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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 정동길

오랜만에 정동에 왔다. 실외에 이어 실내까지 마스크가 해제됐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벗을 수가 없다. 푸른하늘은 볼 수 없지만, 대신 연초록빛이 가득한 나뭇잎을 만났다. 금강산도 정동길은 식후경임을 느끼고, 길을 걷다가 정동길로 들어갔다.

 

정동길을 걸어요~

꽃보다 나뭇잎이 예쁠 때는 초봄과 늦가을이다. 잎이 막 나기 시작했을 때의 연한 초록빛은 그 어떤 꽃보다 생동감이 넘친다. 이 풍경을 오래오래 보고 싶지만, 벚꽃처럼 빨리 지나간다. 5월이 오면 뜨거운 햇살에 쨍한 초록빛으로 바뀔테니, 지금 이순간을 담아본다. 정동길을 느리게 천천히 걸으면서...

 

정동길을 걷고 있는데, 느낌적인 느낌은 딱 유럽피안 갬성(?)이다. 이 분위기에는 브런치가 정답인데, 발길은 정동길에서 멈췄다. 밖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김치찌개랑 제육볶음이다. 유럽은 개뿔, 한국인은 역시 빨간맛이 포함된 밥심이다.

 

뒤로 테이블이 2개 더 있지만, 식당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눠도 너무나 잘 들린다. 이럴 때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고, 혹시나 누가 들을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혼밥이 최고다. 

 

메뉴판
배추는 국내산, 고춧가루는 중국산

처음 왔으니, 주인장에게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요 라고 물어봤다. 그는 찌개와 볶음류를 추천해줬다. 둘 다 먹으면 좋겠지만, 그럴 위가 아니라서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다른 테이블은 보니, 김치찌개가 3, 제육볶음은 2이다. 

그렇다면 김치찌개인데 고기보다는 참치를 좋아하니, 참치김치찌개(9,000원)와 라면사리(1,000원)를 주문했다. 참, 찌개와 볶음류는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

 

정동 정동길 참치김치찌개 등장이요~

기본찬은 오징어젓갈, 어묵볶음 그리고 배추김치로 반찬 양이 적다고 투덜댈 필요없다. 리필이 가능하니깐. 밥은 찌개에 말아 먹기 좋게 적당히 꼬들꼬들하다.

 

항공샷을 찍을 때에도 느꼈지만, 참치김치찌개에 참치는 별로 없고 대신 캔에 있던 기름일까? 육수는 깔끔하던데, 알 수 없는 기름이 둥둥 떠있다. 참치캔에 들어있는 기름은 카놀라유로 먹어도 되지만, 집에서 찌개나 볶음밥을 만들때 기름을 제거한다. 그러다 보니, 둥둥 떠 있는 기름이 살짝 거슬렸다.

참치김치찌개가 한번 끓고 나면, 라면사리를 넣으면 된다.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면 주인장이 라면을 넣으세요 라고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실제로 그렇게 기다렸다가 넣은 1인이다.

 

바글바글 라면이 익을 때까지 끓어줘요~

언제나 그러하듯, 라면사리를 넣은 찌개는 무조건 면부터 먹어야 한다. 면발이 퍼지기 전에 먹어야 하니깐. 그나저나 참치가 아니라 고등어인 줄 착각할 뻔 했다. 부서지지 않아서 좋은데, 참치김치찌개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참치가 너무 적다.

 

집에서는 참치 캔 하나를 다 넣고 끓이는데, 1인분이라고 하지만 없어도 너무 없다. 비계가 싫어 참치를 선택했는데, 참치가 별로 없어 너무 섭섭하다.

 

본격적으로 밥과 함께~

라면을 다 먹으면 밥을 못 먹는다. 당면사리를 추가했어야 했는데, 사리하면 자동으로 라면이 나오는 바람에, 앗~ 나의 실수다. 음식을 남기면 안되는 줄 알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김치찌개에 밥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

커다란 참치 한 덩어리를 무슨 카드 돌려막기도 아니고, 계속 돌리면서 막고 아니 먹고 있다. 김치가 많이 시큼할때는 설탕을 넣어 신맛을 조절하라고 한다. 단맛을 싫어하는 1인은 그냥 시큼한 맛으로 먹는다. 그렇다고 정동길 김치찌개가 시큼하다는 건 아니다. 단맛은 거의 없고 적당한 신맛이 맘에 든다.

 

세번째는 말아요~

라면으로 시작해, 밥을 국물에 적시고, 마무리는 비빈다. 이게 바로 김치찌개를 먹는 정석이다. 수학의 정석은 매우 몹시 약하지만, 찌개의 정석은 매우 몹시 강하다. 반찬처럼 육수도 부족하면 리필이 가능하다. 참치김치찌개는 집보다 나은 식당이 없다는 거 직접 깨닫고, 후식으로 주는 야쿠르트를 마시면서 나왔다. 

정동길로 지도 검색을 하니 진짜 길이 나온다.
그래서 수요일에 업로드할 라운드앤드를 찾아서 표시를 했다. 
정동길 옆집이 베이커리카페 라운드앤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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