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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고향칼국수 & 영암보리밥

워낙 먹거리가 많은 곳이다 보니, 자주 가도 새롭다. 빈대떡과 마약김밥을 벗어나지 못하던 때가 있지만, 지금은 새로움을 찾아 다닌다. 추운 겨울에는 뜨끈한 국물이 딱, 여기에 쫄깃한 반죽을 더한다. 그리고 겨울이라서 양푼이 아니라 돌솥에 나온 비빔밥까지 광장시장에 있는 고항칼국수와 영암보리밥이다.

 

장을 보러 시장에 가지만, 광장시장은 먹으러 간다. 브레이크 타임이 없으니 늦은 오후에 가도 되고, 혼밥에 혼술 그리고 낮술도 가능하다. 한잔이 생각나지만, 이번에는 음주없이 오로지 밥만 먹는다. 빈대떡 전골목을 지나 멸치육수 향기가 진하게 나는 곳으로 이동한다. 비가 오면 더 좋겠지만, 흐린 날씨에도 수제비가 생각난다.

 

넷플릭스 길 위의 셰프들 고향칼국수

길 위의 셰프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전편은 다 본 건 아니고, 우리나라만 봤다. 영상을 보면서 광장시장은 알겠는데, 정확히 어디인지 몰랐는데 이번에 찾았다. 별 생각없이 칼국수 집을 찾으러 지나가다가, 사진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아하~ 여기구나, 고향칼국수. 넷플릭스 때문인지, 다른 곳에 비해 사람도 많고, 외국인 손님도 있다. 역시, 글로벌 OTT의 힘을 위대하다.

광장시장은 실외인듯 실내같은 곳이다. 그러다 보니 겨울에는 무지 춥다. 하지만 엉덩이만은 예외다. 자동차 엉뜨(열선시트)처럼 좌석이 뜨끈하기 때문이다. 마치 온돌방에 앉아 있는 듯, 엉덩이만 무지 뜨겁다. 

 

우뭇가사리 그리고 김치만두

고향칼국수이니 칼국수를 먹어야 하는데, 수제비가 더 먹고 싶다. "여기 수제비(5,000원) 하나 주세요." 방송을 봤다고 하고 싶었으나, 사람도 많고 부끄러워서 못했다.  

 

광장시장 고향칼국수 수제비 등장이요~
배추김치 그리고 열무김치

배추김치가 빨간맛이라면 열무김치는 한국식 피클이다. 직접 만드는 열무김치는 피클처럼 아삭하고, 덜 달아서 좋다. 김치는 물론, 수제비나 칼국수도 양이 부족하면 더 달라고 하면 된다. 그 전에 "더 줄까요?" 하면서 주인장이 먼저 물어본다. 시장답게 푸근한 인심이다. 

 

뜨끈한 수제비 좋아~

젓가락으로 호로록 면치기를 하면서 먹는 칼국수도 좋지만, 숟가락으로 국물과 함께 꿀떡 넘기는 수제비를 더 좋아한다. 멸치육수에 호박 조금과 감자가 서너개 들어 있고 김가루는 수북이 올려져있다. 감자는 따로 익힌 듯 국물이 배어들지 않아, 마치 삶은 감자를 먹는 듯하다.

 

진한 멸치육수에 쫄깃한 반죽은 젓가락이 아니라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반 정도 먹고 난 후, 매콤함을 더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따로 채썬 청양고추가 준비되어 있는데, 옆에 있던 분이 본인이 먹던 숟가락으로 청양고추를 덜고 있는 걸 봤기 때문이다.

고추가 들어 있는 용기에 따로 숟가락이 있었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텐데, 숟가락이 없으니 별생각 없이 했을 것이다. 바로 직전에 벌어진 일이라서 매운맛은 포기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순한맛으로만 먹었다. 

 

겨울이면 수면양말을 꼭 신고 자는데, 이번 겨울에는 양말대신 버선으로 교체를 했다. 버선은 솜이 들어 있어 폭신하고 따뜻하니 이보다 더 좋은 수면양말은 없다. 한개 2,500원이라서 어무이 하나, 나 하나 그렇게 2개를 샀다. 

 

같은날 아님!

며칠 후, 버선을 사러 또 왔다. 이번에는 뭘 먹을까 하다가, 급 밥이 먹고 싶어 가장 먼저 보이는 영암보리밥 집으로 들어갔다. 여기도 역시나 엉뜨다. 어찌나 뜨끈하던지, 살짝 살짝 엉덩이를 들어줘야 한다. 절대로 방귀는 아니고 데일 정도로 넘 뜨껍기 때문이다.

 

비빔밥 재료가 한가득~

보리비빔밥 재료는 9~10가지 정도 되고, 그외 만두와 국수 그리고 돼지껍데기가 있다. 반대쪽에도 다른 먹거리가 꽤 많이 있다. 보리밥집이지만 메뉴는 엄청 다양하다.

 

광장시장에 올때는 늘 현금을 준비한다. 카드가 되는 곳도 있지만, 칼국수나 보리밥은 현금으로 결제를 한다. 우뭇가사리도 먹고 싶지만, 남기기 싫으므로 우선 쌀보리밥(6,000원)부터 주문했다. 

 

광장시장 영암보리밥 쌀보리밥 등장이요~

주문과 동시에 밥을 푸고, 준비가 되어 있는 비빔밥 재료를 담는다. 여름에는 양푼에 주지만, 겨울이라서 돌솥에 준다. 왜냐하면 양푼은 보온이 전혀 안되니깐.

 

쌀 80, 보리 20이 아닐까 싶다. 밥과 함께 우거지된장국도 나왔다. 다 조리가 된 상태라서 패스트푸드처럼 후다닥 나왔고, 숟가락으로 쓱쓱 비벼서 한입 크게 먹으면 된다.

 

음식이 나올때 가위를 같이 준다. 아마도 먹기 좋게 가위질을 하라는 의미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 그냥 먹었다. '여기에 계란후라이가 있어야 하는데' 먹으면서 내내 아쉬웠다. 광장시장과 달리 남대문시장은 비빔밥을 주문하면 냉면과 칼국수를 덤으로 준다. 고로 비빔밥은 광장보다는 남대문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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