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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도 아니고, 잘 알려진 골목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골목에 있는 주점에서 놀라운 오뎅을 만났다. 카리스마 작렬 사장님땜에 사진을 자세히 찍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 자주 갈 거 같은 그런 느낌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고척동 작은 골목길에서 만난 부산오뎅주점 오뎅집.



그냥 평범한 여느 동네 술집이다. 주말이나 퇴근하고 집에 올때, 동네친구 한명 불러서 가볍게 한잔하기 좋은 그런 술집이다.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찾은 이웃동네, 우리 동네에는 왜 이런 곳이 없는지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오뎅바는 아니고, 오뎅주점이다. 사장님에게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왜냐고 물어본다. 대체적으로 찍으세요라고 말하기에, 여기도 그럴 줄 았았는데 다른 반응이라 좀 당황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냥 나 이거 먹었어라고 친구한테 자랑하려고요" 이게 이유가 될까? 당황해서 헛소리를 했지만, 사장님은 찍어도 되는데 자세히는 찍지 말란다. 하지 말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 법. 



자세히 찍지 말라는 이유는 아마도 벽에 그려진 그림때문인 듯 싶다. 어릴적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다양한 그림이 있었는데, 이거 하나만 담았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는 이렇게 천막이 있어, 방음은 안되더라도 어느 정도 공간차단은 가능할 거 같다. 혼자와서 마셔도 좋을 듯. 혼날까봐 일어서서 찍지 못하고, 앉아서 몰래 담았다. 셔터소리땜에 몰래라고 할 수도 없지만...



각 테이블에는 물티슈부터 술잔, 수저, 물컵, 앞접시까지 사장님을 부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다 갖춰져 있다. 술과 안주만 주문하면 될뿐, 여기에 다 있으니 이거 달라, 저거 달라 하지 않아도 된다.



탁상용 달력처럼 되어 있는 메뉴판. 사장님 혼자서 주문받고 음식을 만들던데, 아마도 인원을 추가할 수 없어 이렇게 모든 시스템이 셀프인 듯 셀프 아니 셀프가 된 거 같다. 메뉴판 첫장에 보이는 모듬 오뎅이 뭘까? 궁금하면 물어봐야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넘기면 된다.



아마도 사장님은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게 싫은가 보다. 왜냐하면,



뒷장을 넘기니깐, 어묵에 대한 설명이 디테일하게 나와 있으니깐 말이다.



유부주머니와 매운 사각 어묵에 대한 설명. 



오뎅을 제외한 다른 메뉴 중 가장 질문이 많을 거 같아서, 이렇게 추가를 했나 보다. 여기는 아직까지 소주가 3,000원이다. 요즘 소주값 인상으로 4,000원으로 올린 곳이 많은데, 여긴 여전히 3,000원이다. 그래서 또 물어봤다. 사장님 왈, "나도 소주를 즐겨 마시는데 어떻게 가격을 올려." 카리스마만 있는 게 아니라, 따뜻한 맘도 있는 분이구나.



반모듬오뎅(9.300원), 꼬치 6개, 유부주머니 하나. 



매운 사각 오뎅. 고추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징어가 같이 씹힌다. 



맛살 오뎅이라고 해야 할 듯. 여기서 가장 평범했던 오뎅.



오뎅바, 오뎅집에 가면 가장 많이 먹고, 가장 좋아하는 넙데데오뎅인데, 여기서는 찬밥신세가 됐다. 왜냐하면 더 맛난 오뎅들이 많아서다. 



동글이오뎅인 듯. 크기는 작지만, 속은 알차다.



이거 하나만 있으면 100% 싸움이 나는 유부주머니.



2개가 들어 있었는데, 둘 중에 하나는 참진 어묵, 다른 건 매운 당면 어묵이겠지. 개인적으로 매운 오뎅을 좋아하는데, 사각과 매운 당면 어묵으로 인해 나의 사랑 넙데데오뎅은 질투의 화신이 됐다는, 믿거나 말거나. 



무, 양파, 파 그리고 배추가 들어 있다. 국물이 짜다는 게 흠이라면 흠인데, 그런 아마도 불어터진 오뎅을 좋아한 나머지 너무 끓여서 그런 듯 싶다.



와사비가 들어있는 간장이 있긴 했지만, 그냥 먹었다. 짜니깐. 



사진을 찍어야 하니깐, 유부주머니는 내꺼.


부산오뎅주점 오뎅집은 기대 밖, 예상 밖, 생각보다 괜찮았던 곳이다. 몇 번 더 가서 사장님과 친해지면, 함께 술 한잔 마실 수 있을까? 왜냐하면 여자 사장님이니깐. 네이버 이웃님이 알려준 곳인데, 우연히 발견한 식당에서 얻는 뜻밖의 기쁨이었다(이웃님 소개글 인용, 사용해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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