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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에서 매운 고추짬뽕으로 유명한 곳. 영등포구 신길동에 진짜 매운 짬뽕집이 있지만, 거기는 절대 못 가는 곳이니깐, 제외. 예전에 매운거 절대 못 먹는 친구가 이거 먹고 눈물 콧물 다 쏟아내고 왔다면서, 너는 절대 가지 말라고 해서 안갔다. 그런데 기억이란 서서히 잊게 되는 법. 나도 모르게 덜컥 문을 열고야 말았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맞은편, 영등포 소방서 부근에 있는 송죽장이다.



영등포 송죽장, 오래됐고 그만큼 유명한 곳이다. 늘 간판만 보고, 늘 지나치기만 했는데, 오늘은 니가 내 종착역이다.



정말 방송에 많이 나온 곳이구나. 하나하나 다 보려고 했으나, 추운 관계로 그냥 사진만 찍었다.



60년 전통이라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던 곳이다. 세월이 지나도 인기가 있다는 건, 그만큼 맛도 있다는 증거겠지.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 크다. 중앙도 있고, 왼쪽도 있고, 



이렇게 오른쪽에도 공간이 있다. 고독한 먹블이라 혼자 왔는데, 혼자서 먹고 있는 분들이 많아, 당당히 자리에 앉았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직원분이 있었는데, 혼자 왔냐고 작은 소리로 물어봐주셔서 참 고마웠다. 더불어 늘 웃는 모습이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친절왕 제도가 있다면, 꾹 찍어 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짬뽕을 다 먹고 나올때 코에 입에 땀까지 닦은 냅킨을 테이블 위에 그냥 뒀는데, 괜히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이거 내가 치워야 하는데 하고 생각하면서 아래를 보니 휴지통이 테이블 밑에 있었다. 다행이다 싶어, 그분보다 먼저 빠르고 잽싸게 인터셉트해서 버렸다. 



고추짬뽕, 고추짬뽕 노래를 불렀는데, 굴짬봉이 보였다. 이거 흔들리면 안되는데, 그러나 내 입은 나와 상관없이 "고추짬뽕 주세요"라고 말했다. 메뉴판을 달라는 말도 안하고, 의자에 앉지도 않았는데 말이 먼저 나왔다. 굴짬봉은 안동장에 가서 먹는 걸로.



여기는 패스트푸드점이 아니라, 중국집이다. 그런데 단무지와 춘장이 나왔고,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코트를 벗고 있는 중이었다.



코트를 다 벗고, 옆 의자에 올려 놓으려고 하는데, 정말 그러려고 하는데 고추짬뽕이 나왔다. 내가 예약을 했었나 싶을만큼 정말 스피디하게 나왔다. 과장이 조금 있긴 했지만 암튼 정말 빨리 나왔다. 



고추짬뽕(7,000원)이다. 우선 지중해담치는 없고 오징어만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파 혹은 부추로 보이는 초록은 대부분이 청양고추다. 이래서 고추짬뽕이구나. 개인적으로 매운걸 먹으면 땀은 나지 않는다. 대신 코에서 폭포가 흐른다. 보자마자, 오늘은 나이아가라구나 했다.



오징어가 침 실하다. 양도 많고, 바지락인지 조개도 조금 있지만, 해물은 거의 오징어뿐이었다. 그리고 다진 청양고추에 조금은 굵게 썬 청양고추까지 골라 먹다가 퉁퉁 불어터진 짬뽕을 먹을 정도로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고추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국물일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완전 깔끔한 국물이다. 국물만 먹으면 그렇게 맵지 않다. 아마도 캡사이신을 넣고 만든 매운맛이 아니라, 청양고추로 만들어서 그런 거 같다. 그래서 속이 쓰릴 정도의 아픈 매운맛이 아니며, 입술과 혀가 얼얼할 정도의 매운맛이 아니다. 씹어야 맵고, 그 매운맛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이럴때 기분좋은 매운맛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기분좋은 매운맛이 어떤 맛인지 잘 모르겠다. 매운데 왜 기분이 좋지? 그럼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아직 고민 중이다. 기분좋은 매운맛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고자, 한동안 매운맛을 계쏙 찾아 다닐 거 같다. '핑계는~~ 그냥 먹고 싶다고해."(마음의 소리)



짬뽕을 이렇게 예쁘게 먹으면 맛이 없다. 요건 촬영용이다. 짬뽕은 뭐니뭐니해도 머리를 숙이고, 후루룩 후루룩 해야 제맛이다. 다 먹고 난 후에 가슴 언저리 부근에 '나 오늘 짬뽕 먹었소'라고 빨간 국물로 흔적을 남기더라도 터프하게 먹어야 한다. 매운 거라고 주문을 외워서 그랬는지, 코에서 폭포는 흐르지 않았다. 대신 이마가 아니고, 눈 밑 다크서클이 있는 부위에서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몸은 매운 열기로 인해 핫팩이 필요없게 됐으며, 덕분에 한파도 물리칠 수 있었다. 30분만에 그 효력은 사라졌지만 말이다. 더불어 아쉽게도 완뽕은 못했다. 청양고추만 들어 있는 국물을 보니 도저히 마실 수가 없었다.


짬뽕 라면이 대세라고 하지만, 역시 짬뽕은 중국집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아무리 맛나다는 짬뽕 라면도 리얼 짬뽕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한다. 다음에는 굴짬뽕하면 생각나는 그 곳, 을지로에 있는 안동장에나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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