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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테트라 (feat. 감포항남방파제등대)

든든하게 밥이 아니라 회를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 겸 바다를 보러 감포항으로 나갔다. 낚시하는 분들 사이로 저멀리 보이는 감포항남방파제등대와 송대말등대를 보고, 푸른하늘과 푸른바다를 즐기다 보니 당이 떨어졌다. 경주 감포에서의 마지막은 카페 테트라다.

 

감포공설시장을 나오면 보이는 풍경!

감포공설시장을 나와 감포회단지로 들어간다. 배가 고팠다면 가볍게 지나칠 수 없을텐데, 포만감이 가득이라서 곧장 바다로 향했다. 감포에서 도착한지 3~4시간이 됐는데, 바다다운 바다를 아직 못봤다. 왜냐하면 나름 철저하게 준비했던 여행 스케줄이 깡그리 무너졌으니깐. 그래도 인심 좋은 시장 상인분들을 만나 고생에서 행복으로 환승을 했다.

 

감포공설시장도 그러하더니, 감포항 앞바다도 비린내 하나 없이 시리도록 청명하다. 바닷물이 깨끗하다는 증거일까? 가는 길마다 낚시대가 반겨준다. 강태공들 사이로 왔다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살짝 민망하지만, 그들보다 먼저 자리를 떠나야 하기에 말없이 서둘러 셔터를 눌렀다. 

 

저기 보이는 등대는 감포항남방파제등대!

등대치고는 생김새가 묘하다 했는데,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거리가 멀어서 줌으로 당겨서 찍었는데, 사실은 등대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다. 걸어서 10분은 넘지 않을텐데 막상 가려고 하니 귀찮다. 이래서 여행은 배가 고플때 여기저기 다녀야 한다. 배가 부르면 귀차니즘이 발동하니깐. 200배 줌이 가능한 카메라는 이럴때 겁나 고맙다.

 

감포항남방파제등대 맞은편에도 등대가 있다. 아까보다 거리는 더 멀지만, 줌 기능이 탁월한 카메라라서 잘 잡힌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점심을 먹고 저곳에 가야 했다. 송대말등대는 등대뿐만 아니라 주변 풍경이 장관이고 절경이기 때문이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감포 바다도 겁나 멋지다는데 현실은 줌으로 당겨서 보고 있다. 

 

송대말등대 근처에는 빛체험전시관이 있고, 병풍처럼 멋들어진 해송도 있다. 못가서 아쉽긴 하나 그렇다고 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자고로 여행은 아쉬움이기에, 송대말등대는 감포에 다시 올 핑곗거리다.

 

아쉬움에 멀리서라도 보고 또 보고~
감포항남방파제등대도 한번 더~
누구냐 넌?

줌으로 당기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감포항남방파제등대까지 가지도 않았는데, 똑같은 등대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또렷이 보인다. 지금까지 본 등대 중에서 생김새는 단연 독보적이다. 

참, 감은사지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탑으로 동서로 2개의 탑이 규모와 형식은 동일하며 현존하는 석탑 중 거탑에 속한다고 한다. 같은 모양의 등대가 2개 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만선을 기원합니다~
가자미? 참전복? 어디에 쓰이는 그물일까?

감포에는 모카라는 이름의 카페와 목욕탕을 도시재상한 1929감포라는 카페가 있다. 두 곳 다 감포해국길에 있으며, 휴무일은 수요일이다. 대체로 월 아니면 화요일이 휴무인 곳이 많은데, 감포는 수협활어직판장도 카페도 수요일에 문을 닫는다. 카페도 못가고 경주 시내로 돌아가야 하는구나 하고 있을 때, 테트라가 나타났다.

 

문을 열면 정면 공간!
왼쪽 공간!
오른쪽 공간!

외관에서 보듯, 작고 아담한 카페다. 왜 테트라일까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방파제를 뜻하는 테트라포드에서 테트라를 가져왔단다. 그래서 간판도 석고오브제(카페 굿즈)도 다 방파제 모양이다. 

가고 싶은 카페가 다 문을 닫아서 실망했는데, 테트라를 발견하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하니, 본인도 쉬려고 했단다. 감포는 수요일에 휴무를 하는 곳이 많아서 외지인이 별로 없고, 여름에는 서핑하러 많이 오지만 겨울은 동네 자체가 한산하다고 한다. 이걸 미리 알고 왔어야 했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된 1인이다. 

 

마들렌에 휘낭시에는 주인장이 직접 만든단다. 이름이 이거, 저거 쿠키도 직접 만드는데, 꾸덕이 아니라 바삭쿠키라고 한다. 꾸덕 취향이라서 쿠키는 고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솔드아웃인가 했는데, 찾는 이가 별로 없는 수요일이라서 종류별로 다 만들지 않은 듯 싶다. 어차피 든든하게 점심을 먹었기에, 가볍게 플레인 휘낭시에(2,500원)를 주문했다.

 

겨울바다를 산책한 후라서 따끈한 차를 마셔야 하는데, 점심에 마신 낮술이 아직 남아있다. 해장이 먼저일 듯 싶어 수제시럽을 넣은 바닐라라떼(4,500원)를 아이스로 주문했다. 이날 밤, 극심한 배앓이는 차가워진 몸을 더 차갑게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바닐라라뗴와 휘낭시에를 기다리는 동안, 감포공설시장 건어물 가게에서 구입한 쥐포를 촬영을 핑계삼아 맛을 봤다. 식어도 먹을만 하다고 하더니, 딱딱하게 식었는데도 입에 넣으면 금방 부드러워진다. 원산지는 수입이라고 했는데, 바닷가 동네라서 그런가? 군내 하나 없고 달달하니 괜찮다. 하나만 먹으려고 하다가 하나를 더 먹고 잘 묶어서 다시 가방에 넣었다. 

 

경주 감포 테트라 수제 바닐라레떼와 휘낭시에 그리고 마들렌 등장이요~

얼어 죽어도 아메리카노는 아닌데, 요즘 이상하게 아이스를 많이 찾는다. 얼음은 녹여서 먹지 않고, 아작아작 깨물어 먹는다. 수제 시럽이라 달달함은 적당하고 양은 꽤나 많다. 참, 빨대가 같이 나오는데 일부러 빼달라고 했다. 종이빨대라고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휘낭시에는 주문, 마들렌은 서비스~

주문은 휘낭시에만 했는데, 마들렌은 서비스다. 휘낭시에는 겉은 바삭 속은 촉촉이며, 촉촉한 바닐라 마들렌은 수제 도넛 느낌이다. 둘 다 커피와 엄청 잘 어울린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혼잣말이 늘게 된다. 대화할 상대가 없어 주절주절 떠드는데, 이날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마치 현지인 친구를 만난 듯 카페 주인장과 소소하고 사소한 대화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감포에 언제 갈지 모르지만, 테트라는 무조건 재방문이다. 그런데 잊지 않고 기억해줄까나?!

 

테트라를 나오면 건너편에 경주 시내로 가는 버스정류장이 있고, 그 뒤로 감포공설시자잉 있다. 한시간이 넘게 카페에 있다보니, 벌써 해질녘이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그렇게 시간이 안 가더니, 여행만 오면 겁나 빠르게 간다. 아쉬움은 다시 올 핑곗거리다. 언제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감포는 꼭 다시 온다.

 

100-1 좌석버스를 타고, 다시 경주 시내로 들어간다. 버스 안에서 수학여행 코스를 다시 찾을까? 아니면 저녁이니 야경이 끝내준다는 월정교와 동궁과 월지를 갈까? 저녁에는 육회물회를 먹어야지 등등 또 열심히 스케줄을 짰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거라는 사실을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내 안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녀석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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