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누군가는 신도림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구로동이라고 말하는 곳. 시네타운19라는 팟캐스트를 아는 분이라면, 알 수 있는 곳. 중국요리를 살짝 가벼운 가격에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전통 중국집이 아닌, 실내포차에서 중국요리를 만났다. 구로동(신도림) 있는 상하이 포차다.



신도림역에서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방향이 아니라, 테크노마트 방향으로 나오면 포스빌이라는 고층 빌딩을 보인다. 그 건물 지하(라고 해야 하는데, 딱히 지하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에 있는 곳이다.



빛번짐이 심해 옛날 불고기가 잘 보이지만, 내가 갈 곳은 상하이포차다. 계단을 내려가서,



왼쪽으로 돌면 상하이포차를 만날 수 있다.



헉~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니었는데, 벌써 자리가 없다. 여름에는 밖에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하던데, 지금은 한겨울이므로 실외에는 자리가 없다. 그럼 기다려야 하나? 그런데 굳이 기다릴 필요는 없다. 여기 말고 옆에 커피도 마실 수 있고 맥주도 마실 수 있는 작은 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음식을 주문해도 된단다. 술은 당연히 카페에서 주문해야 한단다. 그럼 거기로 가야 하지만, 싫다. 여기서 먹어야 더 맛나게 먹을 수 있을 거 같다는 ㄸㅗㅇ고집 때문이다. 그래서 추운 겨울밤, 밖에서 10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어서 빨리 먹어라~ 먹어라~ 기도를 하면서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밖에 나와 있는 메뉴판을 찍으면서 오늘은 뭐 먹지를 혼자 고민했다. 일행은 아직 오고 있는 중이므로, 오롯이 나만 추위에 떨었다. 그런데 한명 두명 사람들이 자꾸만 왔다. 그때마다 직원분이 나와서, 여기는 꽉 찼으니 요 옆 카페로 가면 된다고 말하자.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이 춥다면서 그곳으로 가고, 나는 또 기다렸다. 


그리고 또 다른 손님들이 오자, 직원은 여기도 카페도 만원이니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순간 '지금 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내가 갔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먼저 안내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저 앞에 있는 직원에게 '나 좀 봐요, 나 아직 여기 있어요~'라고 말은 못하고 그저 직원과 아이컨택을 시도했다. 다행히 날 발견한 직원은 저 손님이 먼저다라고 말해줬다. 그러자 설마 이 추위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표정으로 사람들이 내쪽을 쳐다봤다. '그러게 내가 먼저라니깐요.' 


그런데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는지, 우선 나만 들어가고 늦게 온 사람들은 좀 더 밖에서 떨어야 하는데, 글쎄 3테이블이 동시에 빠지는 바람에 나만 10분동안 밖에서 떨었다. 게다가 일행 역시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도착을 했다. 성냥팔이 소녀도 아니고, 나만 추위에 덜덜덜~ 



빠지자 마자, 바로 또 만원이 됐다.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술집들은 엄청 한산해 보였는데(기다리면서 순찰을 돌았다^^;), 여기는 호떡집에 불이 난 거 처럼 사람이 엄청 많았다. 



테이블을 치우기 전에 자리에 앉았고, 앉자마자 주문부터 했다. 왜냐하면 기다리는 동안 먹고 싶은 음식은 다 정했기 때문이다. 

"여기 이슬이 하나와 유린기 주세요"

"저 아직 테이블 정리가 끝나지 않아서요.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래도 오래 기다린 걸 알았는지, 기본찬인 콩나물국과 단무지는 빨리 줬다. 그리고 주문한 음식은 정말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 중국요리는 빨리 된다는 생각, 손님이 많다면 그렇게 빨리 나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저 단무지와 콩나물로 이슬이를 먼저 시작했다. 그런데 저 콩나물국 뜨끈하지도 않고, 칼칼하고 시원하지도 않고, 보기와 다르게 정말 맛이 없었다. 그나마 단무지가 맛있어서 본 음식이 나오기 전에 추가 리필까지 하면서 먹었다.



유린기(20,000). 바삭한 닭 튀김에 매콤, 새콤, 달콤한 특제 간장소스와 청양고추, 대파, 양배추와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맛이라고 메뉴판에 나와 있다. 이렇게 보면 야채볶음 같은데, 저 아래 바삭한 닭튀김이 들어 있다.



튀김 옷이 과하지 않고, 누린내도 나지 않으며, 바삭하니 식감도 맛도 참 좋다.



튀김만 먹어도 되지만, 간장소스를 살짝 찍고, 그 위에 채소들을 올려서 먹으면 훨씬 좋다. 새콤 달콤은 확실히 느껴지지만, 매콤은 좀 약했다. 간장 순살치킨과 비슷한 거 같지만, 고추, 대파, 양배추가 있어 콜라보다는 역시 술이 어울린다.



시간이 지나, 간장소스를 완벽하게 품은 유린기. 짠맛은 강해지고, 바삭한 맛은 약해졌지만, 누린내는 끝까지 없었다. 



4번째 단무지를 리필하니, 귀찮아졌나보다. 단무지를 엄청 많이 주셨기 때문이다. 바쁜데 단무지만 더 달라고 해서 그런가? 아직 유린기가 남아 있는데, 추가 주문을 했다. 빈 테이블이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이 많았고, 중간에 쉬었다 먹기 싫어서다.



양장피(22,000원). 유린기가 맵지 않다는 일행때문에 주문한 양장피다. 신선한 야채, 해물과 화끈하게 톡 쏘는 겨자소스의 절묘한 만남이라고 메뉴판에 나와 있다. 일반 중국집에서는 구절판처럼 재료를 따로 담아서 나오는데, 여기는 이렇게 나와서 양장피가 맞나 했다. 그런데 은근 양이 많다. 이거 받고, 크림새우까지 먹으려고 했지만,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중국식당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니깐, 양이 적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래서 원산지를 확인해 보니, 돼지고기 국내산, 소고기 호주산, 닭고기 미국, 브라질산, 김치 중국산이란다.



양장피와 함께 겨자소스가 나오는데, 다 부으면 클난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1/3만 부었는데, 양장피는 이렇게 먹으면 안돼 하면서 남김없이 퍼붓었다. 그 덕에 한입 먹고, 코 잡고, 또 한입 먹고 부르르 떨고, 복불복 게임을 했다.



해삼에 오이 당근 양장피 부추 고추 칵테일새우 그리고 게맛살까지 채소가 참 많았던 양장피다. 게맛살 때문인가? 개인적으로 양장피는 좀 아니었다. 



처음 윗부분을 먹을때는 괜찮았다. 톡 쏘는 정도였기에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중간을 지나 바닥으로 가면서 코가 없어야 먹을 수 있는 단계가 찾아왔다. 일행은 먹을만하네 하면서 맛나게 먹었지만, 나는 또 다시 단무지에 빠졌다. 


유린기와 양장피는 정복했지만, 아직 싸워야 하는 녀석들이 많은 관계로 남은 겨울은 여기서 놀고 먹고 마실 듯 싶다.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음식은 몇가지 먹었는지 모르지만 소주는 5병, 남자 3명은 소주 7명, 여기는 술을 못 마시는 분들이 오면 안되는 곳인가 보다. 중간에 술병을 치우지 않은 시스템이라, 테이블마다 엄청난 녹색병들이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남들처럼 그렇게 해보려고 했지만, 결국 칭따오, 이슬이, 처음이 각 한병씩 저조한 성적을 내고 말았다.  




까칠양파와 페이스북 친구하기!! 

까칠양파와 카카오 스토리 친구하기!!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