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 테크노마트 지하1층에는 푸드코트가 있고, 10층에는 식당가가 있다. 푸드코트가 식당가보다 조금은 저렴한 편이지만, 오픈된 공간이 주는 부담감으로 인해 10층 식당가로 향했다. 고독한 먹블에게 푸드코트는 어색하고 불편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스테이크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간 곳. 신도림 테크노마트 10층 식당가에 있는 스테이크 레이브(Stake Rave)다.
"2004년 하와이 본점에서 출발한 스테이크 레이브는 호주산 청정지역에서 자란 소고기만을 고집하며 6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맛있고 건강한 스테이크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콧수염 셰프가 위에 나와있는 글이다. 호주산에 저렴한 가격이라니, 올만에 칼질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안으로 골인~
너무 썰렁해서 브레이크 타임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아니란다.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면, 식당은 언제나 한가하다. 그리하여 고독한 먹블은 이 시간을 애용하는 편이다.
스테이크 레이브는 크림스프와 피클, 할라피뇨 그리고 물은 셀프다. 셀프바에서 원하는 만큼 알아서 덜어가면 된다.
메뉴가 참 많았는데, 그냥 까르보나라 스테이크(10.900원)에 꽂혔다. 칼질을 하려고 들어왔는데, 결국 나의 선택은 포크질이다.
까르보나라 스테이크가 나오기 전. 모닝빵은 직원이 가져다줬고, 나머지는 셀프바에서 직점 갖고 왔다.
그냥 차가운 모닝빵.
수제피클 & 할라피뇨.
시중에서 파는 크림스프같다. 후추범벅을 해야 그나마 먹을만 하다.
모닝빵과 스프, 따로 먹는 것보다는 요렇게 같이 먹으니 좀 낫다.
어떤이는 빨간색 접시가 식욕을 당기에 한다고 하고, 어떤이는 빨간색 접시가 식욕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둘 중에 뭐가 맞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 빨간색 접시는 식욕을 당기게 했다. 딱히 맛깔나 보이지 않는데, 나오자마자 침샘이 폭발했으니 말이다. 빨간색 접시에 하얀 크림, 얇은 파스타면 그리고 스테이크라고 하기에 너무 불량스러운 고기, 검은색은 올리브, 크림 속에 숨어 있는 버섯과 양파. 그런데 다 먹고 생각해보니, 빨간색 접시때문이 아니라, 배가 고파서 그런 거 같다. 늦은 점심시간이 될때까지 굶고 있었으니, 뭘 먹어도 다 맛나게 먹었을 거 같다.
같이 나온 이유가 있으니, 같이 먹어봤다. 음~ 육즙은 모르겠고, 고기의 거친 식감만 느껴진다. 원래 스테이크는 부드러워서 살살 녹아야 하는데, 요건 꼭꼭 씹어줘야 넘어간다. 고기 맛이 강하다 보니, 파스타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같이 나왔다고, 같이 먹는 건 아닌가 보다.
그래서 따로 따로 먹었다. 스테이크는 머리 속으로 그렸던 육즙이 흐르고, 너무 부드러워서 살살 녹는 그런 고기는 아니었다.
고기의 영향인가? 순간적으로 기대치가 확 줄어든 탓으로 인해 파스타가 참 훌륭하게 느껴졌다. 스테이크라기 보다는 고명처럼 느껴졌던 고기라 더 그랬던 거 같다. 아니다. 이걸 선택한 내가 문제다. 처음 간 곳이니, 직원에게 메뉴 추천을 부탁해야 하는데, 왜 이걸 골랐는지 모르겠다. 이거 하나로 신도림 스테이크 레이브는 이렇고 저렇고 말하면 안되는 법. 스프와 빵은 별로였지만, 다른 메뉴들이 많기에 담에는 제대로 된 스테이크를 먹어봐야겠다. 내가 나에게 주는 숙제, 나홀로 스테이크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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