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슬고슬 솥밥에 쫠깃한 꼬막은 비벼비벼~ 가산동 단정 (in 현대아울렛)
굴과 매생이만 찾다가 겨울 제철 해산물 꼬막을 놓칠 뻔했다. 직접 사서 씻고 삶을 수 없으니, 남이 해주는 꼬막무침을 내돈내산 하면 된다. 무침만 먹기에는 살짝 아쉬우니, 갓지은 솥밥에 올려 쓱쓱 비빔밥으로 먹는다. 가산동 현대시티아울렛에 있는 단정이다.

오후 3시가 훌쩍 지났다. 일반 식당은 브레이크 타임이라 밥을 먹지 못하지만, 여기는 괜찮다. 늦은 점심 혹은 이른 저녁이라 하기에 애매한 시간이라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혼밥하기 딱 좋은 한산한 분위기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사랑해 마지않는 솥밥을 먹기 위해 7층으로 올라간다.



지난번에는 청정고등어솥밥을 먹었다. 연어 아니면 소고기 스테이크 솥밥을 먹을까 하다가, 지금이 아니면 못 먹을 거 같은 꼬막솥밥(13,000원)으로 결정했다.

혼자서 전세를 낸 듯 아무도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혼밥이라니, 더할 나위 없다. 들어오기 전에 메뉴를 골랐으니, 주문은 테이블에 있는 키오스크로 한다. 다 먹을 때까지 혼자였다가, 계산할 즈음에 누군가 들어와서 바톤터치를 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그리고 뭔가 아쉬운 국물에 조미김까지 기본찬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아무래도 이 조합은 바뀌지 않을 듯싶다. 참, 꼬막무침 양념만으로도 간이 맞아서 수제간장을 추가하지 않았다. 간장인 듯 아닌 듯 소스 같은 간장이다.



솥밥의 장점은 누룽지가 있고, 더운물을 더하면 숭늉이 된다는 거다. 단정은 숭늉을 위해 일부로 누룽지를 만든 듯, 솥바닥을 따라 누룽지가 고르게 퍼져있다. 서둘러 밥을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 다시 뚜껑을 덮는다. 그리고 혼잣말을 한다. '잠시 뒤에 만나자~'

처음 모습 그대로 담아보려고 했는데, 결과는 엉망진창이다. 어차피 비빔밥으로 먹을 거니깐, 괜찮다. 그나저나 담고 나니 밥도 꼬막도 넉넉하다 싶을 정도로 양이 많다. 특히, 꼬막은 수북해서 만끽했다.

밥알이 하나하나 다 느껴지는 잘 지은 솥밥만으로도 행복한데, 여기에 쫄깃쫄깃 아니고 쫠깃쫠깃한 꼬막을 더하니 행복 그 자체다. 굴과 매생이에는 없는 꼬막의 쫠깃함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당연하겠지만, 비빔밥만 먹어도 좋고, 조미김을 더하거나 김치를 올려서 먹어도 좋다. 고슬고슬 달달한 솥밥에 탱글한 꼬막은 폭풍흡입을 아니할 수 없게 만든다.





돌림노래는 아니지만, 누룽지만 먹어도 좋고, 조미김을 더하거나 김치를 올려서 먹어도 좋다. 꼬막은 없지만, 누룽지의 구수함은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

솥밥의 마지막 단계는 기울이기 전법(?)으로,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아무도 없으니 솥을 들고 마실까 하다가, 여전히 온기가 남아 있어 도구(숟가락)를 이용해서 퍼먹었다. 도장을 2개나 깼으니, 다음에는 스테키솥밥이다.
2025.01.01-갓지은 솥밥에 올려진 노릇노릇 고등어구이 가산동 단정 (in 현대아울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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