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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 오뷔르베이커리

빵집 진열대에는 먹음직스러운 빵이 가득 놓여있다. 손님은 집게를 들고 먹고 싶은 빵을 골라 쟁반에 담는다. 유산지가 없는 빵집이 있어도 집게(혹은 일회용 비닐장갑)와 쟁반은 필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 대신 메모지와 연필이 놓여있다. 그리고 진열대에는 빵이 한 개씩 놓여있다. 낯설음이 겁나 반가운 서울시 중구 초동에 있는 오뷔르베이커리다.

 

오뷔르베이커리는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2길 성신빌딩 1,2층에 있어요~

초동이라 쓰고 충무로라 읽어야 하는 장소때문일까? 외관은 새로 지은 사무실 건물 같았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마치 명품샵에 온 듯 모던하고 고급지다. 그도 그럴 것이 빵집인데 빵이 없다가 아니라 종류마다 한 개밖에 없다. 대체로 빵집이라고 하면, 진열대에 빵이 가득 있고 집게나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한 후 먹고 싶은 빵을 골라야 한다.

그런데 오뷔르베이커리는 빵을 어떻게 골라야 할까? 정답은 잠시 후에 공개함다~

 

말차 포레스트 크루아상 / 라즈베리 마스카포네 크루아상
얼그레이 디플로마트 크루아상 / 크루키
바질 토마토 소세지 데니쉬 / 크렘 브륄레 오 페이스츄리
뺑오 쇼콜라 / 명란 감태 바게트
카야 버터 프레첼 / 에그 베이컨 데니쉬
플레인 크루아상 / 단호박 크림치즈 깜빠뉴
플레인 시오빵 / 카스테라 크림빵
오뷔르 사과빵 / 와인 무화과 깜빠뉴
8가지 휘낭시에
요건 까늘레

멀리서 봤을 때는 모형인 줄 알았는데, 실제 빵이다. 그런데 왜 하나만 있고, 집게와 쟁반은 없을까? 직원에게 묻지 않았지만, 알 듯싶다. 오픈된 공간에 빵을 진열하게 되면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로 인해 먼지가 생기고, 집게로 빵을 집었다 내려놓고 다시 고르는 경우도 종종 있을 거다.

 

그래서 빵을 포장해 놓거나, 비닐로 덮거나, 찬장 같은 진열대를 사용하거나 하는데, 오뷔르베이커리는 전시용 빵을 제외하고 모든 빵은 다른 곳에 보관을 해둔다. 그렇다면 빵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가? 아주 쉽다. 연필로 메모지에 먹고 싶은 빵의 이름이 아니라 번호와 수량을 적으면 된다. 맛도 맛이지만, 위생은 정말 최고가 아닐까 싶다.

 

빵과 음료 주문은 여기서~
주문할 때 이름보다는 번호가 편해요~

주문하는 곳과 계산대 그리고 케이크가 있으며, 뒤쪽에 주방 혹은 빵을 보관해 놓은 공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위생적으로 잘 보관하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요즘 베이커리카페의 트렌드인지 모르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빵뿐만 아니라 원두에도 꽤나 신경을 쓴다. 진한 고소함의 오블렌드와 산미가 강한 뷔블렌드 그리고 디카페인 르블레인 원두가 있다. 진정한 커피애호가는 산미를 좋아한다는데, 아직은 어설픈 커피애호가이다.

 

언제나 늘 그러하듯 음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4,500원)를 주문한다. 원두는 탄 카라멜, 볶은 아몬드, 다크초콜릿, 맥아 향이 난다는 오블렌드로 선택했다.

 

1층에는 안과 밖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날씨가 좋아서 테라스로 갈까 하다가, 근처에 순댓국을 파는 식당이 있어 나가지 않았다. 혹시나 봄바람을 타고 순댓국 냄새가 넘실넘실 몰려올까 봐~

 

1층보다 2층 공간이 더 널널하다. 카공족(?)을 위한 공간에, 여럿이 앉을 수 있는 공간 등 구성은 다양하게 꾸몄는데, 쿠션감이 하나도 없는 나무의자는 아쉽다. 오른쪽 사진 끝에 있는 공간은 빵을 만드는 곳인 듯하다.

 

오뷔르베이커리 라즈베리마스카포네크루아상과 카스테라크림빵 그리고 아아 등장이요~

오블렌드 원두는 흑맥주의 짙은 몰트한 풍미, 구운 아몬드의 고소함과 캐러멜라이징 된 단맛이 특징이며, 맥아의 드라이함과 다크초콜릿의 묵직한 바디감까지 갖춘 탄탄한 구조감의 커피라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저 맛을 다 느끼면 진정한 커피애호가가 되는 것일까? 진한 고소함은 확실하게 느꼈는데, 그게 흑맥주, 아몬드, 맥아, 다크초콜릿인지는 모르겠다. 

 

카스테라 크림빵

카스테라크림빵(1개3,500원 / 세트 6,000원)의 크림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득 들어있어 있으며, 빵은 몽글몽글한 가루에 부드러운 질감이다. 마치 만두소가 꽉 찬 피가 얇은 만두랄까? 빵은 크림을 가두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 듯싶다. 부드럽고 포근한 빵에 넘치도록 가득 들어있는 고소한 크림은 무조건 옳다. 

 

라즈베리 마스카포네 크루아상
크림이 들어간 자리!

라즈베리 마스카포네 크루아상(5,800원)은 마스카포네 치즈의 풍미가 가득하다. 카페인에 약한 1인(하루 한잔 커피로 카페인은 만땅)이라서 좋아하는 티라미수를 끊었는데, 어찌보면 디카페인이라 할 수 있다. 라즈베리의 상큼함과 마스카포네 치즈의 묵직한 부드러운 그리고 버터의 풍미가 가득한 크루아상까지 무조건 옳지 않을 수 없다. 

 

그나저나 성격이 다른 크림이긴 하나 연속으로 먹으니 살짝 물린다. 하나 남은 카스테라 크림빵은 집으로 데리고 와서 냉동고에 넣어뒀다. 며칠 후, 딱딱해진 카스테라크림빵은 더 이상 빵이 아니고 빵또아 혹은 찰떡아이스라 불러야 한다. 그냥 먹어도 좋은데 얼려서 먹으면 더 좋다는 거, 쉿~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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