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남해바다
매생이국을 좋아하지만, 매생이는 역시 굴과 떡국떡이 들어가야 한다. 국은 자칫 심심할 수 있지만, 떡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모든 영양소가 한 그릇에 다 담겨 있으니 매생이굴떡국은 음식이 아니라 제철 보약이다.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남해바다다.
주출몰지역에서 매생이를 먹을 수 있으니 자주 가야 한다. 언제나 특선메뉴가 더 끌리지만, 혼자서는 무리(왠지 무리가 아닐 수도 있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다. 고로 가정식 점심메뉴를 먹는다.
사담) 원래는 지난 금요일에 업로드를 했어야 했다. 사진을 편집해서 미리 올려놓고, 져녁에 글을 써야지 했는데 단기 기억상실이 왔는지 완전 잊어버렸다. 금요일 아침에 댓글을 보고서야, 글 없이 사진만 업로드 됐음을 알고 바로 비공개 처리를 했다. 당일 오후에라도 올릴까 하다가, 귀차니즘으로 인해 이틀 쉬고 주말에 작업을 했다.
메뉴를 보면 낮술을 부르는 곳이지만, 은근 혼밥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혼밥을 하면서 혼술을 한다는 거, 안 비밀이다. 고춧가루까지 국내산을 쓰다니, 가격대가 있는 이유가 있다.
점심 물회에 녹색이도 꽤나 어울릴텐데, 다음에 하기로 하고 매생이굴떡국(12,000원)을 주문했다. 참, 꼬막도 지금이 제철인데 보통보다는 특으로 먹으러 와야겠다.
지난번에도 계란말이가 있었는데, 배추김치와 함께 고정 반찬인가 보다. 흰쌀밥 위에 잘익은 김치와 계란말이를 더하면 끝. 밥은 먹다가 생각나서 찰칵이 아니라, 원래 이렇게 나온다. 남기는 손님들이 많아서 그렇단다. 그래서 밥이 부족하면 공깃밥 추가(무료)를 하면 된다.
참기름의 고소함에 깨가 더해지니 고소함 폭발이다. 다른 식당은 대체로 뚝배기에 담아서 나오는데, 남해바다는 일반 대접에 나온다. 그러다보니 은근 빨리 식는다. 여기에 사진까지 찍으니, 먹을때는 매생이로 면치기를 해도 될만큼 전혀 뜨겁지 않다.
매생이굴떡국은 매생이가 워낙 많기도 하고 주인공이다 보니, 굴은 언제나 뒷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굴이 주인공이다. 20% 정도 익었을까? 자칫 비린내가 날 수도 있는데, 선도가 어찌나 좋은지 굴의 진한 풍미만 가득이다. 매생이는 열기가 있는데, 굴은 석화인 듯 신선하고 시원하다. 만약 뚝배기였다면 잔열로 인해 이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매생이국은 매생이뿐이라 숟가락이 아니라 젓가락으로 면치기를 해야 했지만, 매생이굴떡국은 굳이 면치기를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숟가락으로도 쉽게 먹을 수 있으니깐. 떡국떡은 감싸 안은 매생이가 고소함을 주고, 여기에 쫀득한 식감이 더해지니 아니 좋을 수 없다. 매생이국도 좋지만, 매생이는 역시 떡국으로 먹어야 한다.
굴을 언제 넣었을까? 그 타이밍을 안다면 뜨겁고 시원한 굴을 먹을 수 있을텐데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타이밍을 알아도 선도 좋은 굴을 구할 수 없을테니 이 맛은 여기서 느껴야겠다. 국에 비해 떡국이 은근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가격 차이 굴때문이다.
무엇을 먹듯, 반찬을 올려서 사진을 찍고 먹는다. 하지만 매생이를 먹을때는 예외다. 온전히 깊은 바다 맛을 즐겨야 하기에, 반찬은 사치가 아닌 불필요한 존재다. 고로 밥에 올려서 먹는다.
당연히 밥이 부족할 줄 알았는데, 겁나 든든하다. 매생이에 굴 그리고 떡국떡을 지나 1/2 공깃밥까지 든든하다. 밖은 여전히 영하 10도를 넘나들고 있지만, 남해바다에 올 때와 달리 나갈 때는 추위가 두렵지 않다. 어무이는 매생이가 싫다고 했지만, 딸내미는 겁나 좋아한다. 누굴 닮았을까나? 돌연변이인가?
2022.01.10 - 매생이국은 면치기하듯 호로록 도화동 남해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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