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동 언노운커피앤베이커리 본점
소금빵에 대한 열정이라고 해두자. 그렇지 않으면 소금빵 하나 먹자고 이틀을 연속으로 가지 않았을 테니깐. 열정이면 대량 구매가 해야하는데, 늘 그러하듯 한 개만 먹는다. 이유는 정착하기 싫으니깐(뭐래!). 저동이라 쓰고, 을지로라 읽는 언노운커피앤베이커리 본점이다.
요즈음 포장만 가능한 빵집보다는 먹으면서 쉴 수 있는 베이커리카페를 더 선호한다. 특히, 낮술을 했을 때는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쉼이 필요한다. 시골집에서 LA갈비를 먹고, 디저트로 소금빵을 먹으러 언노운커피앤베이커리에 왔다. 연남동에도 매장이 있다는데, 을지로가 본점이다.
모든 빵집이 다 그러하지는 않겠지만, 늦은 오후에 가면 원하는 빵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혹시 혹시 했는데, 역시나 진열대가 무지 허전하다. 서비스로 주는 발사믹 오일은 가득한데, 올리브 치아바타(4,800원)는 하나만 남았다.
소금빵과 무화과스콘이 유명하다고 해서 왔는데, 둘 다 솔드아웃이다. 인기있는 빵은 계속 만들었으면 좋으련만, 바람과 달리 오늘 만들 빵은 다 만들었단다. 없는 빵을 달라고 할 수 없으니, 다른 빵과 음료는 카페라떼로 골랐다.
참, 키오스크로 카페라떼를 터치하니, 샷추가와 함께 연하게를 선택할 수 있다. 기계에서 주문을 한 후, 직원에게 연하게 해달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언노운커피앤베이커리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
빵집보다는 카페라고 해야할까나? 카페 공간이 꽤나 넓다. 아무래도 장소가 사무실이 많은 곳이라서 그런 듯 싶다. 빵도 공간도 겁나 널널하다. 창가석으로 자리를 잡았다.
연하게 해달라고 요청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연하게 나올줄은 몰랐다. 2샷에서 연하게를 요청하면 1샷이 들어가는데, 여기는 기본이 1샷인 듯 싶다. 왜냐하면 카페라떼 가격이 3,500원이니깐. 처음부터 연하게 나오는데 더 연하게를 요청했으니, 카페라떼가 아닌 연한 커피맛 우유가 됐다.
발사믹 오일이 서비스가 아니었다면, 절대 먹지 않았을 거다. 왜냐하면 치아바타는 빵만 먹는 것보다는 샌드위치를 먹어야 더 좋기 때문이다. 빵만 먹었더라면 금방 질렸을 텐데, 그나마 발사믹 + 올리브오일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올리브 오일은 위에, 발사믹 식초에 아래에 있어 잘 저어서 먹어야 했는데, 그냥 먹었더니 나중에는 시큼한 발사믹만 남았다는 거, 안 비밀이다.
소금빵에 대한 열정은 멈출 수가 없다. 늦은 오후에 가서 놓쳤으니, 다음날 아침 일찍 도착을 했다. 그냥 소금빵도 아니고 버터소금빵이 진열대에 가득가득하다. 이런 열정이라면 싹쓸이를 해야 하는데, 딸랑 한 개만 주문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먹고 싶던 무화과스콘을 찾았는데, 또 없다. 설마 벌써 솔드아웃인가 했더니, 무화과스콘은 이제 만들지 않는단다. 무화과가 들어 있는 빵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데, 없다고 하니 아쉽다.
버터소금빵(3,300원) 생김새는 투박할지 모르지만, 이름처럼 버터 풍미가 가득하다. 다른 소금빵에 비해 육질이 아닌 빵질(?)이 두껍다고 해야 할까나? 빵이 꽤나 두툼하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인데, 부드러움보다는 씹는 맛이 있다.
팔미까레? 빨미까레? 이름은 어렵지만, 맛은 어렵지 않다. 먹어보면 엄마손파이라는 과자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팔미까레(3,800원)는 엄마손파이의 고급버전이다. 그나저나 당일에 먹었어야 했는데, 3~4일 냉동 보관을 하고 나니 빵이 쉽게 부서진다. 고로 파이는 냉동보관보다는 바로 먹어야 한다. 소금빵 하나 때문에 이틀 연속 갔지만, 세번째 방문은 아직 모르겠다. 왜냐하면 소금빵을 먹을 수 있는 빵집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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