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동 북촌김치재
밖에서 밥을 먹을때, 집에서 먹을 수 없는 메뉴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김치찌개는 집에서 자주 먹기에 밖에서는 거의 먹지 않는다. 하지만 예외일 때가 있다. 엄마표 김치찌개에는 라면사리를 넣을 수 없다. 고로 면도 먹고 밥도 먹고 그리고 묵은지에 치즈계란말이까지 엄마표와는 다른 제동에 있는 북촌김치재다.
안국역 혹은 안국역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걷다보면, 비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그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오면, 은근 아니 꽤 많은 식당이 즐비해 있고, 그중에서 북촌김치재로 들어간다. 수요0식회, 맛있는 녀석들 등 방송에 여러번 나왔지만, 방송을 보고 온 건 아니다. 예전부터 오고 싶던 곳인데, 지난 봄에 왔다가 브레이크타임(15:30~17:00)에 걸려 그냥 간 적이 있다. 다시 와야지 했는데, 이제야 왔다.
시간이 1시쯤이었고, 공간이 꽤 넓은데,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바글바글하다. 직장인 부대도 있고, 늦은 여름휴가를 보내는 가족도 있고, 특히 외국인이 많았다. 김치찌개가 우리나라 대표 음식이니 더 그런 듯 싶다. 참고로 옆테이블에 외국인 커플이 있었고, 김치찌개가 처음인지는 모르지만 가위질은 서툴었나 보다. 직원이 직접 김치와 고기를 잘라줄 때, 찰칵.
원래 계획은 묵은지 갈비찜인데, 아쉽게도 2인이상 주문가능이다. 혼밥이어도 위대하다면 가뿐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위를 갖고 있다. 고등어찜에 갈치조림도 2인이상, 혼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묵은지 김치찌개(9,000) 뿐이다. 여기에 치즈계란말이(8,000원)를 추가했다.
주문을 하면 반찬과 밥 그리고 라면사리가 재빨리 세팅이 된다. 엄마표 김치찌개는 국물이 탁해진다고 라면사리를 넣을 수 없지만, 북촌김치재에서는 무조건 넣어야 한다. 왜냐하면 김치찌개를 주문하면 밥고 함께 라면사리가 나오니깐. 그 때문이지 밥양은 그리 많지 않다.
김치찌개이니 김치는 당근, 여기에 돼지고기가 많이는 아니고 적당히 들어있다. 두부는 2조각이고, 내용물에 비해 국물이 너무 많다. 이는 라면을 넣으라는 주인장의 센스가 아닐까 싶다.
원래는 김치찌개를 먼저 먹고 라면을 넣으려고 했는데, 국물이 많아서 바로 투하했다. 참, 육수가 부족하면 추가를 하면 된다. 라면을 넣기 전에 국물을 맛봤는데, 맵거나 칼칼한 맛은 거의 없다. 대신 외국인이 좋아할 정도로 담백하다고 해야 할까나? 부담스럽지가 않고, 아이들이 먹어도 될 정도로 순한 김치찌개다.
라면이 익는 동안 치즈계란말이가 나왔다. 이름 그대로 치즈를 품고 있는 계란말이다. 케첩을 더한 계란말이만 먹어도 좋지만, 구운 김에 밥과 계란말이를 올리면 추억의 도시락이 된다. 참고로 급식 세대가 아니며, 그때는 치즈가 아닌 채소 가득 계란말이다.
국물이 많아서 건더기가 없어 보였는데, 라면을 넣으니 꽉 찼다. 밥도 있지만, 라면은 시간과의 싸움이니 먼저 먹어야 한다.김치찌개 국물을 흠뻑 받아들인 꼬들꼬들한 면발은 그냥 먹어도, 돼지고기 하나 올려도 그리고 겉절이 김치를 더해도 그저 좋기만 하다.
나트륨 폭발이지만, 라면 + 구운김 조합을 놓치면 안된다. 치즈계란말이는 혼자 먹기 과했기에, 약방의 감초처럼 계속 등장 예정이다. 사리 추가는 따로 돈을 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라면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나는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국물이 좋으니, 라면 맛은 아니 좋을 수 없다.
라면과의 1차전을 끝내고, 곧바로 2차전에 돌입했다. 라면을 먼저 먹었지만, 중간에 육수 추가를 해서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국물이다. 여기에 밥을 넣고, 4합이랄까? 밥+묵은지+돼지고기+두부를 한번에 먹는다. 묵은지라서 물렁한 느낌이 강할까 걱정했는데,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식감도 은근 있다.
돼지고기에 누린내는 전혀 없는데, 비계가 은근 있어서 살코기 부분만 골라서 먹었다. 치즈계란말이는 뜨거울 때 먹어야 한다. 식으면 치즈가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묵은지 김치찌개에 계란말이는 절친인 줄 알았는데, 구운 김도 절친이었다. 묵은지 김치찌개가 아니라 라면사리를 넣은 묵은지 김치찌개가 생각이 나면 종종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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