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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문래동은 무서운 동네였다. 하늘에서나 보는 불꽃놀이를 여기는 항상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용접이란 걸 몰랐던 어린 나에게 문래동은 철강 파이프가 불꽃을 튕기고,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잘리는 광경은 흡사 공포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게다가 밤이면 붉은 등이 켜지면서 보이는 모습까지, 낮에는 공포영화로, 밤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눈을 감고 지나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랬던 문래동이 달라졌다고 한다. 철강촌에서 예술촌으로, 다양한 셔터화와 벽화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달라졌단다. 예술촌으로의 변화는 2000년대부터라고 하는데, 선입견때문에 이제서야 문래동의 진면목을 만나게 됐다. 무서움의 공간이었던 문래동이 이제는 정겹고 아날로그 내음이 물씬나는 공간이 되었다.

 

삭막한 동네였던 문래동. 평일은 그나마 사람내음이 나지만, 주말은 아무도 없는 그래서 무언가가 나올듯한 으스스한 기운이 물씬 나는 동네였다. 그랬던 문래동의 변화를 이제서야 만나게 되다니, 눈도 작으면서 겁은 엄청 많은 1인이다. 문래동 나들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밥 먹으러 갔었고, 술 마시러 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래동에 숨어있는 비밀을 찾으러 떠났다. 

 

문래동 예술촌은 이렇게 A구역과 B구역으로 나뉜다고 한다. 거리상으로 보면 넓은 곳이 아닌데, 작은 골목들이 은근 많다. 하나하나 다 찾아다니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볼 수 있을텐데, 출발을 너무 늦게 했다. A구역을 보고나니, 밤이 찾아온 관계로 B구역은 다음으로... 

 

문래동 철강단지가 예술촌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부터라고 한다. 비싼 임대료때문에 홍대서 밀려난 예술가들이 문래동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공장으로 지어진 건물이 많았던 만큼 넓은 공간과 높은 천장, 그리고 저렴한 임대료가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쓰기 안성만춤이었기 때문이란다.

삭막했던 문래동은 이들로 인해 공장 벽과 담벼락에 그림이 생기기 시작했다. 철강촌에 예술가들의 온기가 닿자, 독특한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했고, 그러자 사람들이 몰렸고, 덩달아 카페와 식당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문래동의 변화는 역시 돈이었구나. 그래도 달라짐이 나쁘지 않아서 참 좋다.

 

문래동이 예술촌임을 알려주는 조형물. 그리고 주차되어 있는 오토바이. 하나는 레저용, 하나는 작업용인가?

 

가까이 가서 보니, 용접할때 쓰는 마스크구나. 뉘엿뉘엿 해는 지고, 문래동 예술촌 나들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래동 사거리 교차로에서 용접마스크를 보고, 골목으로 들어오자 만나는 첫 벽화. 그리고 space moom, 어떤 곳일지 궁금했지만 갈 길이 먼 관계로 패쑤. 그런데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가 보인다.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낡은 그림으로 변했지만, 왠지 모를 정겨움이 느껴진다. 여기서 멈췄다면, 엄청 울었을거 같다. 그 이유는↓↓↓

 

옥상으로 가기 전에 만난, 우편함. 삭막한데, 이상하게 따스함이 느껴진다.

 

드디어 만난, 제대로된 벽화. 삭막한 빌딩 옥상의 변화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옥상에서 바라본 문래동 예술촌. 그런데 좀 이상하다.

 

줌으로 당겨서 보니, 벽화들이 다 옥상에 있다. 3~4층 건물들이라 엘리베이터도 없는데, 하나하나 다 올라가서 확인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의 결과는 그냥 여기서 바라보기였다. 망원렌즈가 없음을 한탄하면서 말이다. 저기에 아이유 벽화도 있다고 하고, 마이크를 든 소년도 있다고 했는데, 그냥 있는 셈치자. 엄청 보고싶지만, 이눔의 저질체력이 문제다.

 

문래동 철강단지가 어벤져스2 촬영지였다고 하는데, 이 곳을 어떻게 담았는지 궁금하다.

 

오즈의 마법사 양철나무꾼이다.

 

꽃을 든 깡통 로봇인가?
아무 것도 없다

아니다. 찾아보면 셔터화가 있다(벽화는 아니고 셔터에 그림이 있어, 셔터화^^).

 

영업이 끝나면 예술이 된다

월리를 찾아라 번외편, 마이크를 든 소년을 찾아라. 어디 있을까?? 힌트는 왼쪽 그리고 마이크까지 찾으려고 하지 마시길.

 

괴물?!

시간이 되면 보러 가고 싶다. 순간을 가두다. 어떤 순간들을 가뒀을까? 궁금해진다.

 

영업이 끝나면 예술이 된다

망원렌즈에 이어 광각렌즈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작은 골목, 그냥 지나치면 큰일난다.

 

입구에서 무서운 녀석들을 만났다고 그냥 지나치면 정말 큰일난다. 

 

안으로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빨간 모자를 쓴 소녀를 놓치기 때문이다.

 

앞에 녀석들은 너를 지키기 위한 수호천사였구나. 광각렌즈만 있었다면, 예쁘게 담았을텐데 너무 아쉽다.

 

대나무겠지

 

또 만난 다른 작은 골목. 이번에는 누가 있을까?

 

어머~ 넌 어디서 본거 같은데...

 

모든게 다 예술로 보인다. 예술 맞겠지?

 

지킬건 지키면서...
아날로그 느낌 충만

한국화?! 예술촌답게 참 난해하다. 그래서 예술은 어려운가 보다.

 

조형물인줄 알았는데, 그냥 간판. 전,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그 답은 커밍순!!

 

삭막한 철강단지에서 만나는 자연
추상화 같은 벽화

그 끝에 있던 입체벽화. 평면인데, 신기하게 입체로 보이네.

 

맞은편에는 천사겠지

골목 골목 잘 다니다보면, 레스토랑, 카페, 공방 등등 다양한 샵들을 만나게 된다. 벽화를 찾는 재미와 함께 오늘은 뭐먹지도 함께 찾을 수 있어 좋다. 은근 다양한 식당들이 많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은 식당에서 만난 붉은 꽃.

 

벽화와 호박잎의 콜라보

작은 골목들을 만나는 재미. 이거 하나만으로도 문래동이 좋아진다. 

 

첫 눈 올때까지 손톱에 물든 봉선화가 남아 있다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절대, 네버~ 봉선화는 봉선화일뿐이다. 

 

우주인이 된 고양이

너도 우주인이 되고 싶니? 골목 끝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더 유명한 문래동 예술촌 조형물을 볼 수 있었는데 나의 선택은 유턴이었다. 그 이유도 역시 커밍순~~ 힌트, 배가 고파서!!

 

토막살인? 추리소설을 너무 많이 봤구나. 

 

길 건너가 바로 B구역이다. 저기는 어떤 벽화와 셔터화가 있을까? 이번에 놓친 것들과 함께 또다시 떠나야겠다. 시간이 멈춰있는 곳. 그러나 그 속에 다양한 모습들이 숨어 있는 곳. 삶의 현장이자, 예술이 있는 곳. 무서웠던 철강촌이 이제는 정겨운 예술촌으로 다가왔다.

 

Daum PC와 모바일, 투데이 블로그에 두둥~(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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