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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교리김밥 봉황대점

산지직송보다는 산지가 좋듯, 계란김밥도 역시 원조를 맛봐야 한다. 경주에 가면 꼭 먹어야지 했던 교리김밥을 드디어 먹었다. 본점으로 가야 하지만 숙소에서 가까운 봉황대점으로 갔다. 오이는 살짝 아쉽지만, 계란지단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교리김밥 본점 아니고 봉황대점!

겨울 해는 겁나 짧다.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밖은 어둠이 짙게 깔렸다. 감포항에서 경주 시내로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폭풍검색을 했다. 월정교와 한우물회가 우선 순위였으나, 날도 춥고 겨울바다에 오래 있었는지 몸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다. 더이상 찬바람은 무리인 듯 싶어, 숙소(141미니호텔)로 바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꼭 가고 싶었던 교리김밥 봉황대점이 있다. 숙소까지 800미터 정도 걸어가야 하지만 이정도는 괜찮을 듯 싶어 김밥집으로 향했다. 줄서서 먹는 곳이라는데 평일 저녁이라서 엄청 한산하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서 교리김밥의 역사를 만났다. 1980년대 요정 아가씨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김밥이란다. 방송을 통해서 어떤 김밥인지 잘 알고 있지만, 먹어본 적은 없다. 서울에서 계란김밥을 먹긴 했지만, 교리김밥이 아니니 원조의 맛을 봐야 한다. 

원래는 저녁이 아니라 다음날 아침에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월정교와 동궁과 월지를 포기하면서 시간이 많이 남았고, 숙소에서 맥주와 함께 할 안주가 필요했다. 

 

원산지는 오~ 필승 코리아다. 혼밥이라서 한줄이면 충분한데, 메뉴판에는 한줄이 아니라 2줄(10,000원)부터 있다. 다 먹을 자신은 없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2줄을 주문했다.

 

미리 만든 김밥이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김밥을 싼다. 포장을 하기 전, 잠시만요 하면서 사진부터 담는다. 방금 만든 김밥이니 하나 정도는 먹어도 되는데, 좋은 기회를 아깝게 놓쳤다. 

 

교리김밥 봉황대점은 황리단길 초입에 있다~
대릉원 맞은편에 있는 경주봉황대!

교리김밥 봉황대점에서 숙소인 141미니호텔까지 거리는 830미터 소요시간은 13분이라고 지도앱이 알려준다. 월정교와 동궁과 월지의 야경대신 숙소까지 가는 길에 만난 아경을 담았다. 삼각대가 없어 손각대를 사용했으며, 아경모드라서 iso가 엄청나다. 

 

신라대종

서울은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식을 한다면, 경주는 신라대종에서 한다. 예전부터 있던 종은 아니고, 신라시대 유물을 상징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안내문에 나와 있다. 

 

아쉬움에 뒤태도 찰칵~

경주는 버스정류장도 멋스럽구나 했다. 다음날 아침 황리단길을 가면서 알게 된 사실, 정류장이 아니라 미세먼지 대피 쉼터다. 그런데 이게 뭐가 중요한가 싶다. 장소보다는 멋진 야경이 포인트다.

 

황남빵과 경주찰보리빵은 경주를 대표하는 빵이다. 다음날 신경주역으로 가기 전에 들릴 예정인데, 어디로 갈까? 둘 다 가고 싶지만, 한 곳만 가려고 한다. 보리빵은 서울에서 매장을 종종 봤는데, 황남빵은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답은 벌써 정해졌다.

 

대릉원에 있는 고분 중에서 경주황남리 고분군이 아닐까 싶다. 숙소로 가는 길에 본 거라서 확실하지 않지만, 지도앱을 통해 위치를 확인하니 경주황남리 고분군으로 나온다. 월정교나 동궁과 월지만큼 멋진 야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야경을 봤으니 소소하게나마 만족을 했다. 

 

저 안에 교리김밥 있다~

도시락 뚜껑을 여니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확 올라온다. 교리김밥 봉황대점에서 숙소까지 약 15분 거리인데, 야경을 보면서 천천히 걷느라 20분이 소요됐다. 그래도 바로 먹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편의점에 들려 맥주를 사고 숙소에 도착해 사진을 찍고 세수까지 하느라 40분이  더  걸렸다. 

음식은 만들자 마자 바로 먹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달려보자! 참, 김밥에는 라면이라서 육개장 컵라면을 샀지만 끝내 먹지 못했다. 

 

밥은 건들뿐이 아니라 접착제 역할인가? 밥보다 계란지단이 훨~씬 많다. 이게 바로 교리김밥이다. 다른 속재료는 단무지, 우엉, 당근, 햄 그리고 오이가 들어있다. 오이를 못먹는 1인은 아지만, 김밥 속 오이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햄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단무지보다 크기가 작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이랑 햄 맛은 왜이리도 잘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계란지단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혹시나 계란의 비린내가 날까 했는데, 그렇지 않다. 지단을 잘게 채를 썰어서 부드러운 국수같았고, 간은 살짝 간간했다. 

 

밥이 별로 없기에 두 줄이어도 무난하게 해치울 줄 알았다. 물론 맥주를 마시긴 했지만, 남길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1과 1/2줄을 먹었다. 남은 건 냉장고에 넣었고 조식이 없는 숙소라서 다음날 컵라면과 함께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극심한 배앓이로 아침은 커녕 강제로 굶어야 했다.

경주에 가면 교리김밥을 꼭 먹고 싶었고 결국 먹었는데 딱 여기까지다. 제주 오는정김밥은 어떨지 모르지만, 김밥은 아직까지 엄마표 김밥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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