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큼한 대파가 한가득 들어 있는 육개장 다동 부민옥
달큼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감칠맛이 있게 꽤 달다'이며, 달큰하다는 '단맛이 있다'이다. 둘 다 비슷한데, 이 집의 육개장은 달큰보다는 달큼이다. 왜냐하면 감칠맛이 엄청나니깐. 다동에 있으며, since1956이자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부민옥이다.



육개장은 언제부터 매워졌을까? 맵(순)둥이가 되기 전에는 얼큰해서 좋다고 했지만, 이제는 매운 육개장을 멀리하고 있다. 그래도 좋아하는 음식이다 보니, 가끔씩 생각이 난다. 맵지 않은 육개장이 먹고 싶을 때면, 어김없이 부민옥이 떠오른다. 강산이 한 번은 변할 정도로 오래전부터 알던 곳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결같은 맛이다. since1956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엄청난 세월이니깐.

오래된 곳이다 보니, 대체로 어르신 손님이 많다. 일부러 그분들을 한곳에 모이게 했는지 몰라도, 내가 앉았던 주변은 죄다 어르신뿐이다. 혹시나 듣기 버거운 세상 이야기를 않을까 걱정했는데, 살짝 스치듯 누군가의 이름이 들렸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사골우거지국에 선지국은 어떤 맛일까 궁금하지만, 늘 그러하듯 "육개장(11,000원) 하나 주세요." 왜냐하면 혼밥이니깐.





그때나 지금이나 반찬도 변함이 없다. 국밥 메뉴가 많다 보니,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기본이고 여기에 뜬금없이 멸치볶음이 나온다. 대가리와 똥은 제거해도 좋을 텐데, 통으로 볶았다. 달달함이 추가된 멸치볶음과 달리,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재료의 달달함으로 전체적으로 단맛이 지배하고 있지만, 결이 다르다.



자고로, 육개장은 양지고기와 대파는 기본, 고사리에 토란대 그리고 달걀에 당면 등 내용물이 푸짐하다. 여기에 새빨간 고추기름으로 강렬한 빨간맛인데, 부민옥의 육개장은 다르다. 대파 그리고 양지고기뿐이다. 고추기름이 있긴 하나, 강렬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생색(?)만 낸 듯하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육개장이야 했는데, 지금은 이맛을 느무느무 사랑한다.

집에서 대파와 양지고기만으로 부민옥의 맛을 흉내낸다?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맑고 깊고 감칠맛이 폭풍처럼 감도는 국물맛을 내려면 엄청난 양이 필요할 테니깐. 대파를 얼마나 많이 넣었을까? 대파가 갖고 있는 달큼함을 국물에 우려내려면 몇 시간을 끓여야 할까? 이 한 숟갈에 부민옥의 맛을 따라해 보겠다는 생각을 접었다. 그냥 와서 먹는 게 정답이다.


고기도 대파도 푸짐하게 들어있다. 고기는 적당한 쫄깃함이 있지만, 대파는 흐물흐물하니 흐느적거린다. 형체는 남아있지만, 본연의 맛은 육수가 다 가져갔다. 고로, 맵지 않고 간도 세지 않은 국물이 진국이다.


국물에 적셔서 한입만을 했으니, 본격적으로 먹기 위해 밥을 투하한다. 밥알 하나하나마다 달큼한 육수가 침투하도록 잠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나저나 대파가 정말 많긴 많다.





폭풍흡입의 시간이 왔다. 그냥 먹어도 좋고, 깍두기와 배추김치를 올려 먹어도 좋다. 여기서 멸치볶음은 제외, 반주를 했다면 최고의 안주였을 거다. 부민옥=육개장, 영원히 깨지지 않은 공식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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