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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요리엔 중국술이 어울린다. 물론 소주나 맥주도 좋지만, 기름진 중국요리에는 높은 도수의 향이 진한 중국술이 더 어울리는 거 같다. 자칭 중국술 마니아라고 하는 지인과 함께 간 곳, 양평동에 있는 중국요리집 호연이다.



당산역에서 내려 거대한 롯데제과 옥외간판을 보고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대로변이 아니라, 골목에 있기에 지도앱은 필수다. 



그냥 동네중국집 분위기는 아니고, 중국요리집 분위기다. 오픈 시간은 모르지만, 마감시간은 9시 30분이다.  



중국요리집답게 메뉴가 엄청 많다. 그래서 저렇게 추천메뉴를 따로 만들어 둔 거 같다. 더불어 세트메뉴도 있으니, 주문은 각자 취향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세트에는 만두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기본찬 등장이오.



가장 먼저 보이차로 식도를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단무지와 양파는 기본인데, 볶음땅콩(일 듯, 안 먹어봐서^^)과 깍두기도 있다.



개인적으로 짜사이로 중국집과 중국요리집을 구분한다. 여기는 짜사이가 나왔으니, 중국요리집. 혼자서 2번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엄청 좋아한다.



오늘의 주인공. 중국술 림해설원 귀주다. 알콜 35도에 용량은 500ml . 고량주 특유의 강한 향은 아니고, 정말 향긋한 꽃향이 나는 술이다. 향이 좋아 목넘김이 좋지만, 술은 술인지라 강렬한 뒷맛이 있다. 강한 중국술에는 역시 중국요리가 정답인 거 같다. 기름진 요리로 인한 느끼함은 향이 좋은 림해설원이 없애주고, 입 안에 남은 강한 알콜의 기운은 기름진 요리가 없애주기 때문이다. 



깐쇼새우(32,000원). 



접시채 먹어도 될만큼 적은 양이지만, 다른 요리들도 있고 일행들도 있기에 덜어서 먹었다. 양념으로 인해 바삭함은 약해졌지만, 새우맛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칠리새우, 깐쇼새우 둘다 같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호연의 깐쇼새우는 중국 향신료가 들어 있어서 그런지, 끝맛에 강한 향이 느껴진다. 본인이 깐쇼새우임을 증명하듯, 임팩트있는 한방을 날려주고 사라진다. 처음엔 낯선 향이라 살짝 거부감이 들었지만, 먹다보니 어느새 익숙해져서 마지막 남은 새우까지 다 먹어버렸다. 



해산물 고기만두인 군만두(8,500원). 



바삭함과 촉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군만두다. 



군만두라서 만두피가 살짝 두꺼운 편이다. 



이번에는 찐만두다. 돼지고기 새우만두, 돼지고기 게살만두 2가지 종류가 있고 가격은 8,500원이다. 



꽃보다 만두라고 하고 싶을만큼, 참 예쁜 만두.



군만두와 달리 엄청난 육즙을 속에 숨기고 있다. 먹을땐 뜨겁지만, 그렇다고 식은 후에 먹으면 맛이 없으므로 어느정도 온기가 남아 있을때 먹어야 한다. 식은 후에 먹으면, 육즙은 사라지고 꽃모양 만두피는 딱딱해져 버린다. 그러므로 만두는 호호 불면서 뜨거울때 먹어야한다. 



자연송이 전복 볶음(65,000원).



양념이 순해서 그런가? 송이를 먹으면 송이맛이 나고, 전복을 먹으면 전복맛이 나고, 표고버섯을 먹으면 표고맛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하나씩 따로 먹는게 좋다.



추천메뉴에 나와있는 해산물 짬뽕(13,000원). 식사용 짬뽕보다는 요리용 짬뽕같다. 비싼만큼 해산물의 퀄리티가 좋다.



질좋은 해산물과 버섯에 비해, 면은 그냥 평범한 면이다. 



그래서 면보다는 국물과 부재료에 집중하게 된다. 커다란 전복도 들어가 있고, 새우에, 능이버섯인가? 암튼 버섯도 좋아 보인다. 그런데 지중해담치가 아니고 홍합이 들어있다. 전복을 선택한 대신, 홍합은 지인에게 양보하는 바람에, 껍질만 가져왔다. 확실히 지중해담치로 알고 있는 작고 까만 홍합은 아니다. 그럼 자연산 홍합인가? 그래서 가격이 비쌌구나 했다. 더불어 자연산 홍합을 먹다니, 여긴 참 좋은 식당이구나 했다.



전복은 하나만 들어 있었는데, 홍합은 하나가 더 들어 있었다. 내가 먹을 운명이었는지, 때마침 일행들은 햐얀 무언가와 불이 나오는 무언가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바람에 쉽게 득템할 수 있었다. 역시 이게 바로 자연산 홍합이구나. 전복은 살짝 비릿한 맛이 느껴졌는데, 요건 쫄깃하고 오도통하니 식감도 맛도 정말 좋았다. 더불어 신선도가 어찌나 훌륭하던지, 껍질에 붙어있는 관자를 먹다가 앞니가 빠지는 줄 알았다. 어찌나 탱탱하게 껍질에 딱 붙어 있는지, 물고 뜯고 돌리고 잡아당기고 등등 생쇼를 하면서 먹었다. 관자를 완벽하게 처리를 한후, 이래서 자연산이 좋구나 했다.


다 먹고 나오면서, 난 이렇게 주인장에게 말했다. 

"여긴 지중해담치가 아니고 국내산 자연산홍합을 쓰시네요." 

"저희는 뉴질랜드산 초록홍합을 씁니다."

"......"


이래서 아는 척, 잘난 척을 하면 안된다. 괜히 말했다가, 창피해서 혼났다. 그런데 뉴질랜드산 초록홍합이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혹시나해서 검색을 해보니, 면역력과 관절염에 좋단다. 그리고 뉴질랜드 청정바다에서 나오는 홍합이라고 하니, 폐타이어에 묶어서 양식되는 지중해담치보다는 나을 듯 싶다. 자연산은 아니지만, 지중해담치가 아니고 홍합이니깐. 비릿한 전복보다 훨씬 맛났던 홍합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맛난 음식들 그리고 향이 좋은 술까지 추운 겨울밤이었지만, 집에 가는 길이 그리 춥지 않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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