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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벌교 중도방죽 데크길

벌교에 사는 여행친구 너님이 중도방죽에 다시 가보자고 한다. 왜냐고 물어보니 벌교에도 순천만갈대밭에 버금가는 갈대밭이 있단다. 4년 전에 갔을때 봤다고 하니, 그때는 멀리서 봤지만 지금은 갈대밭 사이를 걸으면서 갈대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란다. 친구따라 강남도 가는데, 너님따라 전남 벌교에 있는 중도방죽 데크길로 향했다.

 

벌교는 꼬막의 고장이자,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다. 4년 전에 왔을때에는 못보던 이정표가 생겼다. 그때 태백산맥 문학관을 시작으로 현부자네 & 소화의 집, 홍교, 김범우의 집, 보성여관, 벌교역, 철다리, 벌교금융조합 그리고 중도방죽까지 태백산맥 문학기행길을 떠났다. 

다시 가보고 싶은 맘은 굴뚝이나, 시간이 없어 이번에는 중도방죽만 가기로 했다. 새롭게 데크길이 생겼다는데 아니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벌교갯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와우~ 짝짝짝!

하늘은 비가 올듯 말듯 흐리지만, 덥지 않아서 좋긴 하다. 어릴때 앞에 가는 사람 도둑하면서 놀았는데, 도둑은 아니고 벌교에 사는 여행친구 너님이다. 늘 앞서 가기에 언제나 뒷모습만 찍게 된다.

 

중도방죽을 기준으로 왼쪽은 논, 오른쪽은 갈대밭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을 읽었다면 중도방죽을 잘 알 것이다. 방죽은 물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둑이다. 중도방죽은 중도(나카시마)라는 일본인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간척지 방죽으로 중도라는 사람은 일제강점기때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라고 한다.

 

"워따 말도 마시오. 고것이 워디 사람 헐 일이었간디라, 죽지 못혀 사는 가난헌 개 되지 겉은 목심덜이 목구녕에 풀칠허자고 뫼들어 개돼지맹키로 천대받아 감서 헌 일이제라. 옛적부텀 산몬뎅이에 성 쌓는 것을 질로 심든 부역으로 쳤는디, 고것이 지아무리 심든다 혀도 워찌 뻘밭에다 방죽 쌓는 일에 비허겄소... 하여튼지 간에 저 방죽에 쌓인 돌뎅이 하나하나, 흙 한 삽, 한 삽이 다 가난한 조선사람덜 핏방울이고 한 덩어린디, 정작 배불린 것은 일본눔덜이었응께, 방죽 싼 사람들 속이 워쨌겄소."(태백산맥 4권 306쪽)

 

4년 전에 왔을때는 그저 중도방죽을 걸었는데, 이번에는 방죽 옆으로 없던 데크길이 생겼다. 순천만 갈대밭 전경을 보기 위해서는 등산인 듯 아닌 듯 용산전망대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중도방죽 갈대밭 전경은 데크길을 따라 그저 가뿐히 올라가면 된다. 

 

벌교갯벌은 살아있다!
모공 아니고, 갯벌이 살아있다는 증거!

천연 자연 갯벌과 갈대밭에 맞게 데크길은 나무로 되어 있다. 참, 데크길은 원래 나무로 만든 길이지 않나? 전망대라서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그리 높지 않고 아래가 보이도록 투명처리를 하지 않아 무섭지 않다. 

그런데 나무와 나무 사이로 틈이 생겨서, 아주 살짝 겁은 났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으면 기다렸다가 같이 다녔는데, 워낙 더디게 찍다보니 이제는 모르는 사람인 듯 앞서서 걸어간다. "성님~ 같이 가자구요."

 

저 멀리 보이는 건, 벌교대교다!

중도방죽을 막아 논을 만들고 거기서 나온 벼는 고스란히 배에 실어 일본으로 보냈다. 방죽을 사이에 두고, 논과 뱃길이 붙어 있으니 수탈하기 참 쉬웠을 거다. 피땀눈물로 만든 쌀을 가져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배가 여기로 왔을까? "그렇게 다 가져가야 했냐. 이 삐리리 삐리리야~"

 

왔던 길 다시 돌아보기! 저 멀리 중도방죽이 보이네요~
갈대밭 사이로, 벌교 시내 방면 찰칵!
벌교대교 방면!
기러기? 갈매기?

한참을 앉아 있기에 촬영을 허락한 줄 알고 열심히 찍었다. 그런데 녀석이 옆에 사람이 있는 줄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다. 조류 공포증이 없는 줄 알았는데, 근거리에 있으니 얼음이 됐다. 한동안 대치상황이 계속 되다가, 용기를 내 걷기 시작하니 그때서야 녀석이 날아간다. 괜히 쫄았다 싶다.

 

가장 높은 곳을 지나 아래로 내려오니, 멀게 느껴졌던 갈대가 성큼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순천만 갈대가 아니 벌교 갈대를 만난다.

 

리본에는 남파랑길이라고 적혀있다!
천연 갈대밭에는 천연 나무길이 어울려~

중도방죽 데크길은 순환형은 아니다. 데크길 한바퀴를 하면 좋은데, 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끝까지 가지 않고, 너님이 서있는 저곳이 종착지다.

 

갈대를 찍기 위해 굳이 쭈그리고 앉을 필요가 없다. 갯벌에 영양분이 가득한지, 키다리 갈대다. 

 

바람에 따라 춤을 추는 갈대!

GIF 파일로 할까 하다가 소리가 빠지면 맛이 없으니, 소리에 영상까지 제대로 담았다. 18초이니 스킵보다는 영상을 봐주세요~

 

순천만갈대밭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사람 많은 순천보다는 한적하니 고요한 벌교가 좋다. 죽도방죽 데크길을 만든 사람이 구의원이라고 하던데 누군지 모르지만, 최초로 기획한 사람은 누구인지 안다. 홍길동도 아니면서, 자신이 한 일을 굳이 밝히고 싶지 않다고 하는 벌교에 사는 여행친구 너님.

 

중도방죽 데크길이 한눈에~
바람아 멈추어다오~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싶은데, 청개구리 바람은 계속 장난을 치고, 맘씨 좋은 갈대는 그저 너털웃음을 지으면 춤을 춘다.

 

짱뚱어도 볼 수 있다던데, 한없이 기다릴 수 없어 쟤(넌 이름이 모니?)만 보고 일어났다. "잡히지 말고 건강하게 장수하세욤."

 

갈대에 빠져 원없이 보고 담는 중~
돌아가자!

태백산맥 조명등이다. 저녁에 오면 은은하니 운치있다고 하던데, 벌교에 사는 여행친구 너님도 보고 야경도 담으러 벌교로의 여행을 다시 떠나야겠다. 

 

벌교의 새로운 볼거리 중도방죽 데크길. 4계절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가을 문턱을 담았으니 만추 혹은 겨울에 다시 오고 싶다. 그때는 제철 꼬막도 먹으리라.

2016.11.30 - [전남 순천] 순천만습지 - 숨이 막힐 거 같은 순천만 갈대밭!!

 

[전남 순천] 순천만습지 - 숨이 막힐 거 같은 순천만 갈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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