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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 한밭식당 (in 광천전통시장)

젓갈이 유명한 광천전통시장에 왔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젓갈백반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한번 먹었으니, 이번에는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고 싶다. 광천을 품고 있는 홍성은 한우가 유명하다. 한우구이는 부담스럽지만, 한우불고기는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전통시장에 있는 한밭식당으로 향했다.

 

광천전통시장 이야기는 커밍순~
한밭식당은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299번길 6-1에 있어요~
백년가게에 홍성맛집까지 잘 찾아온 듯한 느낌~

한밭식당은 부모님이 즐겨보는 6시 내고향을 통해 알게 됐다. 유튜브로 영상을 봤는데, 표고버섯으로 만든 육수를 불판에 담고, 그 위에 고기를 올려서 구워먹는다. 서울식 불고기와 닮은 듯 하나, 파채가 없고 오직 고기뿐이다. 영상은 하나만 봤지만, 여기는 무조건 가야만 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왔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다행히 웨이팅이 없다.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는데, 평일이라서 기다림없이 바로 앉았다. 참, 사진은 1시 이후 모습이다. 후보정하기 귀찮아서 사람이 별로 없을때까지 기다렸다가 촬영을 했다.

 

처음에는 방법대로 두번째는 내맘대로~
원산지 표시는 오~ 필승 코리아!

육회와 불고기비빔밥도 끌리지만, 한밭식당에 온 목적은 한우불고기다. 당연히 2인분이 기본일 줄 알았는데, 1인분도 주문이 가능한단다. 혼밥이라서 2인분은 살짝 버겁지 않을까 걱정했기에, 한우불고기 1인분(16,000원)을 주문했다. 그리고 공깃밥과 당면사리도 같이 주문했다. 이때, 2인분은 무리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주인장은 주문을 받으면서 불판을 달구고 육수를 부었다. 그리고 고기를 가져오자마자 바로 불판에 올렸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나 엄청 당황했다. 아쉽지만, 벌어진 일이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한밭식당의 한우불고기는 서울식불고기와 비슷한 듯 싶지만 다르다. 우선 수북히 쌓여있는 파채가 없다. 양파랑 파가 있기는 하나, 미약하고 대신 고기 지분이 많다.

 

한밭식당 한우불고기 1인분 등장이요~
궁채나물과 배추김치 / 알타리백김치와 양파장아찌
당면사리와 굴무나물 / 밥과 콩나물국

역시 젓갈의 고장 광천답게 어리굴젓이 반찬으로 나왔다. 젓갈백반을 못 먹어서 살짝 서운했는데, 어리굴젓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꼬시래기와 오이무침뿐만 아니라, 다른 반찬도 다 맛깔나니 좋았지만, 불고기에 집중하느라 자주 챙기지 못했다.

 

육수 추가는 직원을 따로 부를 필요없이, 테이블에 육수가 들어있는 물병이 하나씩 놓여있다. 그만큼 육수가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일텐데, 처음 왔고, 빠른 속도로 고기는 익어가고, 반찬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살짝 멘붕이 왔나 보다. 육수를 넣어야 할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한우불고기가 완성됐다.

 

고기는 다 익었지만, 이 한숟갈은 포기할 수 없다. 따끈한 흰쌀밥에 어리굴젓을 더하니, 자동적으로 노래가 떠오른다. "나는 참 행복합니다~"

 

불고기만 먹어도 좋고 쌈에 싸서 먹어도 좋고~

불고기라서 단맛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밭식당의 한우불고기는 단맛이 과하지 않다. 그리고 한우는 한우다. 부드러운 육질이 말도 못하게 끝내준다. 간이 세지 않으니 고기만 먹어도 좋고, 마늘쌈장을 더해 상추쌈으로 먹어도 좋다. 특히, 한우불고기에 어리굴젓 상추쌈은 부조합 같은데 겁나 잘 어울린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직접 고기를 구워야 할때는 무지 바쁘다. 고기를 구우면서 사진을 찍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빨리 익는 고기일수록 더 어렵다. 그러다 보니 육수를 가득 품은 촉촉한 불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건조한 불고기가 되어 버렸다.

다행히 배도 그닥 부르지 않고, 광천은 이웃동네가 아니니 제대로 먹어봐야 한다. 고로, 1인분 추가 주문이요~

  

2차전 시작~

주문을 하고, 제대로된 한우불고기를 먹기 위해 고기가 나오기 전에 불판에 육수를 가득 부었다. 직원은 추가한 불고기를 새불판에 올리고 싶어했으나, 바꾸지 않고 그냥 먹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보글보글 끓고 있는 육수가 아깝기 때문이다.

안내문에는 다 익은 불고기를 육수에 내려 촉촉하게 먹으라고 했지만, 반 정도 익었을때 육수에 내려보냈다. 건조한 불고기를 먹었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은 수분 가득 촉촉한 상태가 됐다.

 

표고버섯으로 우린 육수라고 하더니, 불고기의 맛을 더 끌어올려준다. 특히, 불고기 특유의 달달함을 육수가 훔쳐갔는지 단맛이 약해졌다. 맹물처럼 느껴졌던 육수는 불고기를 만나서 감칠맛 가득 진한 육수가 됐다.

 

육수를 충분히 넣어서 불고기가 아닌 전골 느낌이다. 아까와 달리 수분이 많아서 쌈보다는 비벼야 한다. 밥이 살짝 모자른 듯 싶지만, 간이 세지 않아서 그냥 먹었다.

불고기에 당면은 필수인 줄 알았는데, 한밭식당에서는 당면보다는 밥을 추가해야 한다. 고기가 어느정도 익었을때 당면을 넣어야 하는데, 이게 은근 귀찮고, 고기에게 가야할 육수를 당면이 빼앗아 간다. 서울식 불고기를 생각해서 당면사리를 주문했는데, 밥을 더 먹었어야 했다.

 

반찬도 다 좋았는데, 선택과 집중을 하느라 어리굴젓과 알타리백김치만 공략했다. 불고기에 어리굴젓은 색다른 단짠 조합일까나? 단맛 불고기에 짠맛 어리굴젓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어리굴젓 특유의 향이 불고기의 향을 해치지 않고 서로 겁나 조화롭다.

 

어느새 마지막 ㅠㅠ

디저트까지 챙겨주는 주인장의 센스, 완전 맘에 든다. 역시 아는 맛은 무섭고 괴롭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광천역 기차표를 다시 확인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아무리 한우불고기이지만, 젓갈백반에 미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젓갈을 아무리 좋아해도, 고기를 이길 수 없다.

2020.02.12 - 충남 홍성 한일식당 밥도둑 젓갈백반을 잡아라

 

충남 홍성 한일식당 밥도둑 젓갈백반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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