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동 옥희분식 롯데백화점영등포점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없듯, 한 공간에 두 개의 매장은 없나 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먹쉬돈나라는 즉석떡볶이가 있었는데, 공간만 같을 뿐 싹 바꿨다.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아저씨 삶은 계란 좋아하우?"라고 말했던 그녀가 생각나는, 옥희분식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다.
시장과 달리 백화점은 두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나 보다. 그때는 먹쉬돈나였다면 지금은 옥희분식이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블로거에게 교체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블로그에 업로드를 할 수 있으니깐.
어릴 때는 밀떡이 대세여서 밀떡볶이를 주로 먹었지만, 원래는 쌀떡을 좋아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샤이 쌀떡파였지만, 지금은 대놓고 당당하게 외친다. "나는 쌀떡볶이를 좋아해요~" 특히, 통가래떡을 매우 몹시 좋아한다. 그래서 부산에 가면 떡볶이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떡볶이 가는 길에 튀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고구마와 야채 그리고 대왕 김말이와 오징어가 있다. 오징어는 집에서 종종 먹기에, 밖에서는 주로 김말이튀김을 먹는다.
순대도 있다는데 왼쪽에 보이는 커다란 솥에 들어있지 않나 싶다. 튀김은 주문을 하면 한번 더 튀겨준다. 고로, 겁나 바삭하다는 거,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장소만 백화점일 뿐, 전체적인 분위기는 시장 혹은 학교 앞 분식집 같다. 수저통에는 숟가락만 있을 뿐, 간장 옆에 작은 꼬치가 대거 포진되어 있다.
분위기는 시장 혹은 학교앞 분식집이라 했지만, 가격만은 확실히 백화점이다. 개당 가격은 괜찮은 듯싶은데, 떡볶이에 튀기을 더하면 만원은 가볍게 넘어간다. 그래서 세트를 만들었나 보다.
세트 1은 고구마, 세트 2는 순대가 필수고 대왕 튀김은 야채와 오징어, 김말이 중 선택하면 된다. 순대를 그닥 좋아하지 않기에, 세트 1에서 김말이 튀김(10,000원)으로 주문했다.
어묵국물은 리필이 가능할 텐데 생수가 있어서 따로 추가하지 않았다. 사실, 어묵은 좋아하지만 국물은 인공조미료 맛이 강해서 잘 먹지 않는다.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분식집에서도 먹지 않는 편이다. 접시 크기에 비해 간장이 너무 조금이지만, 이것도 거의 남겼다. 왜냐하면, 떡볶이 소스라는 엄청난 강적이 있으니깐.
요런 스타일의 접시는 여기저기서 많이 봤지만, 하트 모양은 난생처음이다. 플라스틱이라서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고 해야 하는데, 하트는 갖고 싶다. 통가래떡이지만, 주인장이 한 입 크기로 가위질을 해서 준다. 처음에는 그냥 달라고 할까 하다가, 양념이 많이 묻어야 하기에 그냥 있었다.
고구마튀김에 비해 김말이 튀김이 작아 보이는 것은 순전히 작게 잘랐기 때문이다. 원래는 대왕이었다. 갓 튀긴 튀김은 바삭함과 동시에 겁나 뜨거우니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옥희가래떡볶이는 매콤달콤 중독적인 맛이라고 해서, 단맛 비중이 더 높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맵(순)둥이가 먹기에는 꽤나 맵다. 매운맛으로 인해 단맛이 덜 느껴질 정도다. 이 정도로 충분히 소화할 수 없다니, 나의 맵부심은 혼자서 저세상으로 갔나 보다.
김말이튀김은 본연의 맛보다는 무조건 떡볶이 소스를 더해야 한다. 김말이튀김도 표준화가 됐는지, 어딜가나 맛은 거기서 거기다. 고로, 백화점이라고 해서 특별할 거라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대왕과 통가래이지만 잘게 잘라서 한 입 크기로 딱이다.
바삭고구마튀김은 이름처럼 겁나 바삭하다. 크기에 비해 두께는 얇아서 더 바삭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김말이튀김과 달리 고구마튀김은 먼저 본연의 맛으로 즐긴다.
떡볶이 양념이 저렇게 많이 남았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 쌓이는 매운맛이라서 먹을 수록 위가 아프다. 튀김은 무조건 소스에 찍어 먹어야 하지만, 무서워서 본연의 맛으로 마무리했다. 떡볶이는 밀떡, 쌀떡 등 재료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맛은 특별하지 않고 뻔하다. 그런데 그 뻔함이 좋아서 주기적으로 찾게 된다.
2019.08.12-영등포동 먹쉬돈나 떡볶이에 밥을 볶아 먹었던 추억이 방울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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