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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동 콩예원

된장찌개와 청국장은 달라야 한다. 된장찌개는 국물을 떠먹을 수 있어야 한다면, 청국장은 자박자박하게 끓여 국물이 찐득해야 한다. 마치 강된장스럽다고 해야 할까나? 된장찌개와 된장국 중간 어디쯤이 아니라, 되직한 국물에 쿰쿰한 향 그리고 구수함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청국장을 만났다. 광장동에 있는 콩예원이다.

 

콩예원은 서울시 광진구 아찬산로78길 75에 있어요~

건물만 보면 밥집이 없을 듯한데, 총총총 계단을 오르면 콩예원이 나온다. 입구 옆에 있는 안내문을 보니, 최고의 청국장을 만들고자 십여 년을 노력해 왔단다. 그리고 엄선된 국산콩만으로 포천의 깨끗한 물에 불려, 옥황토방에서 2~3일 발효를 한다니, 청국장 맛을 살짝 기대해도 될 듯싶다.

 

자고로 혼밥은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야 한다. 대체로 느즈막에 오는데, 이번에는 서둘러 왔다. 2시간을 예상했던 업무가 일찍 끝나는 바람에 청국장으로 브런치를 한다. 참, 두 번째 손님이었는데, 12시가 되면서 빈 테이블이 점점 사라져 갔다는 거, 안 비밀이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올 때, 오른쪽에 있는 작은 테이블을 눈여겨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찐 감자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잘 먹지도 않으면서, 서비스라고 하니 주문을 하자마자 바로 챙겨 왔다. 이래서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고 하나 보다.

 

감자전에 묵밥이 끌리지만, 혼밥이라서 무리를 하면 안된다. 청국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니, 청국장정식을 아니 먹을 수 없다. 고로, "청국장정식(12,000원) 주세요." 주문을 하고 난 후, 메뉴판을 자세히 보니 쌈과 수육 그리고 떡갈비 정식에도 청국장이 나온다.

 

콩예원 청국장정식 등장이요~
식은 비지찌개 / 아삭한 도라지무침
아삭담백한 숙주나물무침 / 비빔국수가 생각날 정도로 새큼새콤한 열무김치

그리고 비빔나물이 나왔다. 새싹채소, 느타리버섯과 호박볶음, 무생채, 콩나물무침, 고사리나물(일 듯) 그리고 김가루이다. 메뉴판에 6~7종이라고 하더니, 육지 나물 6개와 바다 나물 1개가 나왔다. 비빔나물이라는 이름답게 간은 꽤나 슴슴한 편이다.

 

느낌적인 느낌상 스댕 대접이 최적일 듯싶은데, 유기 대접이 나왔다. 그릇이 주는 이미지 때문일까? 잠시 후, 고급진 청국장 비빔밥을 먹을 거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 좋아쒀~
쿰쿰한 냄새가 안나면 청국장이라 할 수 없어요~

등장하는 순간, 확 퍼지는 꼬릿꼬릿한 청국장 냄새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왜냐하면, 지대로 띄운 청국장은 오랜만이기 때문이다. 강렬한 냄새와 달리 맛은 순하다고 할까나? 구수함은 기본 여기에 담백함을 더했다. 그리고 찌개처럼 물처럼 흐르는 국물이 아니라, 마치 죽처럼 뚝뚝 끊어지는 되직한 국물이다. 

 

아하~ 청국장에 반해 감자를 놓칠 뻔했다.

뜨거운 감자는 아니고, 식은 감자이지만 포슬포슬한 식감은 잘 살아있다. 소금이 준비되어 있지만, 열무김치가 있어서 굳이 챙기지 않았다. 그나저나 열무김치는 올해 처음인데, 여름 같은 5월에 입맛을 확 살리는 아삭한 식감에 엄청 새콤새콤하다. 자동적으로 열무비빔국수를 생각나게 만드는 베스트 반찬이었다.

 

찐감자를 2개 챙겨와서, 하나는 먹고 남은 하나는 청국장에 투하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좀 더 찐득하게 먹고 싶으니깐. 1/3개는 사진처럼 먹고, 나머지는 비빔밥에 넣어 밥과 같이 먹었다. 찐 감자를 어떻게 먹듯 자유겠지만, 청국장에 풍덩을 추천하고 싶다. 은근 아니 꽤 괜찮기 때문이다.

 

나물 접시 그대로 밥에 플레이팅~

김가루를 제외하고 숙주나물과 열무김치를 더했다. 여기에 청국장을 넣으면 되는데, 나물반찬도 청국장도 간이 슴슴하니 다 넣어도 괜찮다. 이때 고추장은 넣지 않는다. 청국장 맛을 온전히 느끼는데, 빨간맛은 방해되니깐.

 

고추장은 기호에 따라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되고~

그릇이 커서 밥양이 적은 줄 알았는데, 나물에 청국장까지 더해지니 양이 많아졌다. 다 비비고 첫술을 뜨니 더이상의 사진 촬영은 사치가 아니라 찍을 게 없다. 도라지무침을 올려서 두 번째로 사진을 담은 후, 카메라는 잠시 꺼두고 먹는데 집중했다. 왜냐하면, 새로운 장면이 나올 일이 없이 반복 또 반복이니깐.

 

어라~ 콩예원은 한강뷰였어!
그늘막에 쉼터같은 공간이 있어요~

배가 고파서 주변을 살피지 않았는데, 콩예원 맞은편에 한강이 있다. 아차산대교로 인해 답답했지만, 그래도 한강을 봤다네~ 소화도 시킬겸 강변을 걸을까 하다가, 다른 일정이 있어 재빨리 이동했다.

블로그를 12년 했는데 설마 하면서, 광진구로 검색하니 0건, 광장동으로 검색하니 또 0건이 나왔다. 워커힐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네이땡에서 활동했던 시기라 티스토리는 0건이다. 아니 이제 1건이 됐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블로거답게 앞으로는 신대륙(?)을 탐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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