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센베과자전문점
지금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지만,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를 보고 꼭 가고 싶었던 곳이다. 과자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만드는 곳에 가서 사고 싶었다. 어렸을 때보다는 덜 찾고 있지만, 추억의 맛은 언제 먹어도 좋다. 경기도 부천시 심곡본동에 있는 센베과자전문점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가면 언제나 센베과자가 있었다. 구멍가게에서 파는 과자보다는 덜 달았지만, 바삭함과 고소함이 구미를 당겼다. 특히, 김가루가 있는 센베과자를 제일 좋아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2021년 1월 9일 방송)를 보고, 여기는 꼭 가야만 하는 곳이라고 찜을 했다.
늘 그러하듯, 촬영을 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라고 물어봤다. 왜라고 되물어봐서,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고 하니 올릴 필요가 없다면서, 다른 이가 먼저 올려서 올리지 않아도 된단다. 아하~ 이런 거절은 처음이라서 무지 난감했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사진을 찍지 않으면 안되기에 재빨리 머리를 굴렸고, 이내 잠실에서 이 과자를 먹기 위해 부천까지 왔다는 하얀 구라(?)를 쳤다. 아니 그렇게 먼 곳에서 여기까지라고 왔어~라고 말하면서 표정은 밝아졌고, 곧이어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휴~ 다행이다!'
과자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만들기 전? 후? 알 수 없지만, 기계는 멈춘 상태다. 간판은 40년 전통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는 50년이 넘었다고 한다. 센베 과자를 만드는 기계에서 낡음의 미학이 느껴진다.
이 집의 특징이라면 생강과자에 들어가는 생강을 직접 키운다. 반죽부터 과자를 말고, 생강을 졸여 과자에 묻히는 것까지 손이 많이 가지만 주인장이 전부 다 만든다. 참, 노부부가 운영을 하는데, 남편은 과자를 만들고, 아내는 판매를 한다.
생강과자는 추석 무렵에 먹었는데, 톡쏘는 생각 맛은 좋았으나 너무 딱딱했고 단맛도 꽤나 강했다. 그에 반해 오란다는 딱딱하고 엄청 달달해 보이지만, 맛은 정반대다.
불량스러운 식품처럼 보이지만, 어릴 때 즐겨 먹었던 젤리와 사탕이다. 요즈음 하리보가 대세지만, 그때는 요런 녀석들이 대세였다. 저 중에서 유가는 그때도 지금도 좋아하는데, 너무 달아서 이번에는 스치듯 안녕이다.
가격은 100g으로 정해져 있는데, 깨강정을 제외하고 봉지당 5,000원이다. 사탕은 몇 개가 아니라 소(2천냥) 혹은 대(4천냥)로 판매한다. 아침 10시에 문을 열고,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다.
센베 과자는 총 3종류가 있는데, 왼쪽부터 땅콩센베, 김센베 그리고 네모센베이다. 앞에 2개는 재료에 따라 이름을 정했고, 마지막 한 개는 모양으로 이름을 만들었다.
기본 맛은 네모센베이며, 나머지 2개는 들어가는 재료 맛이 강하다. 즉, 땅콩 맛이 나서 땅콩센베고, 김 맛이 나서 김센베다. 모두 다 바삭하고 고소하며, 먹을 때 부스러기를 조심해야 한다. 바삭함과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커다란 밀폐용기에 넣어서 보관했다.
땅콩센베와 달리 땅콩과자는 땅콩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특유의 바삭함은 여전하고, 땅콩으로 인해 고소함은 한도초과다. 먹을 때 땅콩이 우수수 떨어지니,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왜 너의 이름은 오란다일까? 센베도 그러하더니, 일본어로 네덜란드를 오란다라고 부른단다(그 오란다가 과자 오란다로 된 이유는 검색을 하면 나오므로 여기서는 생략). 모양새는 겁나 딱딱하고 단맛이 엄청날 줄 알았는데, 보기와 달리 강한 저작운동이 필요하지 않으며 단맛도 과하지 않다.
셋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고를 수 없다. 왜냐하면 셋 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 맘에 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혼자서 몰래 소리 없이 조용히 먹을 수 있는 오란다가 아닐까 싶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부천에 갈 일이 생겼다. 특히, 명절 무렵에 잔뜩 사오면 무지 행복하다는 거, 안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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