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 킹스베이커리
화려함보다는 투박함에 가깝고, 튀김도 아니면서 겉바속촉을 보유하고 있다. 짭조름함을 무기로, 버터의 풍미를 비책으로 중독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어느 빵집에 가더라도 소금빵이 있으면 무조건 골랐는데, 더이상은 힘들다. 왜냐하면 경기도 안양에 있는 킹스베이커리에서 우유생크림이 들어있는 소금빵을 만났기 때문이다.
방송에 나온 빵집은 그닥 믿음이 가지 않지만, 대한민국 제과기능장을 보유하고 있는 빵집이라면 아니 들어갈 이유가 없다. 게다가 본점에 카페까지 있다. 맘에 드는 빵집을 만났을 때는 이렇게 외친다. "따봉~"
밖에서 봤을때 규모가 크다 했더니, 역시 빵종류가 어마어마하다. 이럴때 혼밥은 참 슬프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고 싶은데,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위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빵은 포장이 가능한데, 그또한 쉽지 않는 날이다.
그리고 대망의 소금빵을 만났다. 킹스베이커리를 알기 전까지 소금빵은 무조건 플레인만 먹었다. 본연의 맛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맛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해서다. 누군가 소금빵에 아이스크림을 더하면 끝내 준다지만, 여전히 본연의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맛을 좋아한다. 그런데 플레인(히말라야)소금빵을 시작으로 우유생크림 그리고 명란과 생바질 히말라야소금빵을 보고 있노라니 흔들린다.
케이크를 좋아하지만, 혼자서 한 판은 절대 무리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보니, 케익 종류는 늘 그러하듯 촬영만 한다. 조각케익은 가격대비 양이 적어서 싫고, 홀케익은 부담스러워서 싫다.
빵은 가격대가 살짝 있는 듯 하더니, 그에 반해 음료는 적당해 보인다. 카페인에 무지무지 약한 1인이지만, 신기하게도 디카페인은 마시지 않는다. 고로 카페라떼(4,800원)를 주문했다.
2층 카페 공간으로 올라왔다. 1층과 같은 규모일텐데, 2층은 널찍해서 좋다.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다가, 사진에는 없지만, 벽쪽에 있는 2인 테이블에 앉았다. 혼밥 아니 혼빵인데 굳이 넓은 테이블을 차지할 필요는 없으니깐.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장하는 1인은 아니지만, 추운 겨울에 평양냉면이나 팥빙수를 먹듯, 아이스 카페라떼를 마신다. 샷추가가 아닌 샷마이너스를 해야 쓴맛이 덜하는데, 우유가 있어 그냥 달라고 했더니 크~ 역시 쓰다.
음식으로 모험은 무모한 도전이다. 신기함에 대파스콘(3,500원)을 골랐는데, 야채크래커 과자의 고급버전이랄까? 다른 스콘과 달리 뻑뻑한데 촉촉하지만, 부스러기가 너무 심하다. 대파뿐만 아니라 양파도 들어있는 듯 싶다. 독특함은 인정이지만 내취향은 절대 아니다. 스콘 자체가 취향이 아닐 수도...
소금빵을 먹을때마다 안쪽에 보이는 구멍에 무언가를 넣으면 어떨까? 종종 생각을 했었다. 킹스베이커리에서 우유생크림소금빵(3,500원)을 보자마자, 그래 이거다 했다. 소금빵 자체가 워낙 훌륭해서, 뭘 더해도 매력을 느끼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1등급++ 한우 맛을 알아버리면, 아래 등급으로 내려가지 못한다고 하더니, 소금빵도 그럴 줄 정말정말 몰랐다. 소금빵에 생크림 조합은 단짠단짠 아니고 극강의 짠단짠단이다. 여기에 빵의 바삭함과 크림의 부드러움까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순서를 달리 했다면 행복하게 먹었을 텐데, 왜 우유생크림 소금빵부터 먹었을까 싶다. 우유생크림 소금빵을 먹고, 대파스콘으로 환승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히말라야(플레인) 소금빵(2,600원)의 매력이 단 1도 느껴지지 않는다. 겉바속촉에 버터의 풍미는 개뿔, 생크림이 없으니 허망하다.
지금도 여전히 소금빵을 좋아하지만, 소금빵만을 좋아하지 않는다. 코스트코에 소금빵이 있던데, 앞으로는 빵집이 아니라 집에서 휘핑크림이나 크림치즈 혹은 아이스크림을 가득 넣어서 먹어야겠다. 빵집에 있는 플레인 소금빵과는 이제 안녕이다.
2022.12.02 - 석화찜은 스피드야~ 경기 안양 굴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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