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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회째가 됐는데 이제서야 알았다. DMZ프렌즈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영원히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더 늦게 알았을 거 같다. 아는게 힘이라고, 아니깐 가자. 연천DMZ 국제음악제 그 시작은 예술의 전당에서 한 성공개최염원콘서트다. 연천까지 갈 능력은 안되지만, 예술은 전당은 무조건 고고다. 



마음은 참 자주 오고 싶은 곳인데, 그저 맘만 그렇다.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었던 6일 수요일,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면서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성공개최염원 콘서트는 음악당에서 하므로, 앞으로 앞으로 계속 걷다가 올라가면 된다.



모든 음악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는 대형 책자와 작은 책자 그리고 티켓이 들어 있는 봉투.



공연이 시작되기 전, 산책삼아 밖으로 나왔다. 아차차~ 티켓 인증샷을 안 찍었구나. '나 지금 음악회 왔어요~'



공연이 시작되기 5분 전. 원래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 '죄송합니다. 인증샷 병에 걸려서요.'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책부터 애니 그리고 일드에 이어 영화까지 빠짐없이 다 봤던 작품이다. 지휘자인 치아키 선배와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노다메. 클래식에 관심을 다시 갖게 한 만화다. 이거 때문일까? 빈 공연장을 보는데, 치아키 선배가 나올 거 같고, 노다메가 즐겁게 피아노를 연주할 거 같다. 이제 그만~ 만화는 그만~ 진짜 클래식을 만나야 하니깐.



음... 프로그램은 이렇단다. 그런데 솔직히 봐도 잘 모르겠다. 뭐 굳이 알고 들어야 좋은가? 들어서 좋으면 좋은거지. 라디오에서 듣는 클래식이 아니고 라이브이니 더할나위 없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으니까. 대형 책자에서 작곡가와 음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지만, 솔직히 읽어도 잘 모르겠다. 지휘자에 대해서,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피아니스트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지만, 백번 읽는 거 보다는 한번 듣는게 더 좋을 거 같다.



아직 시작되기 전. 연주자들이 조율을 하는 중이다. 역시 촬영이 안되는데, '죄송합니다.' 잠시 후 박영민 지휘자가 들어오고, 2016 제 6회 연천DMZ 국제음악제 성공개최염원 콘서트가 시작됐다. 역시 역시. 이어폰으로 듣는 클래식보다 훨씬 좋다. 


갑자기 드는 생각, 무대를 기준으로 내가 앉아 있는 앞쪽과 뒷쪽 중 어디가 더 음악이 잘 들릴까? 막연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보다는 뒤가 더 나을 거 같다. 이유는 소리가 오는 거리(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지만, 암튼)가 앞보다는 뒤가 더 짧기 때문이다. 음악을 제대로 듣는 사람은 무조건 뒤로 간다. 혹시 이런 공식이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변을 해줄만한 분이 생각이 났다. 만약 그분이 이 글을 본다면, 알려주세요~~ 



감상 중 불연듯 스치고 지나간 생각, <다름을 인정하면 하나가 될 수 있다>. 후다닥 아이폰을 열고 메모를 했다. 메모를 안하면, 바로 잊어버리기에 어쩔 수 없이 잠깐 실례를 했다. 만약에 지휘자가 바이올린만을 좋아한다고 치자. 그런 그에게는 바이올린만이 음악일 것이다. 다른건 소음으로 들릴 것이다. 누구는 바이올린을, 누구는 클라리넷을, 누구는 호른을, 누구는 피아노를 이렇게 나만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고 한다면, 오케스트라는 절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니, 각각의 악기는 하나가 된다. 다름을 인정하니, 악기들이 갖고 있던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져 하나가 된다. 다름을 인정하니, 누가 잘났고, 누가 못났고 이럴 필요가 없다. 다름을 인정하니, 내편, 네편, 편가르기가 사라졌다. 다름을 인정하니, 지금 우리는 힐링을 그리고 엄청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서야, 오케스트라를 제대로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렵지 않을텐데, 여전히 다름보다는 틀림을 외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 머리 속의 무거움을 드디어 찾았다. 이래서 음악은, 이래서 클래식은 곁에 두고 자주자주 들어야 하나보다. 나부터, 틀림을 인정하고 있는지 찾아보고, 다름을 인정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DMZ 프렌즈하기 정말 잘했다. 이렇게 좋은 공연에, 머리 속 무거움의 원인을 찾았으니 말이다. 19일부터 하는 본격적인 연천DMZ 국제음악제, 마음만은 다 가고 싶지만, 현실은 아마도 1~2번 정도 갈 듯 싶다. 나에게 7월은 클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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