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갈하고 어여쁜 고기&김치 반반만둣국 통인동 서촌만두
담음새부터 맛까지 맘에 든 만둣집을 우연히 찾았다. 원래 가고자 했던 곳이 휴무라 서촌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봄은 아직인 듯싶은 겨울바람에 몸이 얼었다. 언 몸을 녹이는 데는 뜨끈한 국물이 딱. 여기에 고기와 김치 만두가 더해진다면 행복은 그리 멀지 있지 않다. 통인동에 있는 개성만두 전문점 서촌만두다.




밖에서 봤을 때, 아담한 규모인 줄 알았는데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은근 많다. 창가와 테라스는 추울 듯싶어, 따뜻해 보이는 곳에 앉았다. 문 옆이라는 거, 쉿~ 비밀이다. 혼밥이라서 바쁜 점심시간은 피해서 왔다고 해도, 너무 휑하다. 알고 보니, 평일에는 낮에만 영업을 한단다. '그럼 제가 마지막 손님인가요'하고 물어보니, 주인장은 네~라고 대답했다.


밖에 있는 메뉴판에는 반반 만둣국이 없어, 주문을 하기 전에 주인장에게 고기랑 김치 중 뭐가 더 좋아요라고 물어봤다. 주인장은 반반을 추천해 줬고, 키오스크에 반반만둣국(14,000원)으로 주문을 마쳤다.




반찬은 적당히 익은 깍두기와 겉절이가 나온다. 깍두기가 더 익었으면 좋았을 듯하지만, 달달한 겨울무로 만든 깍두기라서 상관없다. 겉절이는 양념이 진해서 매운가 했는데, 맵지 않았다. 근데, 매운 음식을 먹으면 찾아오는 속 쓰림이 이날 있었다. 만둣국 때문에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 김치를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은 과거의 내가 후회스럽다.


설거지하기 힘든 백자 그릇에 따끈한 물까지 주인장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김치와 밥은 셀프바에서 직접 가져오면 된다. 만둣국만으로도 포만감은 왔지만, 밥을 아니 말 수 없는 국물이라서 무리를 했다. 너무 많이 먹어도 속 쓰림이 찾아오는 건가? 궁금하다 궁금해.



커피프림 같은 사골육수를 좋아하지 않는데, 맑은 사골 혹은 고기 육수라 맘에 든다. 그래도 요런 국물에 후추는 필수라 톡톡톡 세 번 했다. 참, 김치 3, 고기 2로 보이지만, 고명 아래에 고기만두가 하나 더 들어있어, 3:3 반반만둣국이 확실하다. 고명은 보이는 대로 양지고기, 대파 그리고 김가루이다.



복이 들어올 것만 같은 만둣국에 적합한 모양이다. 개성만두답게 부드러운 만두피에 만두소가 가득 들어있다. 고기, 두부, 당면 그리고 여러 가지 채소가 들어있는데 잘 다져서 과한 저작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식감이 서운하다 싶으면 김치를 추가하면 된다. 의미 없는 반찬은 없다더니, 만두와 겉절이는 잘 어울린다.



고기만두와 달리 김치만두는 우선 빨갛다. 그래서 매울까 걱정했는데, 개성만두답게 맵지 않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고기만두는 만둣국으로 김치만두는 찐만두로 먹으면 더 좋을 듯싶다. 고기에 겉절이를 올렸으니, 김치에는 깍두기를 올려서 찰칵, 백퍼 연출용이랍니다~




고기만두를 하나 남겨두고, 밥을 가져왔다. 볶음밥이 K-디저트라면, 만둣국에 밥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 싶다. 소고기의 육수와 돼지고기의 만두는 국물 속에서 하나가 되고, 고명에 밥 그리고 만두소까지 내용물이 푸짐한 만두국밥이 됐다. 국밥에 김치도 멋진 파트너이니 빠짐없이 챙겨서 먹는다.
우연히 찾았지만, 왜 이제야 찾았나 싶다. 서촌에서 찾은 개성만두 전문점 서촌만두, 너 맘에 들었어~ 전골은 혼자서 무리이니, 칼만두와 콩국수 먹으러 다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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