모니터로 감상을 해야 하다니, 겁은 왜이리도 많은 나원참...
라스코 벽화 사진을 보는 곳. 아하~ 이런 곳이구나. 그나마 복제보다는 리얼하게 느껴졌다.
터치스크린으로 벽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인데, 벽화를 확대해서 자세히 보기만 했다. 공간마다 체험 방법이 다른 거 같았는데, 할 줄 몰라서 못했다.
라스코 동굴벽화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번호를 찾아 가이드온을 통해 들으면 되는데, 생각보다 말이 참 많아서 대충 들었다. 어차피 다운을 받았으니, 궁금하면 들어봐야지 했는데 아직도 안 듣고 있다.
라스코벽화의 주인공인 크로마뇽인이 사용한 도구들이다.
마지막은 역시나 기념품점. 본전 생각이 간절한데, 기념품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가이드온이 없었다면, 5분만에 보고 나왔을 것이다. 와~ 멋있다. 와~ 대단하다. 와~ 엄청나다. 이런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앗~ 춥다. 앗~ 무섭다. 앗~ 내돈.
혹시, 광명동굴도 이럴까? 입장료가 4,000원이니 더 엉망이지 않을까? 그런 맘으로 동굴입구로 걸어갔다. 그런데 라스코동굴벽화에서 실망한 나를 광명동굴이 살렸다. 진짜 동굴이라서 더 무서웠지만... 광명동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2편으로 나눠 진행할게요. 볼거리가 정말 다양하고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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