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동 엘리스파이 시청역점
국밥, 만두, 김치찜 등 단일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은 묻거나 따질 필요없이 믿음이 간다. 단일메뉴까지는 아니더라도 파이 하나만 파는 빵집이라면, 믿음이 아니 갈 수 없다. 첫방문이라 고르기 힘들 때에는 대표메뉴를 선택한다. 요즘 달달한 빵을 멀리했는데, 달달한 파이는 예외다. 서소문동에 있는 엘리스파이 시청역점이다.
밖에서 봤을 때는 매장이 넓은 줄 알았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그리 넓지 않다. 창가에 진열대가 하나 있고, 그 뒤에 카운터 옆으로 또다른 진열대가 있다. 그래도 베이커리빵집답게 먹는 공간이 있다. 나의 빵집 선택의 기준은 카페가 있고, 먹는 공간도 있어야 한다. 점심무렵이라서 사람이 많아 공간 촬영은 접고 바로 빵에 집중한다.
파이카스테라는 바삭한 파이와 부드러운 카스테라 사이에 크림을 발라 쌓은 파이라고 한다. 다른 빵을 골라서 이번에는 놓쳤지만, 재방문때 영순위다. 왜냐하면 베스트 메뉴이자, 그 맛이 무지 궁금하니깐. 그리고 코요타라고 쓰고 공갈빵이라 불러야 한다. 왜냐하면, 달달한 흑설탕과 땅콩이 들어간 납작한 공갈빵이라고 안내문에 나와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니시리즈로 치즈와 초코칩 그리고 호두 타르트이다. 파이 전문점이라고 해서 가볍게 봤나 보다.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으니깐. 창가 진열대에 이어 냉장고까지 촬영하지 못한 파이가 은근 많다는 거, 안 비밀이다. 이중에서 뭘 먹어야 하나? 무지 고민을 하다가, 처음이니 대표메뉴를 골랐다.
커피애호가(두달 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를 마셨던 1인)로 거듭났으니 에스프레소를 마셔야 하지만, 걸음마 커피애호가라서 아직은 무리다. 고로,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3,800원)를 주문한다. 커피를 못 마실 때에는 허브티를 즐겼는데, 이제는 무조건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다~
진열장 근처에 테이블이 있지만, 매장 안쪽으로 들어오면 원형 테이블이 있다. 넓지 않지만 커피와 파이를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그런데 여기는 화장실이 없다. 단층 건물이라서 내부에 있어야 하는데, 공간이 좁아서 없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지하철 2호선 시청역 화장실로 가야 한단다. 카공족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어시간을 보내는데, 이번에는 1시간 조금 지나서 나왔다는 거, 안 비밀이다.
두어달 전에는 때깔만 보고 쓴맛 가득한 커피라고 했을텐데, 이제는 진해서 좋단다. 약한 산미에 진한 고소함이 느무느무 맘에 든다. 쓴맛을 줄이기 위해 얼음 리필을 2번 이상 했었는데, 지금은 이대로가 딱 맘에 든다.
참, 커피애호가가 되면서 믹스커피를 끊었다. 다른 건 몰라도 커피 취향은 변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쓴맛 가득한 커피를 좋아하게 되다니 스스로가 무지 신기하다.
에그타르트가 처음도 아닌데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우선 빅사이즈라서 맘에 든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의 부드러움은 아니고 퍽퍽한 부드러움이랄까? 크림에 조직감이 있어 살짝 퍽퍽하다. 그렇다고 닭가슴살의 퍽퍽함은 아니고 묵직하다. 여기에 달달함이 더해져 커피랑 겁나 잘 어울린다.
다른 빵집에서 나비파이를 봤을때는 굳이 먹을 필요가 있나 했는데, 아무래도 엘리스파이에서 먹기 위한 큰그림이었나 보다. 고급진 공갈빵이라고 해야 할까나? 크기에 비해 겁나 허술하다. 왜냐하면 결과 결 사이에 공간이 널널하니깐.
파이 특유의 결이 제대로 살아 있어, 결대로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진다. 그런데 크게 베어물면, 입안에서 결이 하나하나 느껴지면서 부드럽게 사라진다. 딸기잼으로 인해 끈적임은 어쩔 수 없고, 엄청난 부스러기도 감당해야 한다.
엘리스파이 옆집이 진주회관인지 몰랐다. 이집 콩국수가 그렇게나 유명하다는데, 아직 못먹었다. 여의도에 있는 진주집과 연결고리가 있다고 해서, 가까운 여의로도 향했기 때문이다. 지나치는데 콩국수보다는 김치찌개 냄새가 그득하다. 여기서 1차를 하고 엘리스파이에서 2차를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고로, 한번 더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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